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녀석들' 종영①] '신의 한수'였던 맞춤형 캐스팅
기사입력 : 2014.12.13 오후 7:47
종영 나쁜녀석들, 김상중-박해진-마동석-조동혁 '캐스팅의 좋은 예' / 사진: CJ E&M 제공

종영 나쁜녀석들, 김상중-박해진-마동석-조동혁 '캐스팅의 좋은 예' / 사진: CJ E&M 제공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은 방영 전부터 배우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의 캐스팅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연기파 배우들만 나오는 드라마는 흔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배우들의 조합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첫 단계부터 합격점을 받고 시작한 셈.


◆김상중-박해진-마동석-조동혁, 기대할 수밖에 없는 캐스팅


매주 토요일밤 11시 방송되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김상중은 각종 강력범죄, 비현실적인 실제 사건들을 소개해오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프로 안에서 김상중은 마치 탐정처럼 보인다.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는 멘트에 신뢰를 더하고, 제작진의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한 증거들, 그리고 실험을 통한 추리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그가 범죄드라마를 통해 '절대 악'을 소탕한다고 하니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1%도 없었다.


박해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4/이하 별그대)에서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에 일찌감치 낙점됐다. 하지만, 서브 남주 이휘경 역의 배우가 부상으로 하차하게 되자, 드라마와 이휘경 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해진이 이재경이 아닌 이휘경을 연기하게 됐다는 일화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작품의 성공을 위해 박해진은 연기 변신을 잠시 유보했던 것.


박해진 만큼이나 시청자들 역시 그의 변신을 기대했다. '내 딸 서영이'(2012), '별에서 온 그대'(2013), '닥터 이방인(2014)까지 시청률보증수표로 활약한 박해진이 선택한 차기작이라는 점과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은 그가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천재 사이코패스'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는 이유에서다. '나쁜녀석들'은 박해진에게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시작'이 되는 작품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작품 속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마동석과 전작 '감격시대'에서 마초 연기를 선보였던 조동혁의 합류 역시 '완벽한 라인업'에 힘을 보탰다. '나쁜녀석들'을 실직적으로 이끌어갈 네 배우 외에 남구현 청장 역의 강신일, 박선정 역의 민지아, 양유진 역의 황승언, 오재원 검사 역의 김태훈까지 눈살을 찌푸리는 캐스팅이 없어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다.


캐스팅이 반이라고 했던가. '나쁜녀석들'은 네 배우들의 숨겨진 매력을 끌어낼 캐릭터로 방영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모았다. 영화라면 가능해 보이는 네 배우들을 안방극장에서 매주 만나볼 수 있다니. 그 흔한 연기돌 한 명없이 '나쁜녀석들'은 케드 역사의 새로운 획을 그을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는 유난히도 '보고 또 본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1년 동안 한 방송사에 3번 연속 출연하며 방송사 직원임을 의심케 하는 배우부터 쉬지 않고 릴레이 출연하는 배우까지 '이 드라마 캐스팅 디렉터는 무슨 생각일까' 싶을 정도로 캐스팅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 많았다. 그 점에서 '나쁜녀석들'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고, 좋은 출발이었다. 부디, 드라마 캐스팅 디렉터들이 시청자의 피로도까지 고려해서 캐스팅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좋은 캐스팅의 예'이기도 하다.


마지막 단추를 꿸 준비를 마친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은 11회는 86분 파격편성으로 13일(오늘)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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