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유환, "'로필3' 이 악물고 했다"
기사입력 : 2014.03.19 오후 3:03
tvN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청일점 신입사원 이우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박유환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tvN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청일점 신입사원 이우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박유환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같은 여자끼리도 이해 못 할 상황이나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마주하곤 한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따뜻하게 말하면 더 훈훈한 분위기가 될 것을 사무적으로만 말하는 직장 상사나 경험이 부족해 뒷북만 치는 풋풋한 신입사원이나 회사에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3'(이하 로필3)에는 여자보다 더 여자를 잘 알고 이해하며 트렌드에 능통한 '후배 삼고 싶은 신입사원' 일인자로 등극한 이우영(박유환)이 등장한다. 보면 볼수록 탐이 나는 新캐릭터다.


이우영은 여자 상사들과 동료들 사이에서 주눅들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인물은 아니다. 여직원들의 마법 주기까지 기막히게 꿰뚫고 있어 여성용품까지 미리 갖추는가 하면 스타킹까지 준비해놓는 그야말로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완벽한 후배님이다.


이에 박유환은 "이우영이 판타지적인 인물일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는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분명 이런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여성용품을 사서 주는 행동들은 저 또한 이해가 안 됐지만 생각해보니 그런 사람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라며 이우영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박유환이 본 이우영은 "여자들이 원하는 캐릭터"의 결정판으로 "남자로 보이지 않는, 남잔데 여동생 같은 남자"였다.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 여성들이 '내 후배가 이런 거까지 챙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잖아요. 이우영은 그런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인물이에요"라고 소개했다.



조금은 특별한 이우영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벽하게 그를 이해했다는 박유환은 '로필3'와 같은 드라마도, 캐릭터도 다 처음이라 즐거웠다고 했다. 하지만 극 초반 우영이 남자친구가 있던 회사동료 희재(윤승아)의 수호천사로 잘해주던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박유환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쿨하게 '이런 얘기 해도 된다'고 넘겼는데 나였다면 쿨하게 넘기진 않았을 거예요. 아무리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만난 거지만 섭섭한 마음이 조금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좀 억울하기도 한데 우영이가 희재를 그만큼 좋아하나 봐요"라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실제 8살 차이인 윤승아와는 배우들과 함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 차 한잔, 술 한잔 기울일 정도로 편안했다며 촬영 현장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미소를 머금었다. 커피숍 장면이 있으면 커피 마시며 수다를 떨다 "정신 차리라"며 서로 챙겨줄 정도로 화기애애했던 모양이다.


박유환은 "촬영이 있는데도 수다 떨고 이런 적이 처음이긴 해요. '로필3'을 할 때는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놀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준비하는 시간에는 피곤함보단 수다 떠느라 늘 재밌었어요"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자친구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남자 이우영을 연기한 박유환은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 "솔직한 편이다"며 "지금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좋건 마음에 안 들건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해요. 치고받고 싸우는 게 아니라 풀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성격이거든요. 저는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MBC '반짝반짝 빛나는'(2011)으로 데뷔한 박유환은 주로 시청 연령층이 높은 작품에 출연했었다. '로필3'은 전작과는 다른 2030 세대들의 모습을 반영한 트렌디한 드라마로 캐릭터는 물론, 작품까지 박유환을 새롭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처음엔 안 해 본 거라서 무서웠는데 계속 연락해보니 정말 좋더라고요. 감독님이 마지막 촬영 끝나고 '나 이제 감독 아냐. 형이야'라고 얘기하시는데 정말 기뻤어요. 촬영하면서도 화낸 적도 혼낸 적도 없으셔서 웃으면서 촬영했거든요. 촬영, 조명, 음향 감독님들도 (박)유천이 형이 출연한 '성균관 스캔들'과 저의 전작인 '천일의 약속'에서 만났던 분들이어서 첫 촬영부터 되게 편했어요. 저에게는 '여유를 갖고 해봐'라는 말씀 하나하나가 정말 컸어요"라며 함께한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젊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드라마 재밌게 보고 있다'고 얘기해줘서 더욱 힘이 됐다는 박유환에게 그가 최근 트위터에 쓴 글처럼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박유환은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고 연기하는 게 당연한 연기자가 좋은 연기자라고 생각해요. 좋은 연기자 되기 위해 매 작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예요. '로필3' 하기 전에 1년 쉬고 작품을 하게 된 거여서 걱정이 많았어요. 전 작품보다 못하면 난 진짜 끝난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속으로 '이거 아니면 죽는다, 박유환' 이러면서 이 악물고 했어요"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인 박유환의 행보는 이제부터다. 일일드라마로 기본기를 다지고 트렌디한 작품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유환에게서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와 작품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박유환은 이미 좋은 연기자의 싹을 틔우고 있었다.


"아직 안 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새로운 걸 다 해보고 싶어요. 많이 모르고 부족하겠지만 빨리 경험해 보고 싶어요. 안 해본 걸 경험하며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고요. 하루빨리 차기작을 만나고 싶어요. ('쓰리데이즈' 같은 작품은 어때요?) 형 멋있던데. 중간에 제가 총 들고 가서 투입할까요?(웃음)"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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