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샤이니, 소녀시대의 춤 뒤엔 그녀가 있었다. - 리노 나카소네 인터뷰
기사입력 : 2009.09.02 오후 1:02

세계적인 안무가 리노 나카소네 인터뷰


격렬한 춤과 노래를 한꺼번에 소화하는 가수는 국내에서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이러한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태국, 대만,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시장을 넘어 본류 미국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리노 나카소네. 우리에게 생소한 이 일본인은 샤이니와 소녀시대의 안무가로 참여하여 세련된 안무를 선보였다. 그녀의 이름이 처음 국내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6월에 선보인 샤이니의 데뷔 곡 ‘누난 너무 예뻐’를 통해서이다. 그녀는 자넷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스테이시 오리코 등의 세계적인 슈퍼스타의 안무가로 해외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떨쳤다. 최근의 소녀시대 ‘제기차기 춤’과 ‘각선미 춤’은 바로 그녀의 연출이다.


리노 나카소네

리노 나카소네


1979년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태어난 리노 나카소네는 어려서 마이클 잭슨과 자넷 잭슨을 우상으로 섬겼다. 그들의 춤을 좋아했던 그녀는 19세가 되던 해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현재는 Beat Freaks라는 팀에 소속되어 댄서와 안무가로 활동 중이다.


미국 LA에 살고 있는 리노 나카소네를 더스타가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졌다.


결정적으로 댄서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와 미국으로 간 이유는?


나는 어려서부터 마이클 잭슨과 자넷 잭슨의 광 팬으로 가히 ‘스승’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하는 걸 무작정 따라 했다. 그러나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정식으로 댄스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1999년도에 미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마이클 잭슨이 있는 곳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고 싶었다. 미국에 오게 되고 그들과 같이 있게 된 것만으로도 진정 내 꿈이 이뤄진 것이다.


전문댄서 혹은 안무가가 되려고 했던 건 아주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하기보다는, 안무교습을 받거나 오디션을 보러 가고 댄스교실을 여는 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계속해왔기 때문에 기회가 나에게 왔다고 생각하며,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신은 그웬 스테파니의 ‘하라주크 걸’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샤이니와 소녀시대의 팬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는 발매 전에 당신이 안무를 맡았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었다. 한국 쪽의 반응을 실감하고 있는가?


현재 나는 L.A.에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관심을 아직 못 느끼고 있다. 대신 가끔 몇몇 사람들로부터 한국에서 기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지난 5월 L.A.의 헐리웃 볼(Hollywood Bowl)에서 열린 ‘한인음악축제’에 샤이니와 소녀시대의 공연을 보기 위해 갔었다. 그 곳에서 그들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실감했고,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에서 춤이나 안무가 매우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내가 안무한 작품을 알아주는 것 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최근 즐겨 듣는 가수는?


나는 옛 것에 더 향수를 가지는 사람으로 여전히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듣길 좋아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굳이 고른다면 Lady Gaga 같은 경우 매우 독특하고 멋진 것 같다. 샤이니의 음악도 좋아한다. 내가 그들의 안무를 담당해서가 아니라, 난 그들의 노래가 정말 좋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일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젠 일본 대중음악보다 한국 가요를 더 많이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가수 및 그들의 춤 동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중인 한국 가수들에 대한 견해는?


세계를 무대로 여러 언어로 말하고 노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그들을 존경한다. 나는 그것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박진영과 이전에 작업해본 적이 있었는데, 전문가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었으며 자기가 원하는 것에 대해 매우 충실하고 투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멋진 사람이었고 그의 음악과 춤 역시 좋아한다.
보아(BoA)는 미국과 일본에서 그녀와 함께 일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그녀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에서 일하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그녀의 뮤직비디오를 봤다. ‘I did it for love’와 ‘Energetic’을 특별히 좋아한다.

리노 나카소네

리노 나카소네


해외에서 작업 한 안무는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 아티스트에게 전달되는가?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와 ‘줄리엣’의 안무는 직접 그들을 만나서 전수했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는 비디오 테이프를 제작하여 SM엔터테인먼트 측에 보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안무팀은 이를 가지고 소녀시대에게 전수했다. 경우에 따라 안무 내용을 바꾸기도 한다. 샤이니의 ‘산소 같은 너’와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는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즉, 나와 SM엔터테인먼트 안무팀과의 공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안무를 맡은 샤이니와 소녀시대에 대한 느낌은?


샤이니의 안무를 담당할 때는 서울에 있었다. 머무는 동안 그들이 노력하는 모습에 무척 감동받았다. 그들은 가수이자 우수한 댄서다. 이전에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서 때로는 너무 어려워 쉬운 동작으로 바꾸기도 했는데, 이들은 정말이지 내가 가르치는 모든 걸 소화해냈다. 춤추면서 동시에 어떻게 이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는지 감탄했다.


소녀시대는 트랜드를 선도할 만 한 요소가 많다. 그들의 음악과 춤이 사람들로 하여금 따라 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예쁜 9명의 소녀가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소녀시대는 많은 인원이 꽤 조화롭게 어울린다.
‘소원을 말해봐’ 발표 이후 소녀시대 일부 멤버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녀들은 안무를 잘 소화했는지 궁금해했다. 수영은 일본어를 구사하고, 제시카는 영어를 잘해서 그들과 의사소통에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다 두 가지 언어는 기본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소녀시대의 ‘제기차기춤’과 ‘각선미춤’이 화제가 됐다.


그 안무 동작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게 재미있다. 먼저 그 노래를 듣고 동작이 머리에 떠올랐다. 단지 음악 자체가 춤을 이끌어준다. 지금 생각해 보면 탱고나 살사 뮤직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소녀시대의 지난 뮤직비디오들을 보면서 단순화시켜서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변형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전속 안무가가 이 춤에 많은 도움을 줬다.

리노 나카소네와 댄싱팀 Beat Freaks

리노 나카소네와 댄싱팀 Beat Freaks


앞으로도 한국의 아티스트들의 안무를 담당할 계획이 있는가?


최근에 SM엔터테인먼트의 새 그룹 f(x)과 작업했다. 그들의 데뷔 곡은 아니다.
그 이후에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사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는 게 이 업계 생리이지만, 한국 아티스트들과 꾸준히 작업하려고 하고 있다. 기회가 생긴다면 서울에 다시 가고 싶다. 그리고 정규 댄스 교실을 열어 춤을 가르치고도 싶고, 샤이니, 소녀시대와 작업했던 것처럼 다른 안무작업도 해보고 싶다. 과거에 내가 마이클 잭슨, 자넷 잭슨, TLC 등을 보면서 따라 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내 안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을 보곤 한다. 나를 통해 배우면서, 그들이 조금씩 습득해가는 것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지금은 여성댄스 그룹 Beat Freaks과 댄스 파트너인 Maryss from Paris와 함께 진행하는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가라오케에 가면 한국노래를 즐겨 부른다던데


샤이니의 ‘아미고’는 친구들과 뮤직 비디오까지 만들어 유투브에 올려놓았을 정도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한국 가수가 있다면?


나와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같이 일하고 싶다. 샤이니도 계속해서 작업해보고 싶고, 소녀시대, f(x)도 계속 하고 싶다.
슈퍼주니어와는 아직 같이 작업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들과 작업할 기회를 가진다면 무척 좋을 것이다. 도전을 좋아하고 각각의 다른 취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을 접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한마디


한국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 만으로도 참으로 영광스럽다. 고맙고, 한국말을 열심히 배워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국말로 전하고 싶다. 음반작업 참여를 통해 내 작업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해준 SM엔터테인먼트에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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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더스타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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