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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인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공유
"너무 충격적인 사실이기에 소설보다도 더 조금 다뤘다"-황동혁 감독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는 한 문장은 원작자인 공지영과 감독,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최대한 원작에 충실해지려 노력했다는 황 감독의 말과 사회적으로 마무리 되지 않은 이 사건이 묻히지 않길 바라는 배우들의 진심이 극장에 울려 퍼졌다.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 제작: 삼거리픽쳐스, 판타지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진지한 입장을 밝혔다.
공유는 극중 자애학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 '강인호' 역을 맡아 사건의 진실을 아이들의 편에 서서 파헤치는 인물을 연기했다. 상대역인 정유미는 뻔뻔하고 당찬 인권센터 간사 '서유진'으로 분해 인호와 함께 사건의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두 배우와 황 감독은 "'실화'이기 때문에 고민했고 망설였지만, 결국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중 가장 애착을 보인 사람은 바로 공유. 군 복무기간 병장진급 기념으로 지휘관에게 건네받은 소설 한 권에 매료돼 영화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한 그는 "내가 이 작품을 하지 못했더라도,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꼈을 것"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그동안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2007), 영화 <김종욱 찾기>(2010) 등을 통해 '로맨틱 가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공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인물을 그려낸다. 성숙한 남자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점에 대해 공유는 "뭔가를 의도했다기보다 주어진 상황과 시놉시스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영화가 개봉됐을 때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작품을 마친 공유는 자신의 팬카페에 "4개월 가량 이번 작품을 촬영했는데 촬영 내내 이유 없이 가라앉는 순간이 있었고, 촬영 이외의 순간에 아팠다. 아팠지만 어느 영화를 촬영할 때보다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사건을 이끄는 또 다른 주인공인 정유미는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쉬는 시간이 많은 것"을 꼽아 현장을 잠시나마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정유미는 "공유 씨나 아역들은 고생하며 촬영하는데, 저는 잠깐 촬영하고 쉬고 쉬는 날도 많아서 그게 너무 힘들었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충격적이기에 실제 사건의 반 밖에 다룰 수 없었다는 소설 <도가니>에 비해 영화의 수위는 어떻게 다뤄졌느냐는 질문에 황 감독은 "영화는 시청각적으로 담아내기 때문에 소설보다도 덜 담아내려 했다. 그럼에도 강할 수밖에 없었다. 소설을 모두 영상으로 찍는다면 너무나도 보기 어렵게 될 것을 알기에 수위 조절에 애를 썼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도가니>는 2009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도가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2005년 무진 자애학원(청각장애인학교)에서 청각장애아를 대상으로 교장과 교사들이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저지른 실제 사건을 담고 있으며, 오는 9월 22일 전격 개봉된다.
글 글 : 장은경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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