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지금까지 축제의 현장에서 '에픽하이'였습니다
기사입력 : 2014.11.16 오후 8:37
에픽하이 단독콘서트 'PARADE 2014' /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에픽하이 단독콘서트 'PARADE 2014' /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말 그대로 'PARADE'였다. 에픽하이는 3천 여명의 관객을 완벽히 축제의 물결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1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그룹 에픽하이의 단독콘서트 'PARADE 2014'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09년 월드투어 이후 5년만의 공연인 만큼, 콘서트를 기다려 온 팬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들로 가득 채워졌다.


축제가 시작됐다. 조명이 암전되고 '막을 올리며' 에픽하이가 등장됐다. 타블로의 쫀득한 랩핑이 시작되자 팬들은 리듬에 맞춰 팔을 흔들기 시작했다. 에픽하이의 작은 손짓 하나에도 소리는 커져갔고, "Make some noise"라는 말에 환호성은 최고에 달했다. 이어 "예전처럼 날아볼까?"라는 말과 함께 공전의 히트곡 'FLY'가 흘러나왔고 팬들은 'You can Fly'를 따라하며 무대를 '화끈하게' 즐길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 '기적을 만드는' 에픽하이


'FLY'를 마친 후 퍼레이드에 어울리는 인사가 이어졌다. 투컷과 미쓰라의 인사에 화려한 효과음이 깔렸다. 타블로의 인사 차례가 되자 "제가 3회 공연 할 동안 (인사 효과음으로) '인간극장',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이 나왔었다. 오늘은 좀 기대해보겠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인사가 끝나자 흘러나온 곡은 KBS 2TV '사랑과 전쟁'의 테마곡이었다. 축제 테마와 어울리지 않는 곡은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에픽하이는 팬들을 향해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며 그간 에픽하이가 이뤄왔던 공을 팬들에게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2001년 아무 것도 없이 "물 대신 술을 마셔야 했던, 열정만 있었던" 시절 만든 곡이라며 'GO'를 열창했다. 그 열정은 8집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부르즈할리파'에도, '고마운 숨'과 'MAP THE SOUL'에도 열정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팬들은 그 열정과 힙합의 리듬에 취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BORN HATER'에서는 객석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랩을 하던 타블로는 "관객석에 하루가 와있지? 하루가 지금 와 있는 것 같아서"라며 'Mother XXXX'라는 가사를 "Mother, Father"로 바꿔 부르는 센스를 발휘했다.  미쓰라 역시 랩을 하던 중 "못난 놈이어도 상관 없는게 내 뒤에 타블로, 투컷, YG 그리고 이 자리를 지키는 여러분 때문에 잘난 놈이니까"라는 센스있는 멘트와 함께 객석을 향해 뛰어들었다.



◆ '기승전부자'인 에픽하이의 친구들?


에픽하이의 '동반자'들이 함께 해서 더욱 빛난 무대였다. '부르즈할리파', 'BORN HATER', '고마운 숨' 무대에 연달아 참여한 '얀키'는 타블로의 소개에 따르면 "에픽하이의 네 번째 멤버"다. 롤러코서트같은 인생에서 어깨가 되어준 친구, 음악을 다시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친구라며 얀키를 소개한 에픽하이는 "좋은 친구를 꼭 만나라"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고마운 숨' 무대에 등장한 'MYK'는 'FLY'를 만들 당시에 만난 친구라고. "에픽하이의 모험"이라고 표현했던, 'MAP THE SOUL'을 함께 한 MYK는 당시가 그립냐는 질문에 "그립죠, 많이 그립죠"라며 애틋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얀키'와 'MYK'의 소개는 '기승전부자'였다. 얀키의 집에 놀러갔던 에픽하이의 후기에 따르면 "청담동으로 갔는데 펜스와 게이트가 있었고, 긴 풀밭을 지나서 집이 있었다. 투컷이 양키를 좋아하는 이유도 '부자라서'다"라고 설명했다. 'MYK'에 대해서 투컷은 "저 친구가 보헤미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친구가 청담동에 유일하게 자가주택을 소유한 친구다. 얘도 부자에요"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난스러웠던 소개와는 달리, 에픽하이 멤버들은 친구들의 등장에 더욱 안정된 무대를 선사했다.


세 번째 게스트는 '헤픈엔딩'의 네번째 피처링女였던 윤하였다. 윤하는 서울 콘서트 기간 내내 참여하는 의리를 과시했다. 윤하는 첫 인연을 맺었던 '우산'부터 이번 8집 '또 싸워'까지 함께 하며 촉촉한 감성의 목소리를 선사했다. 특히 "윤하도 부자였나요?"라는 타블로의 질문에 투컷은 "윤하를 만난 4집 때는 저희가 초대박이었어요. 그 땐 내가 부자"라고 말해 객석을 열광케 했다. 데뷔 초부터 함께한 얀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던 MYK,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시기에 만난 윤하까지 말 그대로 '함께 있었기에 더욱 빛났던' 친구들이었다.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에픽하이


단연 압권은 지드래곤으로 변신한 투컷이었다. 지드래곤 'ONE OF A KIND'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노란머리 가발을 장착하고 등장해 팬들을 빵 터지게 만든 투컷은 깜찍한 댄스까지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금껏 볼 수 없던 투컷의 반전이었다. 이어진 '스포일러' 무대에서 투컷은 턴테이블 대신 피아노 앞에 앉았다. 시를 연상시키는 가사와 어울리는 피아노 선율은 객석을 감성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또한, 서울 콘서트에 네 번 연달아 참여한 윤하를 위한 '윤하 타임' 역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에픽하이와 윤하의 흑역사가 연달아 공개됐다. 특히 2층 객석의 관객들까지 모두 기립시켜 '사진 타임'을 준비했다. '흑역사를 덮기 위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이는 팬들에게 '나만의 에픽하이'라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 밖에도 타블로의 솔로곡 '집', 'KILL THIS LOVE', 'ONE', 'NEW BEAUITIFUL' 등의 곡이 연달아 이어졌다. 특히 'ONE' 무대에서는 기립 유도가 없었음에도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검지 손가락을 들며 'ONE'을 강조했다. 무대를 마친 타블로는 "제가 무너졌을 때, 저를 원망하지 않았던 멤버들, 제 곁에 있던 수많은 친구들, 여러분을 포함한 내 가족들, 아무도 잡아 주지 않았을 때 가장 큰 손을 내밀어준 양현석 회장님 누가 뭐래도 저에게는 영원한 은인입니다"라며 '수상소감' 같은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타블로는 "에픽하이가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들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 기적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여러분이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할까'라고 느껴질 때, 에픽하이를 바라보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리겠다"는 말과 시작된 엔딩곡 '당신의 조각들'에서는 팬들의 마음은 하나의 조각으로 합쳐졌다. 150분의 시간 동안 하나의 색으로 흔들리는 야광봉은 없었지만, 하나의 물결을 만들어가는 손짓이 있었다. 바야흐로 축제의 물결이었다. 


한편, 에픽하이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와 전국투어를 함께 진행한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공연을 개최하며 일본에서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 3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시아 투어를 마친 후 12월 7일 대구(천마아트센터), 12월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 12월 27~28일 부산(소향씨어터)까지 전국투어에 돌입하며 올 연말을 콘서트로 팬들과 함께 마무리 할 예정이다. 


글 하나영 기자 / star5425@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에픽하이 , 단독콘서트 , 퍼레이드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