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리뷰] "모든 것이 좋았다"…악동뮤지션의 '성장일기'
기사입력 : 2017.03.24 오전 8:40
악동뮤지션 콘서트 리뷰 / 사진: YG 제공

악동뮤지션 콘서트 리뷰 / 사진: YG 제공


"악동뮤지션은 사랑이고, 세월이고, 걸작품입니다."


2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는 악동뮤지션 단독콘서트 '일기장'의 첫 공연이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일기장'을 콘셉트로 각각 '찬혁일기/수현일기/악뮤일기'로 나뉘어서 3가지 버전으로 진행돼 악동뮤지션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일기장' 콘서트의 포문을 연 콘셉트는 '악뮤일기'였다. 실제 두 사람의 어머니 목소리로 찬혁과 수현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생방송'이었다. 악동뮤지션의 어린 시절 모습이 함께 나오며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 공연이었다. 약 두 시간 정도 되는 '생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었다.



◆ 악동뮤지션이 움직이는게 '리얼리티'


악동뮤지션이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가 시작되면서였다.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리얼리티'까지 연달아 선사하며 본격적으로 객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일기장'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넨 악동뮤지션은 전혀 맞지 않는 호흡을 과시하며 남다른 남매케미를 발산했다. 악동뮤지션은 이번 공연에 대해 '악뮤일기' 콘셉트로 진행된다며 '순수하지만 능수능란한 매력', '각종 행사로 다져진 입담', '"돈을 벌려고가 아닌, 음악을 위해서 하는" 음향이 좋은 곳에서의 공연"'을 관전포인트로 뽑았다.


실제 이날 공연이 진행된 서강대학교 메리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음향 사석이 없다는 공연장의 장점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 라이브 밴드 연주가 더해지며 보다 생생하게, 그리고 가깝게 악동뮤지션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여러분에 의한, 여러분을 위한, 여러분을 향한 메들리"라며 악동뮤지션은 '소재', '다리꼬지마', '새삼스럽게 왜'까지 3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선사했다. 특히 색다른 분위기로 다시 듣게 된 '다리 꼬지마'는 두 사람의 'K팝스타' 시절 모습을 소환해 과거의 일기장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싸우는 '현실남매'


이날 공연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VCR'에 있었다. 특히 두 사람은 영상을 통해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악동뮤지션 불화설'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현실남매인 두 사람의 불화설은 실제 '불화'로 밝혀지고(?) 영상 뒤에 다시 등장한 악동뮤지션은 지드래곤의 'ONE OF A KIND'를 개사해 서로를 디스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색다른 분위기가 더해진 '못생긴척', 'RE BYE', 'CHCOCLADY' 무대를 마친 뒤 이어진 영상에서는 악동뮤지션 버전 '도깨비'를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각각 김고은, 공유 역할을 맡아 귀여운 연기를 선보였다. '도깨비'에서 화제를 모았던 '안개 런웨이'를 패러디하며 다시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기점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는 잔잔해졌고, 맑은 악동뮤지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곡들이 이어졌다. 악동뮤지션은 이문세의 공연에 함께 오르는 연주자가 참여했다고 소개하며, '게스트 타임' 대신 이문세의 노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찬혁의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된 노래에 수현의 고운 목소리로 화음이 더해지자, 마치 내 귀에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았고, 두 사람의 목소리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


'시간과 낙엽', '오랜날 오랜밤'까지 마친 악동뮤지션은 분위기가 다운 됐으니 진지한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찬혁은 "어렸을 때 꿈을 물어보면, 저는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라고 했었다. 그 때는 기특하게 생각했는데, 스무살이 된 이후에 꿈을 말하면 구체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현재 많은 이십대 청춘들이 어릴 때의 꿈을 포기하고 진짜 꿈이 뭔지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러한 '꿈'들을 응원해주고 싶다"면서 '그때 그 아이들은' 무대를 이어갔다.


◆ 누가 나에게 공연이 좋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이날 공연에서 악동뮤지션은 '일기장'을 콘셉트로 정한 만큼, 팬들에게 일기로 된 사연을 받아 읽어주는 시간을 갖고, 그 사연을 토대로 신청곡을 받아 불러주기도 했다. 특히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 여대생은 '나만 안되는 연애'를 신청곡으로 요청했다. '볼빨간사춘기'가 매력적인 음색으로 유명한 만큼, 어떻게 탄생될까 궁금했는데 또 다른 '음색깡패'인 수현의 목소리로 탄생된 '나만 안되는 연애'는 음원 발매를 요구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이 밖에도 팬들과 함께 '떼창'한 '인공잔디', '초록창가'를 비롯해 '크레센도', '작은별', 그리고 앵콜 무대까지 약 120분이 넘는 시간을 다채로운 매력으로 가득 채웠다. 찬혁은 "되게 열심히 준비했다. 콘서트 모토가 '좋으면 안된다, 소름 돋아야 된다'였다"며 "여기에 오신 한 분 한 분이 정말 소중해서, 인연이라고 믿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수현 역시 "첫 콘서트 당시 하이수현 활동과 겹쳐서 콘서트 준비 참여를 못해서 미안했는데, 이번에는 열심히 준비해서 미안하지 않았다"며 콘서트에 열심히 참여했음을 어필하며 "원래 6회 공연이었는데, 공연 횟수가 늘어났다. 그것도 다 채워졌다고 들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객석을 찾은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미 답은 정해져있지만, 정말 '소름 돋는' 공연이었다. 마치 몇년을 써내려간 일기장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또한, 일기장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악동뮤지션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기분이 들어 절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2년 전 있었던 '악뮤캠프'와 비교해도 확실히 한층 더 성숙해진 악동뮤지션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악동뮤지션 단독콘서트 일기장은 처음에 6일간 6회 개최 예정이었으나,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8일 8회 공연으로 추가됐다. 특히 전국 각지 팬들의 요청으로 광주, 대구, 부산까지 찾아가며 전국투어 형태로 진행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악동뮤지션 , 콘서트 ,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