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인큐베이터 논란 / 사진: 더스타DB,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박수진 인스타그램
박수진 인큐베이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논란이 불거졌던 박수진 인큐베이터 새치기를 했다는 것은 왜곡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니큐'를 이용한 것과 관련 위급한 신생아를 위한 'A셀'에서 일명 '알박기'를 했다는 것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여러 산모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진 것.
최초 인큐베이터 새치기에 대해서는 루머라고 해명하며 박수진은 조산으로 인해 판단이 흐려졌다면서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폭로에 대해서는 소속사를 통해 "당시 박수진씨는 조산으로 출산하여 의료진의 조치에 따라 니큐(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된 것"이라며 "입실 이후 상황은 의료진 판단에 의해 이뤄진 사항이다"라고 전했다.
삼성병원 측 역시 "해명을 할수록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박수진 배용준 부부가 특혜를 받지 않았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 특혜'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해당 병원은 이 논란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 처럼 보여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 등에는 박수진 인큐베이터 논란을 최초 제기한 남편(A씨)의 글 또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쓰여진 글임에도 불구, 최근 박수진 인큐베이터 논란이 불거지며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저희 가족과 같은 일들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A씨는 "신경외과의사로, 중환자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중환자실 환자, 신생아는 특히 순간의 실수에도 큰 사고가 날 수 있기에 여느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게 됐다"며 운을 뗐다.
A씨는 특히 출생 후 열흘 정도 됐을 때 아이의 고환이 많이 붓고 탈장이 있었다고 말하며 "이런 사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탈장 등을 이유로 병원 측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수술 스케줄도 안되고 응급한 일이 아니라면서 수술을 뒤늦은 날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 날 A씨는 응급수술을 해야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불길함이 현실로 다가왔다. 의사가 엄마에게 아기를 안아보겠냐고 물어봤다. 아기가 곧 운명할 것 같으니, 체온이 느껴질 때 안아보라는 의미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고 수술 후 이틀 뒤 아기의 담당교수를 처음 만났다면서 "그 와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 회진을 하는 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어떠한 장애가 남아도 되니 아기만 살려달라고 했던 날, 인큐베이터 뚜껑과 인공호흡기 셋팅이 바뀌어 있었다. 뇌파검사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끝나고 보니 아기가 새파래져있고, 상태가 더 나빠져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아이는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검색어를 장식하는 것도,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연예인이라는 이유여서가 맞다. 특혜를 받았으니까 그에 따른 비판이 이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박수진 배용준 부부의 특혜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병원은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혜'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병원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A씨가 네이버카페 '맘스홀릭베이비'에 올린 글 전문 ◆
이글을 올렸던 아기 엄마의 남편입니다. 먼저,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과 같은 일들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글을 써내려갑니다.
저는 뇌종양을 세부전공으로 한 신경외과의사이기에, 중환자실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알고, 수련의 시절 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웠었고, 생이 다하는 순간도 많이 보면서 눈물없이는 넘길수 없던 날들도 참 많았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 특히, 신생아들은 순간의 실수에도 큰 사고가 날 수 있기에 의료진이 한 발 먼저 앞선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기에 여느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언론에서도 유명하다는 삼성의료원을 찾게 되었던 겁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출산 후 한달여 만에 처음 만나게 된 아기의 주치의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물론 교수님 밑에 레지던트, 전임의들이 환자를 매일 돌보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오시는 회진, 그것도 일반병실도 아닌 중환자실 신생아실에서 말이죠, 상식적으로 이해도 안되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습니다.
그 교수를 떠울리면 입신양명, 안하무인, 피도 눈물도 없는 교수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구글에 미숙아 생존율이라고 검색을 하면 요즘은 1500g 미만인 경우 97.5% 까지 생존을 시킵니다. 저희 아기는 980g 에 태어났지만 출생 시 크게 울음소리도 들렸고, 출생 후 검사한 뇌초음파나 기타 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에 중환자실 소아과 의사중에 한명이 저희 아기를 에이스 중에 에이스라고 했던말이 너무 또렷히 기억이 납니다.
