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인터뷰] 홍종현 "누나 결혼식서 사진 찍느라 얘기도 못 했어요"
기사입력 : 2016.11.10 오전 8:05
홍종현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홍종현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달의 연인'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치를 재입증한 홍종현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종현은 다른 시간을 살았던 '달의 연인' 속 해수(이지은)처럼 과거로 돌아간다면 누구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호날두가 돼서 많은 관중의 함성을 들으면서 골을 넣는 기분은 어떤지 느껴보고 싶다"고 답했다.


배우가 안 됐다면 "어렸을 때 잠깐 하고 싶었던 축구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초등학생 때 축구학교에 보내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돈도 많이 드는 데다 그때 당시에는 여유가 없어서 엄마가 안 시켜줬죠." 다음은 홍종현의 아주 소소한 이야기 몇 가지.


- 왕요는 지기 싫어하는 캐릭터인데, 나도 이것만큼은 지기 싫다 하는 것은?


"위닝 일레븐.(웃음) 제가 하는 게임이 몇 개 없는데 그중 하나에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이랑 게임을 하면 몇천 원 내기를 했는데, 게임에 져서 게임비를 내는 게 싫더라고요. 어느 정도 자신 있어 하는 것에 대해서 지는 걸 싫어해요. 심지어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서 연습했어요. 축구도 그랬고, 초등학교 때 운동회 하면 달리기도 열심히 했죠. 반에서 1~2등은 계속했어요."


- 모델 친구들과도 게임을 하나요?


"네. 축구 게임을 하면 제가 대부분 이겨요. 그래서 좋아요. (1등부터 3등까지 공개한다면?) 1등은 저고, 2등은 혁수(이수혁) 형, 3등은 영광이 형이요. (성준 씨는요?) 성준이는 그 게임을 별로 안 좋아해서 안 하는 것 같아요. 성준이도 관심 없는 건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아! 아까 축구게임을 내기로 했다는 건 제 동네 친구들이에요."


- '우리집에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이수혁 씨가 절친인 김영광 씨와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서 동료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 "둘이 작품 하면서 안 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요. 그 얘기를 한 게 종현 씬가요?


"(웃음) 네. 제가 싸우지 말라고 했어요. 두 사람이 성격이 다르거든요. 그냥 놀 때는 누구 한 명이 양보하면 되는데 일이 되면 부딪히거든요. 선후배 사이거나 덜 친하면 서로 양보할 텐데 워낙 잘 알고 그렇다 보니까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싸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촬영할 때 둘 다 예민해지는 거로 알고 있어서 '다 좋은데 싸우지 말라'고 했죠."



- 왕요의 장신구가 굉장히 화려했는데 어땠나요?


"엄마가 저 중학교 1,2학년 방학 때쯤 귀를 뚫어주셨어요. (보통 그 나이 때 남학생들이 귀 뚫기가 쉽지 않은데…) 엄마가 그때 악세서리 만드는 일을 하셨거든요. 제게 어울릴 만한 것도 가져와서 해주셨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할 때도 디자이너와 상의하면서 극중 어머니와 커플 느낌이 나는 악세서리를 하면 좋겠다, 은색보단 금색이 낫겠다 등의 의견을 나눴어요."


- '달의 연인'을 본 누나나 가족들 반응은 어때요?


"친척들은 몰라보겠대요. 부모님은 제가 나오는 걸 좋아하시죠. 특별한 멘트보다는 응원해 주세요. 기사도 다 찾아보시고, 좋은 기사 나면 저보다 더 좋아하세요. 우리 누나는 그런 얘기 잘 안 해요. 서로 관심 없는 것처럼 지내요. (누나는 몇 살이에요?) 87년생이요. 서른 살. 그리고 누나가 이번에 결혼해서 정신없어요. (누나 결혼식은 잘 다녀왔어요?) 사실 결혼식에서 누나랑 얘기를 못 했어요.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한참을 찍는데 옆 예식장에 오신 분들도 찍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탑기어코리아' 촬영 중간에 온 상황이라 길게 있지도 못했어요."


- '탑기어코리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운전은 언제부터 했어요?


"작년부터 차 타는 걸 좋아했어요. 그 전에는 오토바이를 10년 넘게 탔어요. 오토바이가 좋아서 고등학생 때부터 탔는데 번호판도 달고, 헬멧도 쓰고 안전하게 탔어요. 주위에서 오토바이가 위험하다고 말려서 차를 샀는데, 일반 차를 사기 싫어서 재미난 차 없을까? 고민하다가 수동차를 타게 됐어요. 드리프트도 하게 됐는데 알려주신 분들도 이 정도면 소질 있다고 하셔서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하러 가요."


-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좋아하나 봐요.


"배우는 거 좋아해요. (정적인 건 안 좋아하나요?) 네. 정적인 거 좋아하는 건 딱 하나에요. 집중하는 걸 좋아해서 축구나 오토바이를 타고, 알씨카 조립하는 걸 좋아해요. 공통점이 다른 생각은 안 들고 계속 그것만 한다는 거예요."


- 드라마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인데, 그 친구들과 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자는 얘기는 안 하나요?


"그런 얘기 자주 하죠. 저희가 '화크' 찍을 때도 우리가 이렇게 다같이 찍을 수 있는 작품을 배우 생활하면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진짜 많이 했어요. 그다음에도 다같이 출연해서 무언가를 만든다면 되게 재밌지 않을까 하는 얘기를 자주 하죠. 기회가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그 작품이 마니아가 많아서 DVD도 완판되고 재판매한 몇 안 되는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예전에 한 방송에서 다같이 한 작품에 나오면 다섯 명이 한 여자를 좋아하자는 얘기를 하신 적도 있잖아요) 저는 '달의 연인'처럼 저 혼자만 안 좋아할래요.(웃음)"


- 지금은 독립해서 따로 살고 있나요?


"혼자 산 지 2년 차예요. 부모님이랑 살다가 매니저 형이랑 살다가 혼자 살게 됐어요. (자취 노하우 같은 것도 생겼나요?) 배우고 있어요. 경험해 보니까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요. 정리정돈은 왜 항상 신경 쓰는지, 설거지는 왜 바로바로 하는지요. 길게 미루진 않지만 전 좀 몰아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잘하는 건 뭐예요? 보통 요리는 잘하는데 설거지는 못 하고, 청소는 못 하는데 정리정돈은 잘한다 이런 게 있잖아요.) 하면 다 잘해요. 귀찮아해서 그렇지. 집 정리를 시작하면 모든 게 제 마음에 들어야 돼요. 어느 정도 하고 놔두는 걸 못해요. 아예 안 건드리거나. 한 번 하면 빨래부터 청소까지 다 해야 돼요. 안 그러면 더 스트레스받아요."


-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인터뷰하면서 어머니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종현씨 어머니는 어떤 분이세요?


"우리 엄마는 완전 천사예요. 어렸을 때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어요. 제가 막 말썽부려도 엄마, 아빠는 저를 때리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더 빨리 고친 것 같아요. 만약 그때 부모님께 맞았다면 반항심이 들거나 했을 텐데 좋게 얘기해 주시고, 혼자 속상해하시는 걸 보니까 제가 더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빨리 철이 든 것 같아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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