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강호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영화 '변호인'이 남다른 무게감을 드러냈다.
19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변호인'의 제작보고회가 열려 주연배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을 비롯 양우석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변호인'은 두 번의 티저 예고편을 통해 이미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는 故노무현 전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 나아가게 된 계기가 된 사건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그려졌다. 부림사건은 제5공화국 초기인 1981년 전두환 독재 정권이 사회과학 모임에 참여한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 및 고문한 사건으로 5.18 민주 항쟁 이후 신군부가 조작한 공안사건. 당시 故노무현 전대통령은 문재인 민주당의원과 김광일 변호인과 함께 부림사건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거듭났다고 알려졌다.
양우석 감독은 "(故노무현 전대통령이) 모티브를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영화의 이야기와 구조는 다를 수 있다"라며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모티브는 남기되 영화대로 풀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한 것은 없다"라고 '변호인' 모티브를 전했다.
'변호인'에서 주인공 송우석 역을 맡은 송강호는 故노무현 전대통령을 표현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 한 차례 고사한 바 있다. 그는 "그 분을 모티브로 영화가 발단이 되었기 때문에 제 자신이 아닌 타인을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가 과연 누를 끼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에 겁이 좀 났다"라고 거절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는 시나리오, 얘기들이 저를 사로잡았던 것 같다"라고 '변호인'에 대한 뜨거운 믿음을 밝혔다.
영화 '변호인'은 고졸출신의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이 즐겨 찾는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 분)의 아들 진우(임시완 분)의 변호를 맡게 되며 다섯 번의 공판을 통해 정의를 말하게 되고 상식을 말하게 된다.
그 긴장감 있었던 법정 촬영 현장을 임시완은 "법정 장면에서 제 대사가 많지 않아서 송강호 선배님의 연기를 넋놓고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라며 한 단어로 그 당시를 말해달라는 요청에 주저없이 "명품!"이라고 외쳤다.
김영애 역시 송강호가 보여준 법정 장면에 "송강호씨 연기하는 걸 구경했는데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 끝났을 때 스탭들이랑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강호는 "제가 연기한 이례로 처음 연습을 했다. 4, 5일 먼저 세트장에 들어가서 혼자 연습을 하고 감독님께서도 오셔서 도와주시고 상대 연기자가 필요하면 오달수 씨도 언제든지 와서 도와줬다"라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학창시절에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이 모양으로 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영애는 "공부를 열심히 안한게 다행이다"라며 배우 송강호를 추켜세웠다. 이에 송강호는 "공부를 열심히 하니 공부의 맛을 알았다"라고 덧붙여 현장을 폭소케했다.
법정 장면에서 송강호는 헌법 1조를 외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온 헌법 1조는 영화 '변호인' 속 송강호의 입에서 또 다른 울림을 갖는다. 양우석 감독은 "80년대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산업화, 정보화, 민주화가 동시에 이뤄진 밀도 높은 해였다. 그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상식을 지키려고 굉장히 열심히 노력했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함을 말하고 싶었다"라며 '변호인'을 통해 하고팠던 이야기를 밝혔다.
한편, 책 없고 돈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이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 분)의 아들 진우(임시완 분)의 변호를 맡으며 보여줄 가슴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변호인'은 오는 12월 19일 관객들을 만난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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