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쇼케이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10이라는 숫자에서 1을 빼고, 0주년으로 시작해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7일 서울 광진구 YES24라이브홀에서는 데뷔 10주년 기념앨범 'OVER 10 YEARS'를 발매한 FT아일랜드의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최종훈은 "앨범도 10주년이고, 쇼케이스 역시 10년 만에 처음 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는 감회를 전했다.
앨범 발매일인 6월 7일(오늘)은 지난 2007년 6월 7일 데뷔한 FT아일랜드가 딱 10년을 맞이하게 되는 날이다. 이홍기는 "데뷔를 했던 날도 비가 왔었는데, 오늘도 비가 와서 기분이 이상하다"면서 "한 번도 해체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 친구들과 사는 것, 음악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면서 FT아일랜드가 10년 동안 당연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종훈은 "10년간 팀의 리더로 있으면서 힘들었던 것은 없었다"고 밝히며 "멤버들이 다 착하고, 자기가 리더가 되어서 이 팀을 이끌어야 겠다는 그런 개념을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저는 정말 고맙고, 이 친구들과 끝까지 가야 나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10주년 기념앨범 'OVER 10 YEARS'에는 FT아일랜드의 지난 날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계속될 FT아일랜드의 미래를 담았다. 지난 10년간 폭넓은 장르를 시도해왔던 FT아일랜드인 만큼, 이번 앨범에는 애절한 록발라드부터, 강렬한 하드록, 신나는 펑크록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담기며, 전곡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의미를 더한다.
이홍기는 "앨범 전체적인 콘셉트부터 수록곡, 타이틀곡을 정하는 것 모두 정말 힘들었다"면서 "앨범명을 정할 때도 많은 고민을 했다. 'OVER 10 YEARS'로 한 이유는 앞으로 더 갈 것이라는 의미.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내용의 여러 후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멋있는 이름이었고 모두들 마음에 들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진 역시 "10년이 지난 FT아일랜드의 모습을 담았고, 10년을 넘어선 FT아일랜드의 모습도 기대해달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Wind'는 이홍기가 작사, 작곡 참여한 록발라드 곡이다. 점층적으로 악기를 쌓아가는 구성 끝에 펼쳐지는 웅장한 스트링이 돋보인다. 드라마틱한 스트링 편곡과 악기 사운드의 압도적 스케일에 이홍기의 절절한 감정선이 담긴 보컬이 더해져 곡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홍기는 "대중성과 음악성에 대해 타협을 한 곡"이라고 설명하며 "많은 분들이 아는 FT아일랜드 이미지도 있으면서, 밴드 사운드가 강한 곡이다. 10년 전과 비교되는 발라드 감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 노래에 잘 묻어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요즘 가요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여러 아이돌 그룹이 팀을 지속하는 것을 포기하고, 해체를 선택한다. 이러한 상황 속 10년간 팀을 지속해왔고, 또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한 FT아일랜드의 행보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FT아일랜드는 10년의 시간을 보내며 어떤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할까. 이홍기는 "가창력이나 실력 부분에서 아이돌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밝혔다.
송승현은 "저희 밴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성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선후배 그룹이 불화, 혹은 방향성이 안 맞아서 해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보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저희 멤버들은 잘 맞는구나, 서로 음악도 이해해주고 성격도 잘 맞는 그룹이라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지속하는 것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최민환은 "'사랑앓이'와 같은 대표곡이 있는데, 사랑을 받았던 순간들을 행복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내가 뭘 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슬럼프가 오면서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하지 않았다. 그 때부터 자작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하면서 행복한 음악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탄생한 것이 'PRAY'였는데, 무대에 서는 것은 행복했지만 대중의 관심에서는 멀어진 느낌이었다. 여전히 '사랑앓이', '지독하게'와 같은 유명한 곡들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것이 감사하지만, 우리가 원한 방향성은 아니었고 지금도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10주년을 계기로 조금 더 다른 모습이 있고,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멤버 역시 한 번 교체된 이력이 있다. 데뷔 멤버였던 오원빈이 탈퇴하고 2009년 송승현이 새롭게 합류했다. 그리고, 당시는 3년 차였던 FT아일랜드가 슬럼프에 빠지게 된 시기와 겹쳐 새 멤버로서 적응이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송승현은 그 시간을 씩씩하게 견뎌냈고, 마치 처음 시작을 함께 한 것처럼 10주년이라는 시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가 되어있다.
송승현은 "기존 팬들도 거부감이 있어서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족 같고 원래 제 자리였던 것 같다"면서 FT아일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다른 멤버들이 오늘 10주년을 맞이하는 것과 달리 승현의 10주년은 오늘이 아니다. 이에 대해 보통 팬 분들이 '승현아 '0'주년 축하해'와 같은 글을 올려주실 때, 그날은 다른 멤버들의 기념일이 아니라서 나는 멤버가 아닌가 싶은 소외감이 들 때도 있지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자리가 제 자리인 것 같아서 지금이 10주년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신의 10주년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제 10주년에도 팬 분들이 축하해주실 것 같은데, 기쁘기도 하면서 소외감이 들 것 같다. 외롭고 쓸쓸한 10주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홍기는 "승현이가 이미 10년을 같이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주년 축하 자리는 따로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승현에게는 힘이 되는 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에 대한 FT아일랜드 멤버들의 진한 애정, 강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한편 FT아일랜드의 10주년 기념 앨범 'OVER 10 YEARS'는 오늘(7일) 낮 12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FT아일랜드는 이날 저녁 8시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되는 10주년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한 후 본격적으로 활동에 돌입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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