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민아 "제 외모가 미인형은 아니죠"
기사입력 : 2016.07.21 오전 8:00
민아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민아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미녀 공심이’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어요. 제게 온 가장 큰 행운인 것 같아요. 큰 사고나 문제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쳤고, 좋은 선배들과 함께 작업하게 돼서 영광이었고 감사해요. 평생 쓸 행운이 다 모였던 게 아닐까요? (웃음) 걱정되네요.”


2011년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로 데뷔한 민아는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2014)와 영화 ‘홀리’(2013, 주연), ‘아빠를 빌려드립니다’(2014), 지상파 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2015)를 거쳐 첫 주연 작인 ‘미녀 공심이’(2016)를 만났다. 민아가 속한 걸그룹 ‘걸스데이’(소진, 민아, 유라, 혜리)가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고, 팀 성적도 좋아 한 번에 뜬 연예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데뷔 전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민아는 당차게 노래했다. 무대 위 가수가 된 것처럼 나름 표정 관리에도 힘쓰고 소녀답지 않은 노련한 가창력도 뽐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민아는 열여덟 살이던 2010년 걸스데이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갸우뚱’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걸스데이는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얻지 못했다.


이후 2011년 3월 발매한 ‘반짝반짝’이 인기를 끌면서 걸스데이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기존 멤버의 탈퇴와 새 멤버 유라와 혜리가 합류하며 걸스데이는 5인조에서 4인조로 팀을 재정비했다. 지금의 걸스데이가 내놓은 1집 정규앨범 <기대>의 타이틀 곡 ‘기대해’는 이들을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올린 일등공신 곡이 됐다. 이후 발표한 ‘Something’, ‘달링’, ‘링마벨’ 등이 연이어 히트하며 걸스데이는 0순위 걸그룹 자리를 지키고 있다.


끼가 많은 민아는 데뷔 때부터 팀을 알린 멤버다. 그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걸스데이’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민아는 매체 인터뷰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어느 자리에서나 겸손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왔다. 그런 그가 6년 만에 연기자로서 빛을 봤다.



민아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지상파 드라마 ‘미녀 공심이’는 8.9% 시청률로 시작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마지막회(20회)는 자체최고시청률인 15.1%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 연령층을 고려해야 할 지상파 작품, 분량이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조연이 아닌 주연이었기에 민아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대중의 시선도 처음에는 기대보단 우려에 가까웠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한 민아는 첫 방송 이후 계속되는 ‘호평’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선배들, 그리고 제작진과 함께 노력하면 공심이를 잘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감독님께 질문도 못 했는데 나중에는 좀 더 자세하게 질문하기도 했어요.”


첫 주연에 나서며 민아가 고민했던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달콤살벌 패밀리’를 할 때는 오히려 밝게 연기했어요. 목소리 톤도 높이고, 명랑하고, 밝은 척했죠. 이번 공심이는 다운시켰어요. 자전거를 탄 공심이가 인파 속에서 비켜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종을 울리는 장면이 나와요. 이렇듯 저는 공심이가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해서 목소리가 명랑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남궁민 오빠도 좋다고 하셨고요.”


7년째 가수로 무대에 서고 있는 민아는 연기라는 익숙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가수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노래하지만, 연기자는 카메라를 피해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또 철저한 트레이닝과 준비를 마친 후에 무대에 서는 가수들과 달리,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에 최적화되어 있어야 한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문제와 막중한 책임감에 민아는 “공심이가 사는 2층 옥탑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연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과연 내가 연기자를 해도 될 만큼 실력이 되나 의심하고 자책했어요. 부족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내서 마칠 수 있었죠. 근데 아직도 걱정돼요. 드라마 제목이 처음에는 ‘야수와 미녀’였는데 캐스팅 이후에 ‘미녀 공심이’로 바뀌었어요. 그때부터 손이 떨리면서 무섭더라고요.”


절치부심의 자세로 ‘미녀 공심이’에 뛰어든 민아는 극 안에서 철저하게 망가졌다.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아이라인’을 포기했고, 속눈썹을 붙이거나 마스카라를 바르지도 않았다. 기초화장도 남성들이 쓰는 색상을 썼고, 가발을 썼다. 외적으로 꾸밀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차단한 것. 비주얼을 중요시하는 걸그룹 멤버가 택한 파격적인 변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는 제 외모가 미인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보다 일반인이 더 예쁘게 생겼다’는 악플이 있었는데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난 연예인인데 왜 안 예쁠까’ 거울 보면서 자책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공심이를 만났는데 굉장히 위로받았어요. 제가 더 망가지려고 했던 건 공심이는 그래야 할 것 같았어요. 대본을 받은 순간, 꾸밀 생각은 안 했어요.”


“공심이를 만나면서 ‘내가 왜 예뻐지려고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갖고 있던 무언가가 깨졌어요. 저 역시 공심이에게 위로 받았고 고마웠죠. ‘미녀 공심이’는 제게 많은 부분 영향을 줬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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