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지현 / SBS '푸른바다의 전설' 제공
전지현이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로 대중의 기대를 다시 한번 뛰어넘었다.
전지현은 이 드라마에서 지구 상에 몇 남지 않은 인어를 맡아 열연했다. 전지현이 길게 뻗은 고운 팔로 물결을 휘젓고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꼬리를 튕기면서 심해를 유영할 때 그 몽환적이고 고고한 자태에 대중은 들썩거렸다.
방송 초반 뭍으로 갓 나온 인어를 연기해야 했을 때 전지현은 인어가 지닌 신비한 아름다움은 물론 보통의 사람과는 다른 인어의 이질적인 아우라를 온몸으로 뿜어냈다. 육지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미숙하지만 금세 뭐든 적응해버리고 마는 인어는 전작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보여준, 겉으로는 완벽해 보였지만 속은 여린 톱 여배우 천송이와는 완벽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라 신선했다. 파스타를 손으로 집어 먹고, 문어를 애완동물이라고 칭하는 인어의 기이함은 전지현의 매력과 만났기 때문에 사랑스러울 수 있었다.
전지현은 심청(‘심하게 멍청함’)이라 불릴 만큼 순수하지만 어느 누구의 아픔도 외면하지 못할 만큼 속이 깊고, 얼굴 한번 보기 위해 석 달 열흘을 꼬리뼈가 빠지도록 헤엄칠 만큼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냈다.
잊고 살았던 가치도 되새겼다. 전지현은 “나도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하는 남자와 평범하게 늙고 싶다”며 진주 눈물을 흘리면서 “죽은 아버지의 기억을 지워달라”고 오열하는 이민호에게 “사랑했던 기억은 아파도 가지고 사는 거랬어”라고 말하면서 평범과 기억의 의미를 새삼 환기했다.
여지없이 시청률도 20%를 넘기며 시청률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전지현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 총을 맞고 쓰러질 때는 23.4%, 전지현이 전생의 사건들을 모두 알게 됐을 때는 24.4%까지 순간시청률이 치솟았다.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 수표였다.
전지현이 전하는 인어 이야기는 단 한 회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지난 19회 방송분에서 준재(이민호 분)는 심청에게 “네가 내 기억을 지울지 말지, 네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과연 심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오늘(25일) ‘푸른 바다의 전설’ 마지막 회에서 공개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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