출생 후 열흘 정도 되어서 면회시간에 아기 엄마가 왜 아기 고환이 많이 부웠냐고 물어보자, 담당 간호사가 주치의에게 탈장있다는 이야기 못들으셨어요 라고 반문을 하자, 곁에 있던 저는 기가 막혔지만, 탈장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 괜찮을거라고 아기 엄마를 위로했습니다. 당시 그 조그만 탈장이 이런 사태로까지 진행되리라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사진은 출생 후 4주 정도 되었을 때로, 수술 전 아기의 고환 모습이고, 제가 찍은게 아니라 소아과 의사들의 진료기록에 있는 사진입니다. 다시 이사진을 보는 순간 울화통이 치밀고 심장이 너무 뜁니다. 주말에 면회를 갔는데 간호사가 아기가 어디가 불편한지 어제 부터 눈물을 흘리고 찡그리는 표정을 짓는다고 했던 말도 너무 선명히 기억이 납니다. 간호기록지에는 기저귀를 교환하려고 건드리기만해도 아기가 자지러지게 너무 아파한다고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기에, 정말로 정말로 간곡하게 소아과 의사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두고 봐서 될 상황이 아니라 빨리 소아외과 의뢰를 해서 수술여부를 상의해 달라고요....그냥 지켜보다가 터질거 같다고, 제가 수련의 시절에 이러다 터지는 것도 여러번 봐왔고, 터지면 아기를 살리는 것은 힘들어진다고, 제발 제발 서둘러서 수술을 해달라고.......
이틀뒤인 월요일 아침 면회시간에 수술이 목요일로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발 며칠만 버텨주기를 기도하며 다시 한 번 수술을 좀 당겨서 해줄수 없냐고 부탁을 했습니다. 탈장 수술은 간단히 30분 정도면 할 수 있다고 했던 그들에게 왜 그 30분 수술을 못해주냐고 화도 냈지만, 수술 스케줄도 안되고 응급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화요일 아침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기 가슴과 배 엑스레이 검사를 했고, 특별한 문제가 없길래 저는 제발 이틀만 더 버텨주기를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수술은 목요일에 예정이었지만, 화요일 아침에 수술을 할 소아외과 의료진이 와서 아기의 장을 손으로 밀어 올려보는 이학적검사를 하고 갔습니다. 그러고 한시간도 되지 않아서 소아과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기가 지금 응급수술을 해야 할 거 같다고. 장파열이 된거 같다고,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는 하늘이 무너질거 같은 소리를 했습니다. 그날 아침에 찍었던 엑스레이에서 괜찮다고 했던 장이 갑자기 파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학적검사를 하면서 무리하게 장을 밀어올리다 터졌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한 소아과 조교수에게 욕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말문이 막혔습니다. 목이 매여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직감했습니다. 제가 결국에는 아들을 지켜주지 못하게 될 거 같다고. 지 아비가 의사이지만 결국은 표현도 못하는 핏덩이 같은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응급수술을 하는 동안 아기의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해야 겠다고 두손모아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무 말도 해줄수 없었습니다. 장모님께서 오서방 아기가 괜찮겠지? 라고 제 손을 잡으며 물으시길래 참았던 눈물을 흘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차마 제 입으로 지금 하고 있는 수술이 엄청난 대수술이고 아기가 버텨내기 힘들거란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아과에서 탈장 수술은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가족은 당시의 장파열 수술이 아기의 배를 반으로 갈라서 터진 장을 찾아 꼬매고 터져나온 똥과 균을 제거하기 위해 아기의 온 창자를 다 행궈내야 한다는 과정을 모르기에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만 드리고 있었던 겁니다. 주르륵 흐르는 제 눈물을 보고 장모님은 "왜 상황이 안좋은가?"라고 물으시자 저는 목놓아 울어버렸습니다.
30분이 아닌 3시간여의 수술이 끝나고 불길함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엄마에게 아기를 안아보겠냐고 물어본겁니다. 저는 소아과 의사의 불안해 하는 모습과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고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습니다. 아기엄마는 수술이 잘 되어서 이제 아기를 안아봐도 되는지 잠시 착각을 했지만, 제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고 잠시 혼란스러워 하다가 아기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혼비백산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소아과 의사의 말이 아기가 이제 곧 운명할 거 같으니 아기의 체온이 느껴질 때 한 번 안아보겠냐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서는...
