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창욱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았어요"
기사입력 : 2016.11.16 오전 8:00
지창욱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지창욱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더 케이투'를 끝낸 배우 지창욱이 '액션 장인'으로 등극했다. 전작 '힐러'에 이어 '더 케이투'에서도 지창욱은 흠잡을 데 없는 액션 연기를 펼쳤다. 액션이면 액션, 멜로면 멜로 주어진 장르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배우로 성장한 지창욱을 15일 서울 이태원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지막 신 촬영이 끝난 새벽 4시가 돼서야 끝을 실감한 지창욱은 쉴 틈 없이 시청률 공약을 이행했다. 이날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커피를 나눠준 그는 "날씨가 추워서 식은 커피를 줬는데도 좋아해 주셔서 미안하고 감사했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라고 공약 이행 소감을 전했다.


'더 케이투'를 떠나 보내며 지창욱은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더 케이투'가 16부작이 아니라 20부작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 더 잘할 수 있었던 연기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데 일이니까 욕심을 많이 부리긴 하죠. 그 안에서 만족하는 점도 많지만 돌이켜 보면 항상 아쉬운 것 같아요."



새드엔딩일까, 해피엔딩일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더 케이투'의 결말은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지창욱과 임윤아는 위기 속에 사랑을 지켜냈다. 지창욱은 '더 케이투'의 결말에 대해 "대본을 받은 당시에는 되게 되게 당황했어요. 15부 촬영 때 제하가 죽을 거라고 예상하고 피도 더 많이 흘리고 죽기 바로 직전까지 가야 절박해 보일 거라는 판단하에 그렇게 가려던 찰나에 대본을 받았어요. (예상외로) 제하가 사는 설정이어서 수위를 조절해서 살만하게 갔죠"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떠나서 새드엔딩을 좋아해요. 슬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나 봐요. 근데 이번에는 스페인 장면이 마음에 들었어요. 해피엔딩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었고요."


지창욱은 결말이 예상과 달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이유 중 하나로 '권선징악'을 꼽았다. "제하를 연기하면서 억울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사람들이 제하를 괴롭힐까 싶었죠. 제하 대사 중에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데요?'라는게 있는데 마음이 찡했어요. 저 자신에게, 시청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죠. 그런 제하가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끝나는 모습을 보니까 해피엔딩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그 스스로에게도 던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어느 정도 답을 찾았어요.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건데 그게 가장 힘들죠. 그러기 위해서는 만족하면서 살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고요. 이를테면 하는 작품마다 잘 됐으면 좋겠지만 욕심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성적이 다는 아니잖아요. 어릴 때 작품 하면서 성적은 좋았지만 즐기지 못했던 적도 많았고, 성적은 안 좋지만 좋았던 적도 있었거든요. 중요한 건 함께하는 분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아쉬움은 남지만 시원하게 액션해서 후회는 없어요."


◆임윤아vs송윤아 "두 분과 장난을 많이 쳤어요"


지창욱은 '더 케이투'의 인물 관계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한 남자의 야망과 권력에 대한 집착 그리고 보호해주고 싶은 여린 아이와 그 사이에 있는 늑대같은 남자, 두 여자의 공통분모인 장세준까지 네 인물 간의 관계에 끌렸다고 했다. 지창욱은 야망과 카리스마로 점철된 두 얼굴의 마녀 최유진 역을 송윤아와 나약한 소녀 고안나 역의 임윤아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두 윤아와 연기하게 돼서 매우 즐거웠어요. 두 사람의 색깔이 달라서 더 재미있었고 캐릭터도 확연히 달랐잖아요. 최유진과는 매번 긴장감이 있어야 해서 두뇌 게임 하는 것 같았고, 안나와는 로코처럼 풀어지는 신이 많아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유진과 제하의 끈적한 관계가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도 생각했죠."


비주얼부터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던 지창욱과 임윤아의 담요 키스신은 방송 이후 화제를 모았다. 현장에서도 두 사람의 키스신을 보기 위해 스태프들이 다 구경을 나올 정도였다고. "감독님과 윤아씨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리허설도 이것저것 해보다가 감독님이 투샷으로 타이트하게 해서 롱테이크로 하자고 하셔서 찍었는데 3분 넘게 나오더라고요.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담요 키스신만큼 심쿵지수를 높인 엔딩 키스신은 지창욱과 임윤아가 캐릭터의 감정선을 쌓기 이전에 찍은 장면이다. "처음에 엔딩 키스신을 찍게 돼서 서로에게 큰 부담이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친해지려고 했고, 키스신 이후에 오히려 더 편해졌어요. 희한하게 스페인 바로 전 장면에 나온 다락신 키스신을 찍을 때 부끄러웠어요. 담요 키스신도 잘했는데 다락방 키스신은 잘 못하겠어서 동선도 많이 바꾸고 다가가서 '잠시만요' 이러면서 NG도 많이 냈어요."


송윤아와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 또 집중했다"는 지창욱은 임윤아와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얘기하면서 얻고, 표현하는 와중에 생각나는 것도 있어서 소통이 잘 된 것 같아요. 공통적인 건 현장에서 두 사람과 장난을 많이 쳤어요. 농담도 재미있게 하고요. 계속 긴장하면 지치니까 풀어질 땐 풀어진 거죠. (임윤아씨가 장난은 한 수 위일 것 같아요) 그런 건 또 질 수 없죠. 제가(웃음)"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기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지창욱은 내년 초 입대를 앞두고 있다. 연기파 배우의 공백이 아쉽긴 하지만, 송중기, 공유 등 많은 배우가 군 제대 후 깊어진 연기로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는 선례가 있는 만큼 지창욱에게도 군대는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군대를 생각하면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내가 어렸을 때 생각한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나이가 어린 선임과의 만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돼요. 서로가 서로를 만나서 과연 잘 될까 하는 걱정이요. 근데 생각보다 덤덤하게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군대 가면 철 든다고 하는데 철 들어서 제대한다고 해도 금방 바뀐대요.(웃음) 군대로 제 인생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더케이투 , 지창욱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