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소은 "저 혼자하는 '소녀괴담' 100만 공약은요"
기사입력 : 2014.07.08 오후 2:36
'소녀괴담' 김소은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소녀괴담' 김소은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여전히 김소은 하면 '가을 양'이 떠오른다. 하지만 김소은은 '마의'에서 숙휘공주로 아버님들의 눈에 하트를 그려 넣기도 했고 '방과 후 복불복'에서 노상방변 연기까지 선보이며 과감하게 망가짐 연기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소녀 귀신'으로 스크린에 나선다. 당신이 아는 김소은이 아직도 '가을 양'뿐이라면 김소은의 반도 모르는 거다.


7월 3일 개봉한 영화 '소녀 괴담'(감독 오인천)에서 소녀 귀신 역을 맡은 김소은은 "전혀 부담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답했다. 이어 "드라마만 하다 영화를 하게돼 기분도 아주 좋고, 스크린에 나오는 거라 많이 떨리기도 했던 것 같아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소녀 귀신 역할이었지만 김소은은 극 중 인수(강하늘)의 첫사랑이기도 했다.


"귀신이라기보다는 사람처럼 연기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본래 제 성격대로 연기했고요. 무서운 건 확 대비가 되어야하니 외적으로 신경을 좀 썼죠."


이미 대학 동기로 알려진 강하늘과는 5년 전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그리고 '소녀 괴담' 속에서 두 사람은 로맨틱한 감성의 축을 만들어야 했다. 소녀 귀신과의 로맨스가 인수(강하늘)를 성장시키는 터라 이 둘의 감성은 공포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원래부터 친한 사이, 로맨스, 학원물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자연스레 '꽃보다 남자'에서 함께한 김범을 떠오르게 했다.


"다들 '꽃보다 남자'때 제가 교복을 입은 줄 아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한 번도 교복을 입은 적이 없었어요. 그때도 (김)범이랑 대학 동기여서 그런지 굉장히 편했고 이번에 (강)하늘이랑도 편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학교에서 봤을 때와 사회에서 만났을 때는 느낌이 확 다르더라고요. 더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많이 되고요. 친구들과 촬영하는 건 굉장히 좋아요."



한 달 반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소녀 괴담' 촬영을 위해 스텝들과 배우들은 강원도에서 함께 합숙 기간을 가졌다. 비록 안주는 과자뿐이었고 추위에 고군분투하는 치열한 현장이었지만 그렇기에 모두 뭉쳐야 했다. 특히 현장에서 한혜린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김소은은 영화 속에서 한혜린에게 가장 무섭고 잔인하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때가 (한)혜린 언니랑은 첫 촬영이었을 거예요. 안 친했을 때 그런 장면을 찍고 나서 많이 친해졌어요.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몸이 아픈지도 몰랐는데 다음날 굉장히 아파서 죽는 줄 알았어요. 멍도 좀 들고 다치기도 하고 다음날 머리를 감으니 머리카락이 한 움큼 나오기도 했고요."


김소은의 노고는 스크린에서 빛을 발했다.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소은은 한혜린에게 먼저 "언니 감정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나는 상관없으니깐 마음껏 해요. 피만 안 나면 되죠"라고 했다. 그 결과, 오히려 개봉한 영화에서 관객들이 마주한 장면은 촬영분보다 '착한 버전'의 것이라고.


실제 학교생활에서 왕따 경험 같은 것은 없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모두 1회로 졸업했고, 모두 동네 친구들이기 때문에 학창시절 동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영화 속에서와 달리 실제로는 부모님께 반항 한 번 해본 적 없는 모범 딸이다. '장녀'인 탓에 김소은은 동생들은 많이 챙겨주고 언니, 오빠들에게는 장난을 많이 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장녀가 지녀야 할 책임감을 많이 심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 부모님께서 오히려 저를 많이 믿어주시고 의지도 많이 하세요. 집에서는 아버지 다음으로 가장? 그런 느낌이죠."


어린 시절부터 착실히 다져온 가정교육 덕분인지 '천 번의 입맞춤'이나 '마의'를 통해 대 선배님들과 함께 있는 김소은의 모습 역시 낯설지가 않다. 이에 김소은은 "이순재 선생님과 두 작품을 같이 했는데 그때마다 되게 예뻐해 주시고 항상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천 번의 입맞춤'때도 '마의' 때도 선생님 옆자리는 제 자리였어요. 누구도 못 앉게 선생님께서 지키고 계셨어요. 여기는 소은이 자리라고"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천 번의 입맞춤', '마의'를 비롯 '방과 후 복불복' 등 김소은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지나왔다. 하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가을 양'으로 김소은을 많이 기억한다.


"그 이미지를 빨리 없애고 싶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타이틀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영광이고 굳이 확 바꿔서 이질감 있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지는 않아요. 좋아하고, 재미있고 잘 어울리는 걸 하면서 차츰차츰 다양하게 캐릭터 변신도 하고 싶어요."


이어 김소은은 액션 연기와 악역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꼽았다. 이에 김소은하면 웃는 얼굴이 떠올라 더욱 악역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하자 활짝 웃으며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더 무서울 것 같다고. 악역을 또 엄청나게 잘 소화하면 계속 악역만 하는 거 아니에요? 조심해야겠네"라고 애교섞인 말로 답한다.


'소녀 괴담' 200만 관객 돌파에 강하늘과 서로 분장을 바꿔 게릴라 만남을 갖겠다는 공약을 밝혔던 것 처럼 100만 관객 돌파 공약을 밝혀달라 요청했다. 오랜 시간 고민하며 "팬들이 제 고양이 쿤이를 좋아하셔서"라고 혼잣말을 되뇌이는 김소은의 모습에서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비쳤다. 이어 김소은은 "극장 깜짝 방문? 이게 더 현실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증샷 올리기!"라고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소녀 괴담' 보는 관객들은 긴장해야겠다. 100만 관객이 돌파하면 어디선가 소녀 귀신이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니 말이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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