"나는 내 아들이 어떠한 장애가 남더라도 내가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거니까 아기를 안아보라느니 따위의 무책임한 소리 다시 한 번만 더하면 가만히 안있을 거라고" 울부짓었습니다.
왜 아침까지 멀쩡하던 아기가 소아외과에서 검사를 하고 가서는 응급수술을 하게 되었고 아기를 안아보라느니 따위의 말로 포기하라는 것인지.. 또 소아외과의 수술기록지에는 파열이 오래 되었을 것 같다는 말이나 써놓고 말입니다..
그러고 이틀 뒤 아이는 온 몸이 퉁퉁 부워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든 상태가 되었고, 소아과에서는 쓸 수 있는 모든 약을 최대용량으로 쓰고 인공호흡기도 최대 셋팅으로 올렸기 때문에 더 이상 해줄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 때서야 저희 아기의 담당교수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언론에 많이 나오시던 그 유명하시다던 분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교수가 아기를 안아볼 준비가 되면 알려달라고 아기 엄마에게 이야기 할 때 싸다귀를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제가 지금은 후회 스럽습니다.
우리 아기는 이런 상황에서 한달 이상을 더 버티며 이겨내려 노력을 했었고, 저희 가족도 모든걸 뒤로 하고 아기 옆에서 아기를 응원하며 기도드리는 그 와중에도 그 유명한 교수는 여느 때 처럼 일주일에 한 번 회진을 오는 걸 보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런 위중한 환자가 있으면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회진을 돌고, 환자를 직접 봐야 하는게 정상적인 의사라면 당연한 일일텐데... 여러 고비를 넘기며 투석도 잘 이겨내며 버티는 아기를 보면서, 그 자그마한 목에 자기 손가락만한 굵은 관이 밝혀서 투석을 돌리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피눈물이 났습니다.
어떠한 장애가 남아도 되니 아기만 살려달라고 여러번 말씀드렸던 어느날 2시간 정도 인큐베이터 뚜껑을 열어놓고 인공호흡기 셋팅도 바꿔놓고 옆에는 간호사도 인수인계하느라 아기를 보지도 않는데 뇌파검사를 했다는 겁니다. 뇌파 검사가 끝나고 보니 아기가 새파래져있고 상태가 더 나빠진 것입니다. 삼성의료원에서 2kg 미만의 아기에게 투석을 돌려서 살려낸 경우가 아주 드물다고 했었던 의료진의 이야기가 뇌리를 스치면서 그 개념없는 교수가 우리 아기를 보기드문 케이스로 학회나 언론에 발표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내일 하는 아기에게 인큐베이터 뚜껑을 열어놓고 위와 같은 검사를 하는 이유를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아기의 담당교수에 대한 원망과 분노에서 지금은 삼성의료원에 대한 분노까지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이라고 자부하는 삼성, 메르스 이후에 다시 한 번 거듭나겠다던 이재용 회장의 인터뷰까지 했던 삼성의료원에서 의료진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에 더해서 산모의 입원 부터 아기의 치료까지 비용이 1500만원 정도 들었으니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에 합의를 하자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그런 말을 하는 삼성의료원 법무팀을 보면서 그냥 잊어버리고 참으려고 했던 가슴에 박현던 비수의 칼날을 드러내고 싶어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 하늘에 있는 우리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함이 가장 큽니다. 의료분쟁조정위에 삼성의료원측은 의학적으로 잘못된게 하나도 없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더라고요.
둘째는, 갑질에 개념없는 행동을 하는 삼성의료원과 한달여 만에 처음 나타난 담당교수에 대한 분노의 표출입니다. (언론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생아학 권위자라는 칭송을 아끼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은거 같습니다)
셋째는, 저희와 같은 억울한 상황을 당했을 때 도움이 될 제도적 장치에 대한 (특히, 한국의료분쟁조정위원회 등) 사회적 관심이나 재조명을 기대해봅니다.
저희와 같은 슬픔을 간직한 부모님들, 정말 열심히 살아봅시다.
아기를 잃고 얼마 되지 않아 친구가 보내준 이 동영상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았았지만 항상 나태해질 때 박영규가 마지막에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하늘에 있을 사랑하는 아들이 나를 잘 볼 수 있게 내가 빛나야 되기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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