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김고은이 방황하는 청소년을 연기했다. 영화 <계춘할망>(창 감독) 속 '혜지' 역을 맡은 그녀는 또래 친구들과 일탈을 꿈꾸다 성범죄로 인한 사기극에 휘말려 도피처를 찾는다. 그 곳은 바로 '계춘'(윤여정 분)이란 할망이 살고 있는 낭만의 섬 제주도. 어릴적 잃어버린 손녀 혜지를 찾은 계춘은 오직 혜지만을 위해 살아간다는 감동의 휴먼드라마이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고은은 비가 주르륵 내리는 굳은 날씨에도 싱글벙글이다. 시사회 직푸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이유에서다. "영화 초반에 일탈 소녀의 모습은 좀 어려웠어요.(웃음) 어릴적 중국에서의 긴 유년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중학교 시절을 거쳤죠. 한국말부터가 굉장히 서툴렀고, 적응하는 데 있어 그 당시 전라도 광주의 중학교 3학년 4반 친구들과 선생님의 응원이 절대적이었죠. 지금도 여전히 그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 김고은에게 윤여정이란 배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춰 졌을까. "옷을 너무 잘 입으세요. 촬영장에 오실 때마다 개인적으로 탐나는 의상이 많았죠.(웃음) 바지 핏은 물론이거니와, 신발도 너무 예뻤고요."
계춘 뿐만 아니라, 혜지의 재능을 벗 삼아 일탈 소녀의 모습을 그림으로 치유해 주려는 미술선생님 충섭(양익준 분) 역할도 눈길을 끈다. "현실에서도 그 분과 비슷한 선생님이 계셨어요. 앞서 언급한 중학교 3학년 4반 선생님이었죠. 진학상담 당시, 제가 막연하게 계원예술고를 가겠다고 했는데, 다그치시기 보다는 오히려 진지하게 학교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 주셨어요. 그 후, 그 학교에 진학해 친구들과 처음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연극영화과 선생님께서 '이게 영화야'라고 하셨죠. 그렇세 성장하면서 한예종도 가게 되었고, 단편영화 몇 편에 바로 상업영화로 데뷔라니 너무 빠르게 넘어가더라고요. 전 원래 차근차근 독립영화도 열심히 찍고, 훗날 상업영화에 도전하는 게 목표였는데..그런 무지한 상태에서 제게 현장은 빠른 적응만이 살길이다 생각했어요. 신인배우란 타이틀이 있을때 고민하지 말고 모든 걸 내던져봐야겠다는 깡다구 하나로 지금까지 잘 버텨온 듯 합니다, 하하!"
대학시절 김고은은 배우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멋진하루>의 스태프 모집 공고를 보고 소품 담당으로 지원한 게 화근이었다고. "함께 지원한 동기는 단역으로 캐스팅되어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르는 역할을 맡았어요. 굉장히 부러워했죠. 그 후, 전 <은교> 촬영을 하면서 배우의 동선이나 카메라의 워크 등 메커니즘을 배우며 현장 적응에 올인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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