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기획] 이동욱부터 카이까지…훈남 저승사자 계보
기사입력 : 2018.04.16 오후 7:30
정일우 이동욱 송승헌 카이(엑소) / 사진: SBS, tvN, OCN, KBS 제공

정일우 이동욱 송승헌 카이(엑소) / 사진: SBS, tvN, OCN, KBS 제공


'우리가 만난 기적' 카이가 훈남 저승사자 계보를 잇는다.


그룹 엑소 멤버 카이는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서 천상계 만찢남 아토 역을 맡았다. 카이는 신계 공화국 영업팀의 신참으로, 죽은 자들의 영혼을 거둬들이는 일을 한다. 극초반 카이는 송현철A(김명민)와 송현철B(고창석)의 운명을 뒤바꿔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압도적인 분위기로 존재감을 발산한 카이는 앞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부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만난 기적' 제작진은 "카이는 천상계 메신저 아토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의욕적으로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극 중 엇갈린 두 남자 사이에서 노력할 아토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2011년 방송된 소현경 작가의 '49일'에서 배우 정일우는 '현대판 저승사자' 스케줄러 역할을 연기했다. 49일 속 스케줄러는 꽃미남에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영혼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한다. 당시 정일우는 현대판 저승사자 역할에 대해 "저승사자라고 저승사자처럼 연기하진 않는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캐릭터라 자유분방하고 할말 다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한 바 있다.


정일우는 설화 속에 등장하는 검은 도포, 삿갓을 쓴 저승사자의 모습이 아닌 아이돌스런 느낌이 강한 현대판 저승사자 역할로 연기뿐만 아니라 헤어, 패션 등 다방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방송한 OCN 드라마 '블랙'에서 송승헌은 형사에게 빙의한 저승사자 '블랙' 역을 맡아 열연했다. '블랙'을 통해 첫 장르물에 도전한 송승헌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카리스마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능청스러운 모습까지 인간의 몸에 깃든 저승사자의 모습을 구현하며 블랙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


특히 블랙은 전지전능했던 도깨비와 달리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저승사자였다. 묵직한 카리스마로 음습한 분위기를 안기다가도 인간사에 어리바리한 허당미를 드러내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 바 있다. 송승헌은 이 작품을 통해 진지하고 순애보 넘치는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매력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저승사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는 바로 김은숙 작가의 히트작 '도깨비' 속 이동욱이다.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할을 맡은 이동욱은 어두운 기운의 저승사자로 시작해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변화해갔다. 그는 저승사자와 망자의 만남을 차분한 표정과 어조로 그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단순한 저승사자가 아닌, 잘못된 판단으로 충신과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비극적 서사를 가진 인물인 전생 속 왕여까지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더불어 도깨비 역할의 공유와 한집에 거주하면서 티격태격 브로맨스도 인기요인 중 하나였다.


특히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설레고 멋있게 만들기로 유명한데, '도깨비'의 경우는 캐릭터, 대사 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뛰어나 배우들조차 하고 싶은 명작품으로 남았다. 이동욱은 '도깨비'로 '저승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인생캐릭터를 경신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드라마 콘텐츠 소재로 저승사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판타지물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각적 효과를 주고, 현실을 초월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현실이 암울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수록 판타지 멜로물에 빠져드는 수요가 높다고 평가했다.


5년전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2013)를 기점으로 한국 드라마계에는 판타지물, 외계인, 저승사자 등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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