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좌부터) 허진호 감독, 배우 고원원, 정우성 순 / 더스타 thestar@chosun.com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 스타는 단연 정우성이였다. 그는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팬들과 함께 해운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이날 영화 '호우시절'의 감독 허진호와 배우 정우성 고원원(중국인)이 참석한 '오픈포크' 행사엔 400여 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출연자들의 말 한마디에 환호성을 질렀다.
"반갑습니다. 정우성입니다.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지막 밤을 여러분과 함께 보내게 돼 영광입니다."
정우성은 '호우시절'에서 미국 유학 시절 만났던 메이(고원원 분)와 다시 한번 사랑을 시도하는 건설 중장비회사 팀장 박동하를 연기한다. 근무차 방문한 중국 청도에서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 지난 메이와의 키스를 기억하고 있던 박동하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야릇한 감정에 또 한번 메이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정우성의 멜로 연기가 빛을 보는 순간이다.
허감독은 "두 사람의 짧은 만남과 사랑을 강렬하게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키스신이 필요했고, 멋진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3~4시간을 키스신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성은 "천부적인 자질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웃음)"라고 대답했다. 순간 청중은 환호성을 질렀고, 특히 상대역 고원원에 대한 여성팬의 질투 섞인 외침은 정우성의 입가를 웃게 했다.
고원원에게 던진 "정우성씨의 천부적인 자질을 느낄 수 있었느냐"는 남자 진행자의 짓궂은 질문에 정우성은 "어디 한번 해드려 볼까요(웃음)"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치며 관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정우성을 향한 팬의 질문도 쏟아졌다. '오픈토크' 내내 기자의 옆에서 손가락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정우성에게 신호를 보냈던 한 부산 여성은 "극 중 돼지 내장탕을 맛있게 먹던데, 소감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정우성은 "솔직히 내장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촬영 전 감독에게 몇 번을 물어봤는데, '진짜가 아닐 거야'란 애매모호한 대답만 했다"며 "어찌됐든 연기에 몰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곁에서 듣던 허감독은 "함께 출연했던 김상호씨는 끝내 입에 대지도 못하더라"며 은근슬쩍 정우성의 연기 몰입력을 칭찬했다.
극 중 메이는 "나는 돼지 내장탕을 잘 먹는 남자가 좋더라"고 말했고, 평소 이 음식을 싫어했던 박동하는 맛있게 돼지 내장탕을 먹는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라면으로 은수와 상우의 인연을 만들었던 허감독은 이번엔 '돼지 내장탕'으로 동하와 메이의 사랑을 이어가려는 재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우성의 호우시절은 언제였을까?" 마지막 질문이 정우성을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정우성은 "지금이 나의 호우시절이다"고 말했다.
"좋은 감독과 연기자분과 연기를 할 수 있었고, 이렇게 영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 지금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이 추억이 되고, 이 것이 때로는 더 나은 미래가 될 수 있는 어떤 밑거름이 되는 지금. 여러분도 지금을 늘 소중하게 생각하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추운데 지금까지 앉아서 이렇게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만남에는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으며, 정우성을 비롯해 고원원 허진호 감독 그리고 영화팬들은 행복한 미소로 시간을 보냈다.
사진 : 정우성
사진 : 고원원
사진 : 해운대 피플빌리지서 진행된 <호우시절> 오픈토크 현장
글 부산= 조선닷컴 뉴스미디어부 이승우 기자 / press0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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