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mintstudio.com
“참는 느낌이 싫어 선택한 작품이 <글로리아>에요.”
“종국이형이 ‘조폭’ 느낌 나게 조언을 많이 해 주었죠.”
“넌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돼!” 배우 이천희를 ‘꼴통’으로 만들어 준 김민식 감독의 말이다.
지난 주말 첫 방송된 <글로리아>에서 ‘하동아’역을 맡은 이천희는 “엉성천희란 말, 이젠 듣지 않겠죠?”라는 말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밝히고 싶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패떴>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졌을 무렵, 사극 <대왕세종>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회식자리가 있었어요. 멀찌감치 절 알아봤던 술 취한 남자분이 오셔서 갑작스레 제 뒤통수를 때렸었죠. 차마 공인된 몸이라 꾹 참고 웃으며 네~ (제가) 엉성천희 맞아요~ 라고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옆에 계시던 최명길 선배님이 그걸 왜 참느냐고 화를 내신 적이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을 왜 해야만 했었는지 잠시 후회가 되었다는 이천희는 “배우로서 처음 예능출연 당시 고민은 했었지만, 당시 사극을 병행했던 상황이라 오히려 <패떴> 촬영장에 가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풀렸었거든요.”
지금껏 수많은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평소 꼭 함께 연기해보고자 했던 배두나를 만나 기분이 좋았다던 이천희는 동갑내기 배우인데다 우연찮게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카메라 필름 인화를 할 때에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곤 했었단다.
그 둘은 <글로리아> 촬영 초반 급격히 친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이유인 즉, 배두나가 맡은 ‘나진진’이란 역할이 여성미 전혀 없는데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의 다혈질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첫 촬영하자마자 바로 말 놨어요.(웃음) 두나가 제 머릴 잡고 두들겨 팰 때 존댓말을 써가며 그 상황을 만들기가 어려웠거든요. ‘괜찮아?!’ 하며 먼저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그렇다면, 이천희가 바라는 여자친구는 과연...?
“사실, 예능에서도 효리와도 친하게 지냈지만, 요즘 제가 만나는 여자분들은 하나같이 캐릭터가 강해요. 나이 서른 줄이 넘었는데도 가끔 주눅이 들어서 그런지 오히려 제가 감싸줄 수 있는 여자친구 제대로 못 만들어본 게 우습기도 했어요, 하하!”
그를 실제로 보면 ‘엉성천희’란 말은 무색하기만 하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 8kg 감량에 성공한 이천희는 탄력있는 근육질 몸매에 모델 출신다운 큰 키, 그리고 매력적인 환한 미소까지 갖춘 진정 남자였다.
“(웃음)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삼류 조폭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걱정을 해줬던 사람이 바로 종국이형이에요. 형은 저더러 ‘조폭은 너 같은 소년 이미지가 절대 아니야.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 좀더 무게감을 두고 연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죠.”
이천희는 또, 취미생활이 같다던 배우 공유를 절친으로 꼽았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수상레포츠를 함께 즐겨요. 또, 새로 나오는 신차가 있으면 관련 카달로그를 구해서 평론(?)을 할 때도 있고… 무엇보다 갖고 싶은 신상품이 나오면 먼저 차지하기라도 하 듯 자랑하는 데 정신이 없어요. 뭐, 친구들 관계라는 게 다 이렇게 놀면서 우정을 나누는 게 아닐까요?(웃음)”
이천희는 평소 자신의 성격에 대해 “아직까진 저도 제 성격을 파악 못했어요.”라고 했다. 앞으로도 그가 보여줄 게 많다라는 얘기다.
글 성진희 PD / geenie623@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