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송중기 "꽃미남 타이틀, 역할에 방해되면 과감히 버려야죠"
기사입력 : 2016.04.15 오후 6:00
사진: '태양의 후예' 송중기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KBS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사진: '태양의 후예' 송중기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KBS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송중기는 쿨하고 핫하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도록 적재적소에 유쾌한 농담을 건네는 센스가 있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제 생각을 전달함에서는 그에 맞는 신중함과 책임감을 보이기도 한다. 송중기의 지속적인 대세엔 이유가 있었다.


1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태양의 후예’ 종영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송중기는 쿨하고 핫한 이중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하지만, 다른 한 켠에는 그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무게가 느껴지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를 둘러싼 여러 이견에 송중기는 조심스럽게 생각을 옮겨 말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와 매니저 형이 짠 것처럼 같은 말을 했어요. ‘지금까지 회자되는 드라마처럼 우리도 그런 작품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이렇게 대본이 좋은데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죠. 드라마의 성공 이면에 비판이 있는 것도 다 듣고 있고 알아요. 안 그래도 김원석 작가와 소주 한잔하기로 했는데 얘기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제 권한 밖의 일들을 얘기해봤자 오해만 생기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의견은 무조건 존중하고, 드라마는 시청자의 것이니 그분들의 이야기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는 책임감 느껴
그릇이 큰 사람이 되려 노력, 실망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


‘태양의 후예’ 마지막회는 38.8%(닐슨코리아)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세웠다. 중국 바이두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서는 15일 오전 기준 26억 7600만뷰를 돌파했다. 광고 및 PPL 수입은 약 122억 원을 기록했고,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 전 손익분기를 넘기며 제작비를 모두 회수했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 NEW 주가는 60% 급등했고, 판권은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미국, 호주 등 5대양 6대주까지 총 32개국에 수출했다.


기록을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태양의 후예’와 송중기에 관한 관심은 뜨겁다. 경제, 시사,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태양의 후예’와 송중기 신드롬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송중기는 지난 5일 ‘태양의 후예’ 프로모션차 홍콩을 방문했다. 기사를 통해 국내외 반응을 보고 들었던 그는 홍콩 프로모션에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몸소 체험했다고 밝혔다.


“홍콩 프로모션은 저에게 의미가 있었어요. 프로모션이 끝나고 한 잡지 화보 촬영을 하고 왔는데 그때 사진작가와 둘이 몰래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때 많이 느꼈죠. 얼떨떨했지만 놀랍기도 했고 기뻤어요.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저는 배우로서 제 일을 한 것 뿐이에요. 다만 다양한 분야에 관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고, 여러 가지 책임감이 따릅니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내 생각이 맞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어느 작품에서든 송중기는 “단 하나의 구성원도 이 작품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이는 내 사람,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읽힌다.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요. 내 직업, 우리가 하는 일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고 앞으로도 더 으쌰으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외 촬영도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더 들었고, 이런 자신감은 맞았던 것 같아요.”


정상에 선 배우들에게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바로 ‘초심’에 관한 것이다. 송중기 역시 요즘 그스스로에게 ‘초심’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하는 부분도 있고,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는 첫 문장으로 그는 대화를 이어갔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제 그릇은 예전보다 커졌는데 초심은 그대로라면 담을 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초심은 변할 수밖에 없죠. 물론 중요한 건 변하면 안 되겠지만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얘기지만 회사 매출도 달라져서 매니저들도 신났고 제 외부적인 모습도 많이 변했을 거에요. 그럼에도 저는 하던 대로 살아가려고 해요. ‘한류스타’에 대한 공감도 못 하고 있어요. 진정한 한류스타의 의미는 송혜교 씨에게 많이 배웠어요. 송혜교는 해외에서 꾸준히 활동했고 저는 이 드라마로 잠깐 인지도가 올라간 것뿐이에요. 그리고 진지한 한류스타는 아시아프린스 이광수죠.”


적막한 기자회견장이 ‘절친’ 이광수에 대한 짤막한 언급이 나오자 잠시 잠깐 웃음으로 물들었다. 이어 송중기는 “그릇이 커졌다”고 말한 것에 대한 부연 설명을 담대하게 늘어놓았다. “다르게 보면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제가 열심히 해야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이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가 포함돼 있잖아요. 저를 응원해준 해외 팬들도 생겼는데 (모두를) 실망 시켜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실망 시키지 않는 방법은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신인 때 느꼈던 마음가짐도 소중하지만, 그때 몰랐던 것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차태현 선배가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은 그 형님한테 배운 게 많아요.”


1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며 송중기는 “항상 제 색깔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송중기는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가 숙제처럼 다가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는 유쾌한 답변에, 강단 있는 문장을 남겼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길목에서 나침반을 들고 있는 송중기가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는 강한 확신이 든 순간이었다.


“’꽃미남’ 수식어는 절대 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외모가 가져다주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해서 노화 예방을 줄이도록 노력할 거에요.(웃음) 그만큼 속도 가꾸려고 노력할 거고요. 연기력도 키우고 싶어서 노력해야죠. 연기만 잘한다고 다는 아니잖아요. 꽃미남 이미지가 어떤 역할을 맡는데 도움이 안 된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버려야죠. 나이가 들고 작품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솔직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인터뷰①] ‘태양의 후예’ 송중기, 결코 실망시키는 법이 없는 와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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