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관리 잘 된' 젝스키스? 당근인지 채찍인지 모르겠다"
기사입력 : 2016.12.02 오전 8:00
젝스키스 인터뷰 / 사진: YG 제공

젝스키스 인터뷰 / 사진: YG 제공


이들과 마주한 순간, 시간이 거꾸로 돌아간 것 같았다. 1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방부제라도 먹은 듯 여전한 아이돌 비주얼을 과시했다. '기억해줄래'를 부르면서 잠깐의 이별을 전하던 20대의 젝스키스는 이제 30대 후반이 됐다. 하지만 팬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과거의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무려 16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젝스키스는 '아재'가 아닌, '아이돌'이라는 말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누구보다 아이돌에 잘 어울리는 외모가 빛난다. 특히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아이돌 티를 잠시 벗었던 은지원의 변화는 낯설게까지 느껴진다. '은초딩'이 아닌, 카리스마 넘치는 '은각하'로 다시 돌아왔다.


은지원은 "살을 많이 뺐다. 호동이 형과 떨어지니까 자연적으로 빠지더라. 관리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식습관이 1일 1식을 하게 된다. 한 끼만 먹는 것이 습관화되고, 젝스키스 활동하면서 안무 연습을 하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살이 빠졌었다"며 "이번에 '신서유기' 갔다 오면서 호동이 형 옆에 있으니까 살이 또 쪘다. 다시 다이어트를 조금 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온 젝스키스에게 팬들은 더욱 열렬히 화답했다. 국내에서 뿐이 아니다. 해외 팬들 역시 젝스키스의 나이를 의심(?)하며 이들의 실제 나이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말 그대로 '잘 관리됐고, 잘 관리했다'는 반응이다.


"당근인지 채찍인지"라며 은지원은 "칭찬으로 받아야 되는 것인지, 부담으로 받아들여서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처음에는 칭찬인데 부담으로 오는 것 같다. '냉동인간' 수식어를 붙여 준 것도, 칭찬이라 기분이 좋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다"는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재덕 역시 "어려 보인다, 동안이라는 말을 듣다 보면 더 욕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16년 전과 비교해서 관리 비법에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은지원은 "조금만 먹어도 살이 얼굴로 찌는데, 눈코입이 작아서 얼굴에 살이 찌면 개밥그릇처럼 모이는 스타일이다"라며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음을 밝힌 뒤 "고정적으로 샵에 다니면서 좋아했던 모자를 끊고 그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재진은 "'무한도전' 출연 이전에는 학교에 다녔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전직 연예인인 걸 부정하고 조용히 숨어다녔다. 모자를 쓰거나 탈색을 피했는데, '무한도전' 이후 연예인스러운 걸 즐겨도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탈색이었다"며 변화된 점을 밝혔다.


장수원은 다른 멤버의 변화를 언급했다. 김재덕을 향해 "가장 개과천선한 멤버"라며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덕 역시 "YG 오면서 촌티를 벗은 것 같다. 워낙 스태프분들이 잘 해주셔서 많이 좋아진 상태다. 다이어트도 했고, 팩도 하면서 피부관리도 많이 하고 있다"며 장수원의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16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팬덤 문화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풍선, 우비 등으로 대표되는 응원문화는 야광봉으로 바뀌었고, 젝스키스도 이에 발맞춰 콘서트 당시 풍선 모양으로 된 야광봉을 제작하기도 했다. 물론 옷장에서 다시 한 번 노란 우비, 노란 풍선을 소환한 팬들 역시 많다.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풍선이나 우비 외에 특이했던 굿즈들도 많이 있었다. 정확한 명칭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젝키 키우기'라는 다마고치 같은 게임을 했던 기억을 떠올렸고, 조금은 특별했던 과거 굿즈 중 지금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은지원은 "사실 옛날 굿즈들을 잘 모른다. 굿즈 개념도 요즘 알았다. 스펠링도 몰랐다"고 답했다.


이재진은 "젝스키스에서 제가 굿즈 담당을 하는데, 스페셜 앨범을 10,000장 만들어서 멤버들 머리카락을 한 개씩 넣겠다. 두 당 2,000개씩"이라며 멤버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이야기를 장난스럽게 꺼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이 있으니 애플리케이션 같은 것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진지한 생각을 전했다.


변화된 팬덤 문화에 발맞춰 '입덕' 등과 같이 신조어를 쓰는 모습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다. 입덕이나 탈덕 같은 흔히 쓰이는 단어들 말고도, 팬들에 의해 새롭게 알게 된 용어가 있냐고 묻자 강성훈은 "세젤귀", "세젤잘" 같은 말을 언급했고, 이재진은 "얼굴천재"라는 단어를 말했다. 주로 팬들이 얼굴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단어들을 쓰는 것들을 보며 젝스키스, 그리고 팬덤 사이에 끈끈한 소통이 이뤄진다는 생각에 훈훈한 마음이 들었다.


젝스키스, 그리고 '노랭이들'로 불리는 옐로우키스의 시간은 16년 동안 멈춰있었다. 젝스키스는 "16년 쉬었는데, 쉬지 말고 열심히 달릴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제서야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젝스키스, 그리고 옐로우키스의 시간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라본다.


[인터뷰①] 젝스키스 "젝국가 '커플' 리메이크, 당연히 호불호 있을 것" 기사와 이어집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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