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지진희 '블러드' 첫방,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 사진: KBS '블러드' 방송 캡처
'블러드' 안재현이 강렬한 첫 등장으로 브라운관을 압도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는 국내 최고의 태민 암병원을 중심으로 불치병 환자들을 치유하고 생명의 존귀함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뱀파이어 의사의 성장스토리를 다룬다. 극중 안재현은 인간이 되기를 갈망하며 피의 욕망을 억누르는 강한 의지를 지닌 완벽한 뱀파이어 의사 박지상 역을 맡았다.
16일 첫 방송된 KBS 새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는 뱀파이어 의사 안재현(박지상 역)이 전장에서 죽어가는 한 아이를 홀로 치료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반군이 쳐들어오는 긴박한 상황속에 안재현은 환자를 살린다는 목적을 최우선에 두고 탄환 제거에 성공한다. 하지만 수술 후 탈출을 하려던 안재현은 아이와 의사도 무참히 공격하는 반군의 총에 맞아 뱀파이어가 되고 순식간에 반군들을 물리친다.
인간의 모습을 한 뱀파이어 안재현은 왜 뱀파이어가 됐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안재현의 부모이야기가 첫방송을 통해 그려졌다. '불청객' 지진희(이재욱 역)는 평온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던 안재현의 아버지 류수영(박현서 역)를 찾아가 "제이슨(안재현)과 선영(박주미)이는 어디에 있냐"며 그를 추궁했다. 류수영은 "알려줄 수 없다"며 입을 다물고, 결국 류수영의 희생으로 인해 박주미와 백승환(어린 박지상 역)은 무사히 도망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소녀가 책에 베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주체할 수 없는 '피의 욕망'을 알게 된 박지상. 장정 여럿을 맨손으로 때려 눕히는 그는 "넌 네 자신을 구원할 거라 믿는다. 네가 가진 힘으로"라는 아버지의 유언에도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방황하던 시기에 지상은 들개와 마주한 한 여자아이가 위험에 처한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구해낸다.
'악의 축'인 이재욱은 지상을 데려오기 위해 선영의 목숨마저 빼앗는다. 어린 지상의 이야기는 엄마와의 영원한 이별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다시 총격전이 난무한 코체니아로 화면이 이동한다. 반군의 총격을 피하던 박지상은 재야감염학자 주현우(정해인)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 폭격을 당하게 되지만 '유한한 생명'을 가진 뱀파이어 의사답게 되살아나는 모습으로 1회 마지막을 장식했다.
첫방송을 마친 '블러드'를 손발이 오그라드는 판타지 의학드라마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블러드'는 안재현과 류수영이 뱀파이어로 변신한 모습을 위화감없이 표현해냈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CG, 장면에 어울리는 배경음악까지 균형감 있는 조화를 이뤄 다음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박주미와 류수영은 특별출연이 무색할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스토리를 탄탄히 다지는 데 일조했다.
반면 검은 망토를 두른 '악의 무리' 뱀파이어가 숲속을 빠르게 질주하는 장면, 어린 지상이 들개와 싸우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는 모습 등은 이미 영화 '트와일라잇'과 '늑대소년'을 본 관객이라면 익숙한 장면이다. 그럼에도 '블러드'가 기대되는 이유는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CG가 매끄럽게 연출된 점과 의학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굿닥터'팀이 선보일 인간의 존귀함을 표현하는 이야기에 있다.
더불어 아직 제대로 된 연기 검증을 받지 않은 주인공 안재현의 연기력은 제작진의 연출 덕분인지, 아니면 그의 숨은 노력이 더해져서인지 극의 방해요소로 작용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그의 연기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판타지 의학드라마로 방송 시작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 '블러드'가 월화드라마 삼파전에서 승리의 깃발을 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블러드'는 안재현, 지진희, 구혜선이 주연을 맡았으며,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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