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황정음의 '킬미 힐미' 핵꿀잼 드라마의 탄생 / 사진: MBC '킬미 힐미' 방송 캡처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가 첫 방송됐다. 지성은 7가지의 인격 중 하나인 폭력적 성향의 신세기와 온순한 자아 차도현을 오가며 1인2역을 방불케하는 '멀티 연기'를 선보였다. 화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의 필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지성의 내공이 시너지를 발휘한 한 회였다.
7일 방송된 '킬미, 힐미' 1회에서는 7가지의 인격을 가진 차도현(지성)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차도현은 학교 친구 제니퍼의 집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가정폭력의 현장에 휘말리게 된다. 제니퍼는 출동한 경찰에게 도현이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했으며 아버지는 자신을 도현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다고 거짓말한다. 제니퍼의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던 그 순간 도현은 알 수 없는 어린시절 폭력의 잔상으로 괴로워한다.
여기서 차도현의 첫 번째 인격이 등장한다. 차도현의 첫 번째 인격 신세기(28)는 스모키 메이크업을 즐겨 하는 폭력적인 인물. 어둠이 깔리고, 신세기는 제니퍼의 집을 다시 방문해 제니퍼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다중인격 치료를 위해 미국에 있던 차도현은 또 다른 인격체로 인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 안에서 오리온(박서준)과 가벼운 만남을 가진 차도현은 '신비주의 작가' 오리온을 마중 나온 그의 쌍둥이 동생 오리진(황정음)의 격렬한 남매애(?)로 인해 강제 격렬 환영인사를 받으며 고국땅을 밟았다.
건장한 성인 남자도 때려눕히는 힘, 환자를 아끼는 인간미까지 두루 갖춘 정신과의사 오리진의 모습도 그려졌다. 오리온은 필명 오메가로 활동 중인 인기 작가. 그런 그가 차도현의 신문기사를 스크랩한 모습이 비춰져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ID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취임하게 된 차도현은 집안 어른들에게 해리성 인격 장애를 들키지 않기 위해 미국 주치의였던 닥터 스코필드를 다시 찾게 된다. 차도현의 육촌 형 차기준(오민석)은 동생의 귀국 축하 파티를 클럽에서 거행하고, 차도현은 그 곳에 또 다시 '클럽 중독녀' 환자를 찾아 나선 오리진과 재회한다.
차도현은 공항에서 오리진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는 동생을 막기 위해 "내 동생은 환자"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진짜 의사 오리진이 클럽 중독녀를 쫓는 것을 막는다. 그 과정에서 2층에서 떨어진 차도현은 신세기로 다시 한 번 변신한다. 신세기는 오리진에게 "기억해. 10시. 내가 너한테 반한 지금"이라며 "나한테 함부로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오글거리는 멘트로 고백한다. 참다 못한 오리진은 "앞으로 함부로 대할 자신이 없다"며 소리를 지른다.
주변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집안의 세력 싸움에 휘둘리기를 싫어하던 도현, 스모키 메이크업에 자유분방한 사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인 신세기까지 지성은 부드러운 매력과 터프한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황정음은 주특기인 유쾌, 발랄, 상큼한 매력을 한껏 발휘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지나친 신비주의를 고집하는 작가 오리온 역의 박서준도 톡톡 튀는 매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킬미 힐미' 1회는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듯한 유쾌함을 안겼다. 지성과 황정음의 유쾌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 김슬기, 조윤호 등 개성있는 카메오들의 신을 훔치는 호연, 무엇보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7개의 다중 인격을 가진 캐릭터의 등장은 '재미'와 '호기심'의 균형을 잘 맞추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향후 '킬미 힐미'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지성의 5개의 인격체들의 등장, 지성의 7개의 인격체가 황정음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만나게 되면서 생기는 케미와 관계를 풀어나가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는 재벌 3세와 정신과 의사의 힐링 로맨스를 그린 '킬미힐미'는 지성, 황정음, 박서준, 김유리, 오민석 등이 출연하며, 8일(내일) 밤 10시 2회가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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