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지킬나 첫방 현빈 / 사진: SBS '하이드 지킬, 나' 방송 캡처
'하이드 지킬, 나' 첫방송은 돌아온 현빈의 매력 총집합체였다.
21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술도,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좀비처럼 살아가는 '까도남' 구서진(현빈)과 구서진의 죄책감에서 탄생한 또 다른 인격체 로빈(현빈)의 로빈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복합테마파크 '원더랜드'의 상무 구서진은 신체 바이오 지수인 MSP가 150 이상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해리성 인격 장애 환자다. 겉모습만 보기엔 하자가 전혀 없는 구서진은 로빈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MSP 150을 유지하며 제한된 삶을 살고 있다.
'하이드 지킬, 나' 1회에서는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구서진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더불어 서커스단장 장하나와 얽히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체 바이오 지수인 MSP가 150이 넘지 않기 위해 요가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거나, 여자를 피하고 흥분하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현빈은 첫 방송부터 자신의 매력이 집약된 캐릭터를 선보였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모든 것을 금하는 '나쁜 남자' 구서진을 연기할 때는 올백머리와 안경, 딱 맞아 떨어지는 슈트로 차갑고 완벽한 모습을 연출했다. 반면, 1회 말미에 등장한 '착한 남자' 로빈으로 변할 때는 안경을 벗고 머리를 내려 부드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눈빛도 매서운 눈빛에서 따스한 눈빛으로 변해있었다.
군 제대후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현빈이 '로코킹'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하이드 지킬, 나'보다 앞서 시청자와 만난 MBC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하이드 지킬, 나'와 비교되기도 했다. 특히, '킬미, 힐미'의 남자 주인공 지성은 일곱 개의 인격체를 연기하게 돼 모두의 우려를 샀으나 발군의 연기력으로 전화위복을 만들었다. 이에 출발이 늦었던 현빈이 지성을 뛰어넘어 시청자와의 교감할 수 있을지 부담이 더욱 가중된 것도 사실이다.
타 작품과의 비교가 아닌 '하이드 지킬, 나'만 놓고 봤을 때 현빈의 복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1인2역 연기는 연기 경력이 많은 베테랑 배우들도 어려워하는 고난도 캐릭터다.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이 하지원과 몸이 뒤바뀌는 연기를 하며 앞서 1인2역 연기를 펼쳤다해도, '하이드 지킬, 나'에서의 1인2역 연기는 전혀 다르다. '시크릿가든'에서는 하지원이 연기한 길라임을 관찰해 말투, 행동들을 따라할 수 있었지만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온전히 현빈 스스로 두 명의 다른 인물을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
1회에서 '착한 남자' 로빈의 등장은 이렇다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짧게 비추어졌지만, 현빈은 난해할 수 있는 1인2역 연기를 매끄러운 연기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크릿가든' 이후로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난 현빈이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하고, 이를 유지하려면 현빈이 맡은 구서진과 로빈의 매력을 더 세분화시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착한 남자'의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함과 빠지고 싶지 않아도 빠질 수밖에 없는 '나쁜 남자'의 매력을 로빈과 구서진을 통해 적절히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은 '하이드 지킬, 나'와 현빈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하이드 지킬, 나'는 21일(오늘) 베일을 벗었으며,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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