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권상우, "10년 후 최지우와 '천국의 유혹' 찍고 싶다" / 사진 :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배우 권상우의 재치 있는 말 한마디에 취재진이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10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유혹'(극본 한지훈, 연출 박영수) 제작발표회에서 권상우는 최지우의 유혹의 기술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난처해하던 최지우가 "보는 분들이 판단해주지 않을까?"라며 어물쩡 넘어가려던 대답에 "사겼던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냐"며 농담을 던지는 등 한 편의 예능프로그램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최지우는 "나는 내가 하는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한다. 이번 작품도 최고의 작품이 될거라 믿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작에선 웃음도 꾹 참고 있어야 해서 멜로에 목말라 있었는데 '유혹'을 통해 그런 점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권상우가 많이 배려해주고 현장에서 웃게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유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자 권상우는 "이번 드라마가 잘돼서 '천국의 유혹'이란 드라마를 10년 뒤에 찍고 싶다"고 난데없이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최지우와 11년 전에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이번 드라마 '유혹'의 이름을 합쳐 '천국의 유혹'이라고 말한 것.
권상우의 유쾌함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일탈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니요"라고 장난스럽게 답한 것. 뿐만 아니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이정진에게 "이번 드라마에서도 내 것을 빼앗는다. 10년이 지나도"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이정진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연정훈이었다"라며 배우 한가인의 남편인 연정훈을 깜짝 언급했다. 이정진은 "잘 생각해봐라. 이게 참"이라며 "연정훈과는 친구다. 정훈아 멋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권상우가 맡은 차석훈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오직 뛰어난 두뇌 하나로 정직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사려깊은 여자 홍주(박하선)를 만나 결혼하고 대학선배 도식과 회사를 차리며 행복한 날을 꿈꾸지만, 도식이 공금을 횡령하고 잠적하자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난다. 벼랑 끝에 선 석훈은 세영(최지우)의 거절할 수 없는 10억 제안을 받고 갈등한다.
이와 관련 권상우는 1억을 받고 고민에 빠지는 장면에 대해 "오늘 공과금이 빠지는 날이라 문자메시지가 많이 오더라"며 "현실적으로 돈 문제가 해결되면 가족과 모든 걸 지킬 수 있는 상황이라면 흔들릴 것 같다. 드라마에 몰입해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납득이 가는 설정이다"고 말했다.
최지우가 맡은 유세영은 젊은 나이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끈 동성그룹 대표로, 일과 결혼한 워커홀릭이다. 자궁적출 수술을 미루고 떠난 홍콩 출장에서 석훈(권상우)-홍주(박하선) 부부를 마주치게 되고 충동적으로 10억 제안을 한다.
'유혹' 연출을 맡은 박영수PD는 "최지우의 세련되고 우아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기대하고 배역을 제안했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굉장히 도발적이고 섹시한 부분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며 최지우의 연기 변신을 언급했다.
11년 전 풋풋한 첫사랑의 싱그러움을 그렸던 권상우와 최지우가 이번엔 성숙한 어른들의 멜로 드라마를 시청자 앞에 내놓는다. '천국의 계단'과 '유혹'의 차이점은 두 배우가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난 후에 만났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꽤 많다. 가장 큰 차이점과 관전포인트는 제목 그대로 '유혹'이다. 권상우와 최지우는 과연, 시청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유혹'은 인생의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예측불허 사랑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로, 오는 1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화 밤 10시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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