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잊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인간상 표현"
기사입력 : 2016.10.09 오후 4:59
사진: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일본배우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미키 류노스케가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내외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 부산=더스타DB

사진: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일본배우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미키 류노스케가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내외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 부산=더스타DB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신작 '너의 이름은'을 들고 부산을 찾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갈라프레젠테이션 '너의 이름은'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8월에 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자세한 숫자는 정확하게 파악 못하고 있지만, 만든 저희도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천만 관객이 보았는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를 기록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은 도쿄에 사는 남고생 다치바나 타키와 시골에 사는 여고생 미츠하의 사랑과 기적을 그린 청춘극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과거 작품과 다르게 이번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제 과거작 '초속5센티미터'을 보고나서 많은 분들이 충격적이고 힘들어서 극장에서 일어나질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는 작가라는 인상이 강했다"면서 "이번 영화는 (관객이) 행복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서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변화의 계기는 몇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동일본 대지진이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 이후 일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그 곳에 있었어도 같은 일을 당할 수 있었다는 마음, 무언가 할 수 있었던 게 없었을까'라는 마음을 모든 사람이 느꼈을 것"이라며 작품의 기획의도를 전했다.


또한 "살아있었으면' '행복해졌으면' 하는 기도나 소원을 모든 일본인들이 느꼈을 것"이라며 "경험을 통해 픽션을 만들면서 그 때의 바람이나 기도의 결집 같은 것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이 이유가 가장 큰 계기"라고 덧붙였다.



'너의 이름은'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무스비'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무스비'는 일본어로 '토지의 수호신'을 나타내는 말이다. 물을 마시는 행위도, 먹는 행위도 무스비로 표현한다. 이 영화는 복잡한 시간의 흐름을 다룬 작품이다. 일본인이라면 실감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가 '무스비'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를 본 관객들 가운데 '혜성'과 '동일본 대지진'을 연관지어 본 관객이 많을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때 강렬하게 받았던 인상이 있다. 천년 전에도 비슷한 규모의 대지진과 해일이 발생했지만 우리는 잊고 있었다. 그 지진이 일어난 후 깨달은 것은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천 년전 발생한 해일과 대지진을 과거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잊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저항하는 인간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상 생활 그리고 판타지 요소를 작품에 녹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슬픔, 기쁨 속에 커다란 우주적 관념이 깃들여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 생활이 마치 우주와 연결돼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그런 장치로 SF, 판타지 요소를 작품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프로젝트의 주제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아직 구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아직 상영 중이어서 이 작품을 통해 내가 무엇을 이뤄냈는지, 관객들이 받아줬는지 전부 파악하지 못했다. 이 영화를 통해 어떤 것을 성취할 수 있는지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 그 후에 과제가 더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가지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사춘기의 한복판 있는 소년, 소녀들의 등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전국민에게 사랑 받는 폭이 있는, 말 그대로 국민작가다. 전세대가 자신과 비슷한 인물을 찾아갈 수 있고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는 작가로, 저는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영화는 어떻게 하면 그런 청춘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너의 이름은'은 오는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관객들과 만난다. 내년 개봉 예정.


글 부산=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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