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러너' 이기홍-토마스 생스터 내한 기자회견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섹시 버디(Sexy buddy, 섹시한 단짝)라고 덧붙여 주셔야 할 것 같아요."
통역을 담당한 사람이 토마스의 답을 전할 때, 이기홍이 공손하게 한 마디 거들었다.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내한 기자회견의 풍경 중 하나다.
3일 오전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영화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의 배우 이기홍과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Thomas Brodie Sangster)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6살까지 시간을 보낸 이기홍은 그의 표현대로 "집에 온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기홍은 한국에 온 소감으로 "한국에 와서 너무 좋다. 집에 다시 온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메이즈러너>가 대박나길 바란다"라며 내한 기자회견에 모인 기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첫 인사를 건넸다.
이날 이기홍은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익숙하다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그는 영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한국어 단어는 그대로 말 속에 녹였다. 영어로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말미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는 한국어로 덧붙였다.
그는 6살 까지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한국의 기억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홍아~, 기홍이랑 놀아도 돼요?"라는 말이 기억난다며 한국말로 어린시절을 꺼냈다. 그가 한국을 떠나 도착한 미국 LA는 겨울이 없는 날씨라 한국에서 겨울에 아파트 앞에서 친구들과 눈싸움 했던 것들이 많이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기홍은 미국에서 동양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메이즈러너> 시리즈에서 '민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할리우드를 이끌어 갈 또 한명의 한국계 배우의 탄생을 알렸으며 미국의 연예 매거진인 '피플'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에 4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그는 "제가 한국사람이라서 정말 자랑스럽다. 그래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이어 "<메이즈러너>에서 남성적이고 강한 역할을 맡아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동양계 배우들의 캐스팅에 천천히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양의 작가, 연출가, 감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민호' 역을 맡게 돼 축복받은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배우로서,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진지할 때는 진지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내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Thomas Brodie Sangster)를 살뜰히 챙겼다. 한국어로 다소 긴 질문이 있을 때에는 통역사에 이어 토마스 생스터에게 한 번 더 내용을 설명했다. 가벼운 질문에는 함께 미소를 지었으며 토마스 생스터에게 이기홍이라는 배우를 묻는 질문에 그의 답변이 끝나자, 스스로 마이크를 들고 "저도 토마스 생스터의 말에 화답해야할 것 같다"라며 그를 칭찬함에 아낌이 없었다.
아내 바라기 면모도 빛났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4위'로서 '민호' 역할의 관전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제 아내가 가장 잘 표현 한 것 같다"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답한 것. 그는 "아내가 '민호는 섹시하고 핫한데 당신은 아니야'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살아 움직이는 미로 '글레이드'에서 벗어난 러너들이 도착한 폐허의 도시 '스코치'에서 벌이는 치열한 생존 사투를 이기홍(민호 역)과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뉴트 역)를 비롯 딜런 오브라이언(토마스 역), 카야 스코델라리오(트리사 역)의 열연으로 담아낸 영화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은 오는 17일 개봉해 한국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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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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