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영화 ‘바람바람바람’, 불륜도 코믹이 될 수 있다
기사입력 : 2018.03.23 오후 3:07
사진 : 영화 '바람바람바람' 포스터

사진 : 영화 '바람바람바람' 포스터


‘불륜’을 소재로 한 코믹(?)영화가 나왔다. ‘간통죄’가 폐지된 현재 대한민국에서 불륜, 곧 ‘바람’이란 합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 도덕적으로는 용서가 안 되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대부분은 생각한다.

4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바람바람>은 남녀간의 불륜을 다룬 소재지만, 그걸 가볍게 코미디 장르로 완성했다. 전작 <스물>로 스무 살 젊은 세대의 현실 공감 코미디로 3백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병헌 감독의 차기작인 이 작품은 맑고 청량한 제주도를 배경으로,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려냈다.

석근 역의 이성민은 도내 모범 택시기사로 등장한다. 그는 사연 있는 여자 손님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그녀의 마음을 빼앗는 프로페셔널한 바람둥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에 반해 신하균은 아내인 송지효와 손님 찾아보기 힘든 이태리 레스토랑을 어렵게 운영하면서 취미라곤 레고 만들기가 유일했던 순진무구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성민과 신하균을 가족으로 잇는 여동생, 아내로는 송지효가 등장한다. SNS를 통해 트렌드를 공감하면서 사는 것이 취미였지만, 늘 2세를 바라는 통에 그만의 방식으로 남편인 신하균에게 잠자리를 강요(?)하기도. 이 세 사람의 평범했던 일상을 바람처럼 흔들어 놓는 키 메이커 역할은 다름아닌 이엘이다. <내부자들>에서는 이병헌을, [화유기]에서는 차승원을 돕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그는 <바람바람바람>을 통해 그만의 섹시한 마력(?)을 발산하며 남성들의 워너비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영화는 석근의 바람으로 시작해, 각 배우들의 물타기 바람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체코영화(희망에 빠진 남자들)가 원작이었던 이 작품은 국내에서 ‘불륜’이란 소재를 두고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란 건 지극한 현실. 정서적으로 안 맞을 수 있지만, <바람바람바람>이란 영화가 가진 매력은 ‘불륜’을 ‘자연스러운 일탈’로 표현해냈다.

영화는 새드 엔딩이 아니다. ‘불륜’, ‘탐욕’이란 결과가 나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누구나 한번쯤 꿈을 꿀 수 있겠다라는 상상에 가까운 것이 이병헌 감독만의 코믹을 더한 ‘불륜’이었다. 러닝타임 100분, 청소년관람불가다.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한국영화 , 바람바람바람 , 이성민 , 신하균 , 송지효 , 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