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비가 쏟아지는 15일 오후 '뷰티풀 민트 라이프2016' 메인 스테이지에 오른 소란이 관객과 하나되고 있다. / '뷰민라' 제공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이 맘 때면 찾아오는 음악 페스티벌이 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6’이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는 5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잔디밭에 대형 무대와 무대 좌우로 펼쳐진 음료와 음식을 파는 가게들, 한 켠에 마련된 가랜드 장식까지 ‘메인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동화책 속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듯한 아름다운 공간이다. 메인 스테이지인 ‘민트 브리지 스테이지(Mint Breeze Stage)에는 브로콜리너마저와 10cm가 헤드라이너로 올랐다.
메인 스테이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올라가면 88수변무대인 ‘러빙 포레스트 가든’이 관객을 반긴다. 옥상달빛, 페퍼톤스, 몽니, 샘김, 소심한 오빠들 등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따스하고 포근한 무대를 꾸몄다. 체조경기장 2-3 게이트 앞에 위치한 ‘카페 블로썸 하우스’에는 최근 단독 공연을 매진시킨 멜로망스를 비롯해 수란, 신세하, 타루 등이 관객과 함께 했다.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이 아닌 참여형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뷰민라’는 백일장, 사생대회, 음치클리닉, 댄스교실, 생활 호신술, 멜로디언 교실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레이지 애프터눈(Lazy Afternoon)’, ‘나이스 투 미츄(Nice to Meet You)’, ‘민트 똘똘이 선발 대회’까지 독특한 이벤트를 마련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또한 ‘뷰민라’는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음식은 반입을 금지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행사장 안 쪽에 자리 잡은 초록색 천막에는 분리수거를 권장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덕분에 하루 종일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관객들은 직접 도시락을 싸온 모습이었다. 지역 축제나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행사장 곳곳에 쓰레기들이 흩뿌려진 광경은 보기 힘들었다.
이튿날 '뷰민라2016'를 찾은 관객들은 갑작스런 빗줄기에 주최즉에서 배포한 하얀색 우비를 입고 공연을 관람 중이다.
◆비에 젖고, 감성에 젖고…얄궂은 빗줄기
지난 15일,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6’를 즐기기 위해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손목에 입장권 팔찌를 차고 타임테이블이 적힌 종이를 건네 받은 뒤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메인 스테이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취하기도 전에 얄궂은 비가 쏟아졌다.
글랜체크(김준원, 강혁준)의 음악이 울려 퍼지자, 주최 측에서 나눠준 하얀색 우비(1인당 1개 제한)를 입은 관객들은 스탠딩 존으로 몰렸다. ‘60’s Cardin’ 무대에는 타이거 디스코가 등장해 돗자리 위에 있던 관객들까지 춤추게 만들었다. 투닥투닥 내리는 빗소리와 글랜체크의 음악이 낭만을 한껏 누릴 수 있게 만든 시간이었다. 글랜체크가 떠난 자리는 ‘소란’(이태욱, 고영배, 서면호, 편유일)이 가득 채웠다.
보컬 고영배는 “봄에 어울리는 오프닝 곡을 준비했었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굵은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즐기는 관객에게 “돗자리에 앉아 계신 관객 분들도 괜찮으세요?”라고 물은 뒤 “다 젖었다고요?”라고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며 무대를 이끌어나갔다. 그는 “오늘 관객들이 특히나 더 멋지다”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관객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들뜬 마음으로 ‘뷰민라’를 찾았기에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는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왔다. 관객과 하나된 아티스트들의 특급 무대 매너와 환상적인 공연에 넋을 잃은 것도 잠시, 우비를 입어도 온 몸이 다 젖은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차가운 빗줄기를 감당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소란의 무대를 미쳐 다 보지 못했지만, 비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자리를 떠났다.
한 여성 관객은 메인 스테이지 입구에서 경호원에게 “우비를 한 장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호원은 “관객 한 사람당 한 개밖에 지급할 수 없다. 두 개씩 지급하면 다른 관객에게 줄 우비가 없다”며 관객을 돌려보냈다. 원칙대로 했으니 누구에게도 잘못은 없지만, 야외 페스티벌에서 우천에 대비해 우비 한 장만을 준비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부디 다가올 여덟 번째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는 우천시 대비할 수 있는 부대시설이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야 말로 일년에 한 번뿐인 ‘뷰민라’를 기다려온 관객들을 향한 예의 아닐까.
한편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민트 페이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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