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뉴스룸 서지현 검사 (아래) 임은정 검사 / 사진: '뉴스룸' 방송 캡처, 임은정 검사 SNS
임은정 검사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는 지난해 5월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임은정 검사,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 지난해 7월 검창 내부 통신망에 올려
임은정 검사, 검찰 내 사안에 스스럼없이 목소리 높여온 인물
임은정 검사,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 무죄 구형 후 정직 4개월
임은정 검사는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듯한 이때, 우리가 조금만 잘해도 국민이 놀라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의 메시지를 띄우고 싶었다"라며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달,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몇 번의 기회를 그냥 놓아버리는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검찰에 몸담은 공무원으로 참담했다. 며칠 사이 대한민국의 공기가 바뀌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는 그 당연함에 감동하고 있다. 검찰의 공기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임은정 검사는 이어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박에 살얼음판 걷듯 늘 조마조마하게 살았는데, 갑자기 숨쉬기가 편해져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내부게시판에 글을 써도 징계 회부하겠다는 협박을 더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제 손과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버렸나 보다. 우리 검찰을 '대통령을 위한 검찰','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로 바로 세울 의지와 선한 지혜를 가진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임은정 검사는 서지현 검사 성추행과 관련해 지난해 7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서지현 검사는 29일 방송된 '뉴스룸'에 출연해 성추행 사건을 고백했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가 공공연한 곳에서 강제추행을 했다.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긴 했지만 안 검사로부터는 어떠한 연락과 사과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2015년 원치 않는 지방 발령을 받았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임은정 검사는 서지현 검사 사건 뿐만 아니라 그간 검찰 내 사안들에 스스럼없이 목소리를 높여왔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재심 사건에서 검찰 내부 방침과 지시를 무시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2012년 12월 5·16쿠데타 직후 혁신계 정치인들에 대한 탄압과정 도중 반공법 위반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임은정 검사는 '법원이 적절히 선고해 달라'고 구형하는 이른바 '백지 구형' 방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이 또다른 공판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하자 임은정 검사는 해당 검사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잠근 채 무죄를 구형했다.
그러자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해 2월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법무부에 임은정 검사에 대한 정직을 청구했고 같은달 법무부는 정직 4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임은정 검사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백지 구형'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무죄 선고가 확실하게 예상될 때는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징계는 부당하다. 법무부는 징계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임은정 검사 손을 들어줬다.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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