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킴 인터뷰 / 사진: 미스틱 제공
'쿵쾅대'는 마음을 안고 에디킴이 돌아왔다. 공백기 동안 여러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지만, 에디킴만의 색깔 있는 음악을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1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에디킴을 만났다.
에디킴은 긴 공백기를 가졌던 것에 대해 "음악적인 고민이 많았다"면서 "원래 하던 음악과, 요즘 하는 음악이 좀 다르다. 살면서 매번 느끼는 게 달라서 노래가 똑같이 나오지 않았고, 내가 듣기 좋은 노래,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다림 끝에 지난 9일 발매된 '쿵쾅대'는 이러한 에디킴의 고민을 해소시켜준 곡이다.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와 에디킴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레트로 소울의 곡인 '쿵쾅대'는 에디킴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 곡으로 재미를 더한다. 에디킴은 "고민을 하던 중 괜찮은 곡이 진행됐고, 그래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에디킴의 색깔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1년 4개월'이 지났다고 표현한 것은, 자작곡 발매에 걸린 시간을 뜻한다. 사실 '쿵쾅대'의 데모는 지난해에 만들어졌지만, 가사는 최근에 쓰였다. 에디킴은 "내용이 첫눈에 반하는 것인데, 사실 첫눈에 반하는 성격은 아니다. 쿵쿵대는 내용을 쓰고 싶어서 되짚어 봤는데, 중학교 때였다. 나머지는 상상하면서 썼다"고 가사를 쓴 배경을 설명했다.
◆ 에디킴 사용법 하나: 음악 작업은 '필(Feel)'이 올 때
어떤 곡이든 자신만의 분위기로 소화하는 에디킴이지만, 자신이 쓴 곡을 부를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에디킴은 '필이 올 때' 곡을 쓰는 것이 좋다면서 "한 시간씩 작업을 정해놓고 해보기도 했었는데, 잘 안됐었다. 필이 올 때 작업을 하면 사비나 파트 하나가 나왔을 때, 매력을 느끼면 이미 마음속에서 곡을 진행시킨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에디킴이 매력을 느끼는 곡은 어떤 곡일까. 에디킴은 "대중성을 염두에 두기는 하지만, 결국 제가 좋아하는 곡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제가 마음에 들어야 대중분들도 마음에 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디킴이 소신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에는 현 소속사의 수장인 윤종신의 몫이 크다. 이번 '쿵쾅대'를 듣고도 짧게 '좋은데?'라고만 답했다는 윤종신은 에디킴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적인 부분에는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에디킴은 "저에게 다 맡겨두고, 꿈을 펼치라는 스타일"이라고 윤종신에 대해 설명하며 "대신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1위나, 2위를 하기 위한 음악을 하지 말라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차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제가 진짜 가지고 갈 수 있는 곡을 쓰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장기적인 롱런을 하라고 많이 배려해주시는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 에디킴 사용법 둘: 철이 들지 않은, 철 들고 싶지 않은 남자
자유로움이 묻어나는 에디킴의 음악, 이는 실제 에디킴의 삶과 닮아있는 모습이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베짱이' 같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에디킴의 속내는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았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역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에디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자유로움을 통제해야겠다 느낄 정도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면서도 에디킴은 "지금 삶이 재미있다. 스스로 철이 안 들었다고 생각하고, 철이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창의력, 시도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런 것들이 없어질까 두려운 마음이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방송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다. 음악방송 보다 음악적으로 신경을 더 써서 자주 나오는 것이 목표라면서 에디킴은 "했을 때 재미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 이번에 브루나이에 갔던 '배틀트립'은 같이 여행을 떠나는 거라, 친구들과 놀다 오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잘 해야겠다는 부담이 되는 방송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긴 하다.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되는 방송 끝판왕일 것 같은 '복면가왕'이 여기에 해당한다. 처음 에디킴은 이 같은 생각으로 '복면가왕' 출연을 고사했다. 하지만 경연이 아닌, 예능적 관점으로 '복면가왕'에 재미를 느꼈고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 에디킴은 "당시 많이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경연은 여러 번 해봤었으니까 나가서 자신감도 얻고,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 에디킴 사용법 셋: 어떤 음악이든, 그냥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
에디킴은 '가수로서' 자신의 강점을 묻는 말에 "오랫동안 작곡을 해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사 있는 곡을 썼는데, 그때에도 매달 느끼는 감정이 달랐었다. 당시의 곡들도 지금 가지고 있고, 바로 몇 주 전 작곡한 것도 있는데, 들어보면 색깔과 장르가 정말 다양하다.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고, 표현된 곡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에디킴은 "사실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처음에 1집 앨범의 달달한 노래를 좋아하셔서, 그런 것들을 계속하면서 저만의 바운더리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제가 좋다고 생각하고, 빠져있는 음악을 제 스타일로 하는 것이 가장 에디킴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진지한 속내를 전했다.
이러한 이유 덕분일까. 에디킴은 다른 가수들이 공백기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는 것과 달리 조금은 편안함을 찾을 수 있었다. 에디킴은 "모든 가수들이 잊혀지지 않을까에 대해서는 우려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완성도 없고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안 좋은 음악을 들고나오는 것 보다는 10년 후에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고, 소신이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에디킴은 어떤 음악을 하든, '좋은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다른 수식어 없이 "그냥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한 마디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제 음악을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름보다 노래가 더 많이 올랐었다. 예전에 '앞으로 에디킴을 쳐서 노래를 듣는 것 보다, 노래 자체가 유명해지는 것이 꿈'이라고 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까 약간은 착잡했지만, 제 노래를 듣고 (좋아서) 누구 노래야 하면서 찾아 듣게 되는 것이 더 멋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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