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라이벌은 브래드피트 형" [인터뷰②]
기사입력 : 2015.03.15 오전 8:00
'살인의뢰' 김상경 인터뷰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살인의뢰' 김상경 인터뷰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재밌었죠? 시간이 아주 금방 가죠?" 인터뷰가 끝날 즈음 김상경이 물었다. 인터뷰라는 자리가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가 있는 자리라, 때로는 시간이 더디게 갈 수도 때로는 모자라서 당황하기도 한다. 김상경의 물음처럼 그 자리는 후자의 편이었다.


<살인의뢰>는 연쇄 살인마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극한 분노가 빚어내는 범죄 스릴러극. 앞서 공개된 <살인의뢰>의 주연배우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이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라이벌로 '브래드피트'를 꼽았었다.


"인터뷰에서 라이벌을 묻는데, 사실 전 그런 걸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브래드 피트'라고 하면 웃길까? 라고 (박)성웅이랑 (김)성균이한테 물었는데 웃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죠. 그런데 그 말도 일리는 있는 게, 제가 작년에 영화 <퓨리>를 봤어요. 그런데 (브래드)피트 형이 쉰이 넘었는데도 상반신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보니 몸이 좋더라고요. 자기 관리를 아직도 잘한다는 거잖아요. 제가 근육을 만들어서 주목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제 나름의 관리를 해야죠."



<살인의뢰>에서 박성웅은 '연쇄살인범' 역을 맡아 섬뜩한 근육질 몸매를 보여준다.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은 그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이끌고 가는 한 축. 김상경 역시 형사 역을 소화하며 뛰고 직접 차를 뛰어넘는 모습까지 직접 소화했다.


"제가 공수부대 출신이라 날아다녔어요. (김)성균이 대역이 차에 세게 부딪히거든요. 그 장면을 모니터하면서 저렇게 세게 부딪혔는데도 형사가 못 잡는다는 게 말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무술감독님께 차를 가까이 세우면 제가 그걸 넘어서 시간을 벌어주겠다고 말씀드려서 나온 장면이에요. 아직도 날아다닌다니까요."


김상경에게 어떤 관리를 하고 있냐 묻자 자신은 조금만 운동을 해도 몸에 근육이 빨리 붙는 타입이라서 조금만 운동해도 금방 옷이 안 맞게 되니 근육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중, 고등학교 때 운동을 워낙 좋아했어요. 그리고 공수부대일 때, 우리 부대 특기가 대통령 앞에서 태권도와 특권무술 시범을 보이는 거였거든요. 그거 하면서 자연스레 근육이 붙은 거죠."


"제가 근육을 만들어서 주목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이라는 말처럼 그는 자신의 배우의 쓰임을 송강호-설경구, 이정재-정우성과는 다른 축에 놓는다. "캐릭터가 뚜렷하게 보이는 걸 안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물과 같은 배우로 흘러간다.


"<살인의 추억>을 얘기하는데 '아 그 사람이 상경 씨야' 이러거든요, <대왕세종> 할 때도 그렇고요. 그런게 좋아요. 저로 보이는 것보다 캐릭터로 보이는 게 좋아요. 제가 스타성이 있는 배우는 아니잖아요. 오히려 그러면 다니기 불편할 것 같아요. 옆집에 사는 사람 같은 배우가 좋아요. 제가 표현해야 할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에요. 어떻게 보면 그런 연기가 제일 어려워요. 평범한 사람, 평범한 얘기를 드라마나 영화에서 얘기하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그걸 특별하게 하는 게 어려워서 제가 배우로서 쓰임새가 있는 것 같아요."


김상경은 최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솔직한 입담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실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면 항상 화제가 됐었다. KBS2 '개그콘서트'에 나왔을 때나,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 진행을 볼 때, tvN 'SNL 코리아'에 호스트로 나왔을 때도 화제가 됐었다.


"예능 욕심이라기보다 사람들과 있을 때, 편한 게 좋아요. 이 자리를 편하게 하는 게 좋은 거죠, 어떻게 보면 그게 MC 기질이 있는 걸 수도있죠. 사실 MC 제안도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딱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게 저도 아직 제가 어느 길로 갈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한 번 파일럿 프로그램 '공소시효' MC를 했었는데, 정규 편성 얘기가 오가면서 MC를 계속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MC를 하면 너무 집중할 게 많아서 배우 일을 같이 못 하겠더라고요. 대충대충 하는 성격이 아니라 한 번 하면 끝장을 봐야 해요. 그러면 배우 생활에 방해가 될까 봐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김상경은 미래를 열어놓는다. "작년에 '연기대상' 사회도 저한테 부탁하러 '가족끼리 왜 이래' 촬영장까지 오셨는데 얘기 꺼내는 순간 10초도 안돼서 안된다고 했었어요. 그리고 그 전에 '개그콘서트'의 생활의 발견 코너도 안된다고 했었어요.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왜 안 되지?', '왜 하기 싫지?' 생각해봤어요. 그러다 맨 마지막에는 '내가 내일 죽는다면, 오늘 이걸 안 한 걸 후회할까, 안 할까'까지 생각했어요. 내일 죽는다면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싶더라고요. 그리고 막상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해졌다. 김상경이 가장 빛났던 '각광년도'는 언제인지.


"언제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저도 슬럼프도 있었고요. 43.3%라는 시청률을 찍은 작품이라도 곧 잊혀질거예요. 제 전작들도 잊혀지겠죠. 그러니 기쁜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기억에 두지 않아요. 지금이 리즈시절이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 높았고, 관객수가 많이 들었다면 이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마음 한 켠에 접어둘 거고요. 리즈시절은 항상 지금이죠."


▶[인터뷰①] 김상경 "'살인의뢰'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와 이어집니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김상경 , 살인의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