[더★기획] 장근석부터 지성까지, 명불허전 1인2역史
기사입력 : 2018.05.03 오후 5:12
장근석 김명민 조정석 / 사진: SBS, KBS,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근석 김명민 조정석 / 사진: SBS, KBS,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인2역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매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에게 1인2역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럼에도 1인2역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풀어가는 도구로 1인2역만한 극적 장치도 없기 때문. 배우들 역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1인2역을 선호하기도 한다.


해는 바뀌어도 배우들은 끊임없이 1인2역에 도전했다. 내노라하는 배우들부터 신인 배우들까지 1인2역 나아가 1인다역을 소화하며 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번 [더스타기획]에서는 1인2역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을 만나본다.


'1인2역'으로 인생캐 경신▶장근석-김명민-조정석 (2018)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스위치' 속 장근석과 '우리가 만든 기적' 속 김명민은 1인2역을 완벽 소화하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 중이다.


극중 장근석은  '천재 사기꾼' 사도찬과 '원칙 검사' 백준수 역을 맡아 극과 극을 오가는 1인2역 연기를 펼쳤다. 그는 천부적인 기질을 타고난 사기꾼과 법과 원칙만을 고수하는 검사까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인물을 세밀한 제스처와 표정, 말투로 표현해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시켰다. 장근석은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스위치'를 통해 21년차 연기 내공을 발휘하며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김명민 역시 KBS '우리가 만든 기적'을 통해 말이 필요없는 1인2역을 보여주고 있다. 김명민은 영혼이 완전히 바뀐 1인2역이 아닌, 두 영혼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색다른 1인2역을 연기 중이다. 때문에 한 번에 두 명을 표현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김명민은 '갓명민'이라는 애칭답게 절정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냉철한 카리스마를 가진 송현철A부터 다정다감한 송현철B까지 김명민은 전혀 다른 두 인물로 그려내며 육체 임대라는 독특한 설정에 힘을 싣고 있다.


'투깝스' 속 조정석도 강력계 형사 차동탁과 사기꾼 수창의 영혼이 빙의된 동탁을 오가며 '신들린 1인2역'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조정석은 눈빛, 눈썹의 움직임 등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두 인물을 완전히 다른 인물로 보이게끔 치밀한 연기를 보여줬다. 이렇게 작품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열연으로 대중의 두터운 신뢰감을 확보해온 조정석은 '투깝스'를 통해 연기력과 파급력을 동시에 갖춘 원톱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엄기준 박보영 김현주 박혁권 / 사진: 싸이더스HQ, 피데스스파티윰, KBS, SBS 제공

엄기준 박보영 김현주 박혁권 / 사진: 싸이더스HQ, 피데스스파티윰, KBS, SBS 제공


명불허전 1인2역▶ 엄기준-박보영(2017)-김현주-박혁권(2016)


엄기준은 드라마 '피고인'에서 법 없이도 살 선량한 형 '차선호'와 무자비한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동생 '차민호'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대체 불가 연기력을 선보였다. 당시 '피고인' 제작진은 "엄기준은 탄탄한 연기력과 섬세한 해석력, 그동안의 노하우를 발휘해 두 인물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에서 박보영은 소심녀와 응큼녀로 180도 달라지는 두 캐릭터를 노련하게 소화했다. 대표 '국민 여동생'이었던 박보영은 '오나귀'에서 '음탕 귀신' 신순애가 씌인 저돌적인 성격의 나봉선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저돌적이고 당돌한 매력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김현주는 드라마 '애인있어요'에서 차가운 커리어우먼 도해강과 파란만장 인생기를 겪는 독고용기,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는 또다른 독고온기까지 1인3역을 소화해내며 "역시 김현주"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데뷔 20년만에 1인 3역이라는 연기 도전을 감행한 그는 억척스러운 삶을 사는 모습부터 서늘한 눈빛 연기까지 다양한 연기로 시청률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박혁권은 선한 인품의 길선미와 악랄한 모습의 길태를 연기하며 주연 뺨치는 조연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혁권은 첫 등장부터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18회 방송에서 죽음으로 하차하기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길태미의 강렬한 눈화장은 악역임에도 '태쁘'라는 애칭을 탄생시킬 만큼 시청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성 장서희 / 사진: MBC, SBS 제공

지성 장서희 / 사진: MBC, SBS 제공


1인2역 레전드▶ 지성(2015)-장서희(2011)


1인 다(多)역 끝판왕은 역시 '킬미, 힐미'의 지성이다. 지성은 2015년 방영된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를 통해 차도현, 신세기, 안요섭, 안요나, 나나, 페리박, 미스터X를 오가는 7개의 인격을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내며 시청자에 보는 재미를 안겼다. 1인 7역을 오가는 전무후무한 연기력으로 지성은 2015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으며, 1인2역 혹은 1인 다역 캐릭터들이 거론될 때마다 '좋은예'로 소개되고 있다.


1인2역의 원조 레전드는 바로 배우 장서희다. 일일드라마임에도 시청률 40%에 육박한 복수극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는 '민소희'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장서희가 연기한 민소희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현모양처 구은재와 눈 밑에 점 찍고 나타난 무서운 요부 민소희를 연기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장서희는 '아내의 유혹'으로 그해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얼굴에 점을 찍은 민소희 캐릭터는 몇해 동안 패러디되며 그야말로 '민소희 신드롬'을 일으켰다.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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