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학교-친구2-상속자들 센 이미지? 전혀 달라요"(인터뷰)
기사입력 : 2013.10.12 오전 9:14
'친구2'로 스크린 데뷔를 앞둔 배우 김우빈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사진기자, star@chosun.com

'친구2'로 스크린 데뷔를 앞둔 배우 김우빈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사진기자, star@chosun.com


공기반 소리반. 노래를 부르는 무대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다. 공기와 소리는 사람 사이의 대화 중에도 흐른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인터뷰어는 질문을 하고, 인터뷰이는 대답을 한다. 숨을 참고 말을 고르고 숨을 내쉬며 말을 곱씹는 첫 스크린 데뷔를 앞둔 신인배우 김우빈을 '꽉 찬 공기'와 함께 만났다.


김우빈과의 만남이 약속된 장소는 원래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 중인 부산이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서울에서 그를 마주했다. 그는 "너무 서운했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 한 번도 못가봤거든요. 드라마가 방송을 얼마 앞두지 않고 있어 어쩔 수 없었어요"라며 아쉬움을 표한다. 가장 아쉬운 지점을 묻는 말에 "제가 실제로 선배님들을 많이 못 뵈었어요.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서 구경도 하고 싶고 그런 기대감이 있었죠"라며 형 바보의 측면을 보인다.


그가 주연을 맡은 '친구2'에서는 형이라기엔 약간 포스가 다른 선배님들이 함께한다. 유오성, 주진모. 이름만으로 대중들에게 차갑고 무서운 이미지의 두 사람과 함께 하는 첫 영화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다들 현장 분위기가 무거웠을거라고 생각하시는데 남자들끼리만 있어서 더 편하고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벽 없는 대화들? 진짜 형-동생들 처럼. 그렇게 많이 지내서 오히려 다른 현장보다 더 밝았으면 밝았지 어두운 건 없었어요."


하지만 선배님들의 첫 만남을 회상하는 질문에 그는 사실 긴장을 많이 했었다고 말한다. "굉장히 잘해주셨어요. 현장에서도 너무 많이 알려주시고 선생님들이랑 계속 있는 느낌? 제가 느끼는 것과 선배님이 느끼시는 것, 이런 장면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눴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 영화 현장의 경험담 이런 것들을 많이 말씀해주셨죠."


특히 '친구'에 이어 준석 역을 맡은 유오성에게는 각별한 정을 담는다. "사실 유오성 선배님 뵙기 전에 선배님께서 출연하신 모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고 갔어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따뜻하시고 섬세하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실제로 만나뵈니 더 감성적인 분이셔서 놀랐죠."


"특히 저는 유오성 선배님이랑 감정씬이 많았어요. 선배님이 감정을 많이 잡아주셨고, 제가 너무 감정에 오래 빠져있으면 제가 빨리 지칠까봐 먼저 오셔서 계속 이렇게 있지말고 풀었다 조였다 하는게 좋을거다라고 해주시고. 제가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안나오시는 장면에도 혼을 담아서 대사를 같이 쳐주시고 그랬었어요." 동수(장동건 분)의 아들로 등장하는 김우빈을 촬영 내내 유오성은 자신의 아들을 대하듯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회상한다.



'친구2'에서 장동건의 아들로 등장하는 김우빈, 두 사람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신사의 품격'에서 김우빈은 김하늘을 연모(?)하는 동협학생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너무 신기하죠. 제가 '친구2'에 캐스팅이 결정되고 전화를 드렸어요. '형님, 저 아들됐어요' 하니까 장동건 선배님이 '너가 됐구나, 잘 선택했어'라고 하시면서 궁금한 거나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셨어요."


김우빈은 장동건과의 이어지는 인연이 신기한 듯 말을 덧붙인다. "저희 어머니가 제가 어렸을 때 '장동건, 장동건' 계속 그러셨어요. TV에 장동건 선배님 나오시면 '장동건 나왔다'라며 좋아하셨는데, 그게 인연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굉장히 영광이고 너무 좋죠."


