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리뷰] 감성을 적시는 '보이스'…예성이 만든 '봄비(悲)'
기사입력 : 2017.05.14 오전 8:36
예성 콘서트 리뷰 / 사진: SM 제공

예성 콘서트 리뷰 / 사진: SM 제공


갑작스러웠던 '봄날의 소나기'는 예성의 '봄悲(봄비)'를 예고한 비였나 보다. 길가를 적신 촉촉한 봄비처럼, 예성은 목소리 하나로 촉촉하게 감성을 적셨다. "봄날, 봄비처럼 예성으로 물들었던" 시간이었다.


1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예성의 두 번째 솔로콘서트 '봄悲'가 열렸다. 조명이 암전되고, 파란 물결이 공연장을 수놓았다. '겨울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예성이 등장했다. 이어 예성은 '벚꽃잎', '그대뿐인지'를 연달아 부르면서 '사계절의 감성'을 선사했다.


"봄날의 소나기가 내리고 있는 와중에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려서 걱정도 많이 됐지만, 콘서트(봄비) 분위기와는 잘 어울려서 내심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예성은 "콘서트 타이틀은 '봄비'지만, 공연을 시작하는 노래들을 정한 것은 제가 봄에만 노래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 노래를 사계절 내내, 사랑하고 들어달라는 의미로 '사계절'의 분위기를 내는 노래들로 열어봤다"고 설명하면서 "공연이 라이브로만 진행돼서 부담감은 있지만, 작년에는 여러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으니, 오늘은 목소리로 함께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메아리가 바람이 되어 분다…감성이 '위잉위잉'


솔로앨범에 수록된 자작곡 '그때로', 팬들이 좋아해서 선곡했다는 '메아리'까지 두 곡을 선사한 예성은 '그때로'에 대해 "완성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곡인데, 여러분 앞에서 부를 날이 올 줄 몰랐다. 규현이가 참여해줘서 더 고마웠다. 앞으로 규현이와 당분간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아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예성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커버 무대들도 준비됐다. 예성은 "커버곡 무대를 왜 안 하냐고 물어보는데, 우리 노래가 많은데 뭐하러 하지 이랬었는데, 이번에는 추천을 받아서 여러분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로 준비해봤다"면서 더원의 'I DO',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혁오의 '위잉위잉'을 불렀고, 예성의 목소리와 만나 색다른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슈퍼주니어, 그리고 유닛(K.R.Y.)으로도 함께 활동했던 규현, 려욱을 위한 무대가 이어졌다. 려욱은 현재 군생활 중이고, 규현은 현재 공익으로 입소를 앞두고 있다. '블라블라(규현)'-'어린왕자(려욱)'-'도로시'까지 무대를 이어가던 예성은 갑자기 울컥한 듯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무대를 마친 예성은 "'도로시'를 부르다가 울컥했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눈물을 흘리면 뒤에 노래를 못할 것 같았는데"라면서 다시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여러분이 려욱이랑 규현이가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았고, 저도 보고 싶은 멤버들이라서 노래로 해봤다. 두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었다. '도로시'는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입대 전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라서 그 때의 감정이 자꾸 생각난다. 또 감사한 분들이 노래를 하는 중에 보여서, 그 때 생각도 난다. 그래도 끝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열심히 노래하겠다."


◆ 'BETWEEN' 예성 AND 엘프, 소통이 있어서 '그래 좋아'


13년 차 가수의 위엄이란 이런 것일까. 적절한 수위조절과, 팬들과의 소통이 더해져 특별한 공연을 만들었다. '그래 좋아'의 한국어 버전, 'Let Me Kiss' 무대를 선사한 예성은 "올해 일본에서 싱글이 나온다. 공연이 끝나고 마카오로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간다"면서 "준비한 것들이 많은데, 공개되지 않아서 얘기를 못하겠다. 힌트를 드리면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고, 영어가사가 조금 나온다. 마지막은 댄스곡이라는 것"이라는 내용의 스포를 공개했다.


팬들과 함께 하는 무대들은 달달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예성은 'Between'을 부르던 중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여러분도 사랑한다고 답해줘야 된다"면서 '사랑해~'라는 가사를 불렀고, 팬들 역시 '사랑해'라고 떼창하며 예성에게 화답했다.


'어떤 말로도'에서 예성은 꽃다발을 꺼내 들고 무대 아래로 내려 와 객석의 팬에게 선물했다. 무대를 마친 예성은 "중간에 랩이 들어갔는데, 가이드버전 랩을 브라더수가 만들어줬는데 그 친구 목소리가 귀여운데, 제가 부르니까 초상집 같은 느낌이 들어서 쑥스럽다"고 화려한(?) 랩 실력을 뽐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예성은 "이 타이밍에 춤 실력을 보여드려야 되는데, 오늘 공연에 NCT가 와서 특별히 춤을 안 추려고 한다. 여러분은 노래를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팬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냈다. 이에 예성은 "아니였어요? 저 노래하는게 더 좋지 않아요? 노래하지 말까요?"라면서 팬들을 향해 장난을 걸었고, 팬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자 "이번에 슈퍼주니어 컴백하면 메인에서 춤추겠다"면서 남다른(?) 공약을 내세웠다.


◆ 규현-려욱 공백 메워 줄 예성, '너 아니면 안돼'


"엘프(슈퍼주니어 팬클럽) 색깔에 맞춰서 파란색을 입었다"면서 무대에 오른 예성은 '문열어봐', '비눗방울'을 이어가며 감성을 적셔갔다. 이어 예성은 "어마무시한 노래들만 남아있지만, 여러분들의 힘으로 끝까지 음 이탈 없이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너 아니면 안돼', '우리', '내 욕심이 많았다' 무대를 선사했다.


예성은 '비눗방울'에 대해 "이 노래가 려욱이가 되게 수록하고 싶어했던 노래였는데, 제가 '어린왕자'를 불러본 결과, 제 톤과 려욱이 톤이 굉장히 안 맞아요. 려욱이는 려욱이만의 톤이 있어서 제가 부르면 성대결절이 오고, 부르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시 한 번 K.R.Y.의 소중함을 느낀다. 둘(려욱, 규현)의 공백을 잘 채워야되는데, 잘 채울 수 있겠죠? 두 분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성은 두 사람의 공백에 대해 걱정의 마음을 드러냈지만, 이날 공연에서 만난 예성은 혼자서도 관중들의 마음을 충분히 울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 사람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한 말일 것 같다. 하지만, 예성의 빈 자리를 려욱, 규현이 잘 메워줬던 것 처럼 예성 역시 두 사람의 몫을 잘 채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이러한 믿음은 오늘 공연을 통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예성이 선택한 (앵콜 전) 엔딩곡은 '봄날의 소나기'였다. 약 2시간 30분 동안 내린 '봄비'였지만, 이날 공연이 선사한 '감성'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팬들의 열렬한 '앵콜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오른 예성은 '해바라기'+'너로부터', 'Marry U' 등 팬들과의 추억이 가득한 노래들을 선사했다. 슈퍼주니어의 이름으로 처음 했던 콘서트 '슈퍼쇼1'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줄 이특의 "평생 함께 해주실거죠?"라는 말을 예성의 입으로 다시 듣게 됐다. 끝으로 예성은 'FLY'를 부르면서 공연을 마쳤다. 솔로가수, 그리고 슈퍼주니어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예성의 앞날을 응원한다.


한편 예성은 오는 14일 솔로 콘서트 '봄悲'의 1회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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