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리뷰] "슈퍼맨을 꿈꿨던" 당신에게 추천하는 '슈퍼맨닷컴'
기사입력 : 2016.02.07 오전 9:01

"슈퍼맨을 꿈꿨던" 당신에게 추천하는 '슈퍼맨닷컴' / 사진 : 극단소년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누구나 슈퍼맨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 쫓기며 자신의 마음 속 슈퍼맨을 잊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어릴 적 슈퍼맨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연극 '슈퍼맨닷컴'을 추천한다. 


3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위치한 예술마당에서는 연극 '슈퍼맨닷컴'의 첫 공연이 진행됐다. 해당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슈퍼맨이 되기 위해서 시작한 대행업체 '슈퍼맨닷컴'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시작부터 연극의 묘미를 잘 살렸다. '어린날의 슈퍼맨'이 등장한 뒤, 이내 현대로 배경이 바뀌며 표지훈이 객석에서 깜짝 등장한다. "어릴 때 슈퍼맨이 될 줄 알았다"며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표지훈에게서 블락비 피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극 중 표지훈이 맡은 조은달은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청년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 조은별(김보현)과 함께 살아가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버카(버스카드)'를 욕설로 오해하며, 투닥 거리는 보통 남매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이야기는 조은달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 대행업체 '슈퍼맨닷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입사원인 이동구(최현성)가 '슈퍼맨닷컴'에 새롭게 합류하며 회식 차 포장마차를 찾은 것. 표지훈은 능청스런 포장마차 주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선보이며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슈퍼맨닷컴' 사람들은 무속인, 다이어트, 욕, 이별 대행까지 오직 돈을 쫓으며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자신을 '조빛나'라고 소개한 할머니(장별)가 대행업체를 찾아 자신의 남편 '조덕배'를 찾아달라고 한다. 동구는 할머니의 부탁을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대행 요청을 수락하게 된다.


다른 이들 역시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는 일들을 겪는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은별이 정수민(고태연)을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며 학교에 함께 가달라는 부탁을 전한다. 이로 인해, 수민은 자신의 꿈이었던 '선생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김경수(임동진)는 프러포즈를 준비한 날 여자친구에게 차인다. 그것도 바로 자신의 회사 후배인 이동구의 입으로 이별의 말을 전해 듣는다. 경수의 여자친구는 "예전에는 정말 슈퍼맨 같았는데, 지금은 변했다"는 말을 건넨다.


태건(이충호) 역시 이상한 대행을 부탁 받는다. 직업에 회의를 느끼던 태건은 '자신을 대신해서 형의 제사를 지내달라'는 한 남자의 요청에 결국 폭발한다. 태건이 '슈퍼맨닷컴'을 시작한 것은 어릴 적 자신의 슈퍼맨이었던 형 때문이었다. 태건은 형이 자신에게 슈퍼맨 망토를 건네주며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했던 과거를 떠올리고, 대행업을 그만 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연이 있다. '슈퍼맨닷컴'은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사연을 해결하기로 한다. 실마리를 풀어가던 중, 할머니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자신에게 쓴 편지를 발견하고 "다 잊어도 되는 데, 잊어선 안 될 것이 남편 '조덕배', 딸 '조빛나'다"라는 글을 읽는다.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을 잊고 '조덕배', '조빛나'를 기억했던 것.


이러한 할머니의 사연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해결된다. 은별이 봉사활동을 했던 요양병원이 할머니가 계셨던 곳으로, 이들은 이를 통해 할머니의 남편 '조덕배'와 딸 '조빛나'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조빛나'라고 기억했던 할머니 역시 해당 신에서 본인의 이름을 되찾게 된다.


마지막 대행업을 끝으로, '슈퍼맨닷컴'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찾는다. 수민이 자신이 꿈꿔왔던 선생님이 된 것을 비롯해 다들 자신의 '진정성 있는 행복'을 찾게 된다. 극은 표지훈이 "우리들 옆에는 늘 슈퍼맨이 있다"며 당신이 슈퍼맨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 갇혀 이러한 꿈은 마음 한 구석으로 사라지고, 오직 '돈', '명예'와 같은 것들만 바라면서 살아가게 된다. 연극 '슈퍼맨닷컴'은 '슈퍼맨'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러한 마음을 되살려 줬다는 것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놀라왔던 것은 연극 배우로 변신한 표지훈이다. 처음 연극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러운 대사 소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블락비 피오 연극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슈퍼맨닷컴'은 3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7일(일)까지 단 5일간만 공연을 진행한다.

[더스타스페셜] '블락비 피오'라는 선입견을 깬 배우 '표지훈' 기사와 이어집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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