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씨의 '인사이드'는 안녕하신가요?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뷰티 인사이드>라는 작품은 흥행 여부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저한테 너무 고마운 영화인 것 같아요. 제가 아주 힘든 시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서 치유가 된 것 같아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효주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을 사랑하게 된 '이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뷰티 인사이드>를 통한 자리마다 이 말이 끊이지 않았다. "참, 예쁘더라고요." 그만큼 '이수'의 옷을 입은 한효주는 예뻤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갔던 피부과를 쉬는 날이 생기면 매주 가야 했고, 쉬는 시간마다 과일을 챙겨 먹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말이다.
'아웃사이드'에 관한 감탄이 이어졌지만 사실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인사이드'적인 부분이 더 크다.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 촬영 현장에서 '한 작가'로 불렸다. '이수'로 지내는 동안 '우진'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직접 대사로 제안했던 것. 한효주의 제안은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할 때 몰입하게되면 그 캐릭터가 된다고 하잖아요.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가장 가깝게 닿아있던 사람이다 보니까 '이수'가 된 것 같아요. 정신과, 엔딩 장면의 대사들은 제가 제안한 대사가 많이 받아들여졌어요. 예를 들면 '익숙해지려면 하루가 너무 짧아요' 이런 대사도 그렇고. 마지막에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괜찮아, 난 이 안의 김우진을 사랑하는 거니까'라는 말도 그렇고요."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효주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우진'을 표현하기 위해 약 100여 명의 사람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리고 무려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박신혜, 이범수,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재준, 김민재, 이현우, 조달환, 이진욱, 홍다미,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고아성, 김주혁, 유연석이 모두 한 역할로 등장한다.
영화의 홍보문구도 '사랑해, 오늘의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이다.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 있을까? 한효주는 "허풍떠는 사람이요. 담백한 사람이 좋아요. 과장되게 표현하고 그런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 좋은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영화를 하면서,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내면이 예쁘면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점점 그 사람 안에 있는 게 뭔지 궁금해지고,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해지고요. 남녀를 떠나서 한 사람을 만날 때, 외형적인 것들이 아닌 진짜 이 사람이 가진 게 뭘까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내가 만날 사람이라면 더더욱. 점점 안에 있는 걸 보려고 하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정말 그런 걸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내면을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큰 눈."
한효주는 자신의 '인사이드'에 대해 "어렸을 때는 훨씬 더 복잡했던 것 같아요. 뭔가 복합적인 성격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좀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파스타와 떡볶이 중에 선택하라면, 둘 다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뭘 선택해야 할지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면, 지금은 더 좋은 것에 대한 스타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꼼꼼하게 답한다.
"나이가 들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나, 자신, 자아, 이런 것들이 좀 견고해진달까? 경험에서 오는 견고함이 좋아요. 이런 이유로 저는 30대가 더 좋을 것 같아요. 나 자신이 생김으로써 느껴지는 단순함과 여유로움, 자유로움이 되게 마음에 들거든요. 제 직업이 진짜 많이 경험하게 하잖아요. 사람도 정말 많이 만나게 되고. 많이 해보고, 부딪혀보고, 만나보고. 그런 것들이 저를 견고하게 해주지 않나 싶어요."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를 고마운 영화라고 말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배우고, 성장해나간다고 생각하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장의 따뜻함'을 느꼈다. "연기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오는 치유? 역할 자체가 진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역할이다 보니 그런 것도 없지 않아 도움이 되더라고요. 촬영 현장이 따뜻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나같이 저를 아껴주셨어요. 예뻐해 주고, 사랑해주고, 이런 게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
한효주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리고 <해어화>로 만날 준비 중이다. 그녀를 현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에 대한 질문에 "그냥 연기 자체가 되게 재밌어요"라는 간단한 답변을 내려놓는다. "연기가 좋은가 봐요. 더 좋아지고. 하면 할수록 지치고 힘든 게 아니고, 하면 할수록 진짜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안 보이는 게 보이기도 하고, 되던 게 안되기도 하지만, 그런 고민하는 순간들이 사는 걸 보람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연기는 저를 항상 치열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한효주의 꿈도 담백하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좋은 영화에 많이 많이 출연하고 싶고요. 사람들이 좀 보고 싶어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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