영화 '친구2' 제작발표회 후 모 기사에서는 '친구2'는 김우빈이 짊어지고 갈 커다란 산이다라고까지 표현했다. 12년간 회자된 영화 '친구'의 뒷 자리는 그 어떤 스타에게도 결코 가벼운 자리가 될 수 없었을거다. 하지만 김우빈은 그 자리를 시나리오가 자신에게 오기 전부터 너무 기다렸다고 말한다.


"'학교2013'할 때 영화 '친구2'가 진행된단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이)종석이에게 진심반 장난반으로 '친구2 오디션 보러가자'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며칠 있다 아침에 매니저형이 대봉투를 들고 오셔서 딱 꺼내는데 '친구2' 이렇게 쓰여있는 거예요. 제가 어릴 때 너무 좋아했던 영화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고. 그래서 보자마자 바로 하려고 했죠. 망설일 겨를이 없었어요."


'학교2013'에서 김우빈이 보여준 흥수는 학교의 반항아이자 문제아 였고 이종석을 만나 우정을 안방극장에 각인 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흥수학생이 이후 유오성을 만나게 된다면 성훈('친구2' 김우빈 분)이 되지 않았을까? 약간은 황당한 질문에 그는 큰 웃음으로 답을 대신한 뒤 "성훈을 준비할 때 흥수가 참고가 됐다거나 하진 않았어요. 전혀 다른 인물이예요. 이 친구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상처의 폭과 잔인함이 성훈이랑은 전혀 전혀 달라요. 그 차이가 너무 많이나기 때문에 제 얼굴로 연기하는 거지만 인물은 다르죠. 일대기를 아예 새로 썼어요"라고 뚝심있는 답변을 내려놓는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상속자들'에서 김우빈이 보여주는 영도 역시 남다른 캐릭터다. 학생이고, 반항아이고, 친구에게 야구공을 집어던지기도 하는 강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에도 김우빈은 "영도 또한 아예 다른 인물이예요. 가정환경이나 주변환경, 인물들 자체가 다르기때문에 느껴지는 건 차이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전혀 다른 인물이긴 하지만 대중들이 느끼는 반항아, 학생, 센 이미지라는 점에서 김우빈의 이미지가 굳어질까 염려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그는 정작 "사실 저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었는데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계속 하셔서 저도 걱정이 조금 되긴해요"라고 덤덤한 모습을 보인다. "다음 작품도 강한 느낌이라고 해서 거부감이 들거나 그러진 않아요. 작품이 좋고,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저랑 통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거고. 거기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다른 인물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캐릭터로 생각해주셨으면 하는게 큰 바람이죠."


'친구'에 이어 '친구2'를 연출하는 곽경택 감독은 이를 만들게 된 계기가 사람들이 여전히 계속해서 던지는 '동수(장동건 분)를 준석(유오성 분)이가 죽인게 맞지요?'라는 질문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김우빈에게 '친구2'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동수의 죽음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오시면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움이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친구'에서 친구들간의 의리를 느껴서 남성분들 위주로 좋아하셨다면 '친구2'는 가족간의 이야기가 담기면서 남녀노소 불구하고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궁금해한다. 12년간 회자된 "우린 친구아니가", "니가가라 하와이" 등 '친구' 속 명대사가 '친구2'에서도 계속될까. 김우빈 역시 "감독님께 많이 떼를 썼어요"고 답했다. 가벼운 대답 속에 '친구2'를 찍으면서 오케이 싸인을 얻기 바빴던 신인에서 배우로 성장하는, 대 선배님들의 포스에도 현장에서 애지중지 막내로 귀여움(?)을 받았을 사나이가 그려졌다. 그래서 인터뷰 말미에 더욱 궁금해진다. 곧 만나게 될 영화 '친구2'가 그리고 첫 스크린에서 마주할 '신인배우 김우빈'이 말이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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