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흥있는 발라더' 조아람, 40석 공연의 기록 / 사진 : 더스타DB
"아, 이러면 안되는데 감정 잡아야하는데"
대략 15평형 남짓의 작은 공간, 빼곡히 놓은 40여 석의 의자를 가득 메운 관객들. 지난 22일 서울 합정동의 카페 '노PD네 콩볶는 집'에서 열린 조아람 소규모 단독공연 '기타, 피아노, 그리고 조아람'의 풍경이다.
지난 6월 첫 정규 앨범 '연애의 기록'을 발매한 조아람이 소규모 단독 공연을 가졌다. 말 그대로 작은 규모였고, '기타, 피아노, 그리고 조아람'과 관객 사이의 거리는 불과 1m 정도에 불과했다. 숨소리도 들릴 것 같은 거리. 조아람은 "생각보다 가깝죠? 자리 깔면서 서로 부담스러워 쳐다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라며 수줍게 인사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이'를 첫 곡으로 선택한 조아람은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라디오 '오늘 밤 목요일은 조아람입니다(오목조)'를 깨알 홍보한 뒤 다시 마이크를 쥐었다. 이어진 노래는 '또 다른 시작.'
좁은 공간은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충분했다. 기타와 피아노 선율에 조아람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눈을 감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마이크를 쥐고 관객들과 대화하는 조아람은 흥있는(?) 발라더의 반전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그의 앨범 '연애의 기록'은 제목처럼 연애, 그리고 사랑의 기억들은 잔잔한 노랫말로 전한다. 이날 공연에서 조아람은 노래와 노래사이 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짧게 전했다. 자신이 초대한 고등학교 친구를 부르며 "이건 저 친구도 알고 있는 제 첫 사랑 얘기"라고 허물없이 말하며 웃음지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본인의 이야기를 본인의 말로, 노래로 써내려간 곡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몰입감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다. 노래가 끝난 뒤 그는 "반응이 짜"라고 투정을 덧붙였지만 이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에 현실로 돌아오는 관객들의 시간 때문일터.
그는 "'연애의 기록' 앨범을 내고 반성하는 게, 사람들이 박수 한 번 못치는 너무 내가 하고 싶은 노래만 했구나 생각했다.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애기였다. 아주 신날 수는 없지만 조금 밝은 노래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한 뒤 오는 10월에 있을 콘서트 전 싱글 준비 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해당 싱글은 밝은 노래가 아닌 '추억을 부른다'(가제)라는 '연애의 기록' 연장선상의 곡이라는 반전.
'그러니 놓지마', '몇 번이고 그 거리를 걷고 나면', '이렇게도 쉽게', '나에겐 너야'까지 소화한 뒤, 전 '아이투아이'의 멤버 수혜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조아람과 수혜는 '예쁜 길'을 함께 불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후에 조아람은 '쓰레기봉투', 버스커버스커의 곡 '여수밤바다', '그런 사랑' 등 5곡을 더 소화했다. 노래와 노래 사이에는 '연애의 기록' 처럼 소소한 '조아람의 기록'들이 더해졌다. 친구와 수영장 간 이야기, 이태원의 한 바에서 일어난 이야기, 주변에서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 등 그의 이야기는 진솔하게 사람을 미소짓게 하거나 각자의 한 순간의 기억 속으로 이끌었다.
한편, 조아람은 이날 공연에서 2주 뒤 부산 공연을 언급했으며, 오는 10월 단독 콘서트를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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