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B1A4 바로, '응사'부터 '신의선물'까지…'운명처럼 다가온 작품'
기사입력 : 2014.05.09 오전 9:10
B1A4(비원에이포) 바로,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 / 사진: CJ E&M, SBS, WM엔터테인먼트 제공

B1A4(비원에이포) 바로,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 / 사진: CJ E&M, SBS, WM엔터테인먼트 제공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친구들과 연극을 준비해서 축제 때 많은 사람 앞에서 선보이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영화 속 명장면을 따라 하며 놀았던 바로(차선우)는 아이돌 그룹 B1A4(비원에이포)의 멤버로 합류하기 전, 먼 훗날의 어른 차선우가 가수보다는 연기자가 되어 있을 거라는 미래를 그렸었다.


바로의 부모님 역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연극을 좋아하던 아들의 끼와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연기를 좋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잘하고 있는 것 같으니 연극영화과에 가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할 정도로 바로의 꿈을 응원해주던 든든한 지원자였다. 연영과를 준비하려던 찰나에 B1A4 오디션 제안을 받았고, 지금의 멤버들을 만나 아이돌 그룹으로 먼저 데뷔하게 됐다.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하는 이른바 ‘연기돌’은 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나 그룹의 인기도를 이어갈 수 있는 1020 세대가 주시청층인 하이틴 드라마나 학원물에 먼저 안전하게 도전한 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나가며 ‘한 방에 훅’ 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로는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 이어 최근 종영한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까지 모두의 예상과는 어긋난 작품 선택으로 주목받았다.


“저도 ‘신의 선물’을 하게 될 줄 몰랐고, ‘응사’ 역시 뜻밖의 제안이었어요. 두 작품 모두 제 눈에 들어왔던 작품이었고 먼저 저를 찾아주셨기에 함께 하게 됐죠. 드라마를 선택할 당시에는 저와 잘 맞고 자신 있는 캐릭터여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어요.”



두 번째 연기 도전에서 나이는 10대 후반이지만 정신연령은 6세인 지적장애인을 맡기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도전’과 ‘모험’의 적기라고들 말하는 20대, 게다가 올해 23살인 바로는 망설임 없이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지적장애인 영규를 그 스스로 선택했다. 선택 후 밀려올 후폭풍도 미처 생각하지 못할 만큼 강한 이끌림이 그를 영규에게 안내했다.


“영규 대본을 오디션 때 처음 받았는데 보자마자 느낌이 왔어요. 처음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는데 나중엔 약간 걱정되더라고요. 감독님한테 제가 왜 그렇게 어필했나 싶을 정도로. 회사에도 나 잘할 수 있으니 무조건 시켜달라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따라주지 않았어요.”


바로가 영규에 앞서 오디션 제안을 받은 역할은 흥신소에서 일하는 해킹전문가 왕병태 역이었다. 병태 대본을 받은 바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 병태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디션을 봐도 떨어질 거란 느낌이 강했다. 병태의 대본을 볼 때는 아무 생각도 안 떠올랐던 바로였지만, 영규 대본을 펼치는 순간 머릿속에 스치듯 특징들이 다 떠올랐다. “무조건 내가 해야 할 것 같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넘치는 의욕과 달리 극 초반에는 캐릭터를 잡는 데 애를 먹어 B1A4 멤버들과 얘기를 나누며 하나하나씩 잡아나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영규가 어떤 인물인지 완벽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촬영했더라면 아쉬움이 덜 했을 텐데 배역을 받자마자 대본을 보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거든요. 거의 첫 촬영부터 감독님과 영규를 만들어나갔어요. 멤버들이 모니터를 해주면서 ‘이 부분에서 너의 모습이 약간 보인다’거나 ‘네가 생각하는 영규가 아닌 것 같다’ 등의 조언을 많이 해줬죠. 저도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어서 고치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신의 선물’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영규가 편하다고 느낀 바로는 초반에는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 상태였다. 그는 슬픈 장면에서도 마음은 아프지만 언제나 해맑게 웃는 영규를 연기해야 했기에 힘들었다고 했다.


“영규는 업(UP)&다운(DOWN) 없이 항상 밝은 모습만 보이는 아이다 보니 영규의 해맑은 모습을 늘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한 번은 좋은데 여러 각도에서 찍어야 하니까 처음에는 잘하는데 그다음부터는 해맑게 웃다가 경직될 때도 있고, 감정 표현이 힘들어지더라고요.”


바로에게 닥친 2차 연기 관문은 13살 어린 아역 김유빈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그 나이 또래의 순수함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연기할 때도 노래할 때도 늘 ‘오바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욕심내지 않으려 스스로를 자제시키는 바로는 이번에도 극의 흐름을 잘 이어주는 역할만 제대로 해내자고 다짐하며 영규를 완성해나갔다.


“지적장애인분들이 지능만 낮은 장애지 외적 특징이 딱히 없었어요. 조승우 선배에게 여쭤봤는데 영화 ‘말아톤’ 당시에 선배는 초원이가 실존 인물이라서 많이 참고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참고할 만한 인물이 없어서 유빈이 또래 아이들과 조카들을 보면서 아기들이 좋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유심히 관찰했어요. 그때 캐치한 게 ‘좋을 땐 좋은 티를, 싫을 땐 싫은 티를 내주자’는 거였죠.”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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