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성유리가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억척순금' VS '시크시아' 소박한 순금이 좋아
실제 성격? 상황에 따라 다른... "난 다중인격자?"
"제가 맡았던 식모 말이에요. 지금 살고 있는 주변의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듯 해요. 드라마 속 엔딩 대사를 보면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게 너무 놀랍다'란 대사가 기억에 남거든요. 조금 더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겠구나 하고 다짐했어요"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덥고 맑은 날, 푸른하늘 만큼이나 넓다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또박또박 인터뷰에 응한 배우 성유리. 그가 진정 여배우란 수식어를 얻게 된 세월도 벌써 9년이다. 성유리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수목드라마 <로맨스타운>에서 억척식모 '순금'을 연기했다.
배역을 위해 요리는 물론 완벽한 춤까지 두루 섭렵했다는 그녀는 "집안일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그 과정을 거쳐 순금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던 성유리는 요즘 시대의 당차고 기센 신 여성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브라운관 속 '순금'의 매력은 최근 '기혼녀들이 뽑은 이상형 1위'에 꼽힐 정도로 그 인기가 뜨거웠다. 이에 성유리는 "기분 좋아요.(웃음) 사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운 식모 연기, 많이 부족했지만 후일 가정을 이뤄 남편과 아이들이 생기면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어요, 하하!"
복권에 당첨된 식모 '순금'은 드라마 흐름상 항상 중심에 섰다. 100억 복권이 당첨된 순금이 사랑하는 강건우(정겨운 분)의 마음을 사기위해 시크한 도시의 여성 '시아'로 변신, 눈길을 샀던 에피소드를 떠올린 성유리는 순금 입장에선 매우 슬펐었다고. "현장 스태프들도 소박한 순금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할 정도였어요.(웃음) 변신한 시아보단 저나 스태프들이나 마찬가지였죠"
그렇다면, 실제 성유리의 모습은 어떨까? '건어물녀'였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크게 웃으며)아니, 아니, 그렇지는 않아요.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이 제 안에 있는 거 같아요. 혼자 있을때는 우울하기도 하고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반면,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선 굉장히 밝고 털털하거든요. 낯선 사람에겐 정말 차갑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죠. 이만하면 저 다중인격자 인가요? 후훗!"
그의 물음에 "평소 배우의 기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 작품으로 성유리는 그저 어여쁜 요정이란 말보단 '성유리의 재발견', '배우로서의 큰걸음'을 했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본인의 연기에 대한 평가를 점수로 표현해줬으면 했다. "음... 51점?... 이제 (내 연기인생의) 반을 시작한거죠. 칭찬을 많이 들을수록 힘이 났어요. 그런 찬사를 쉽게 져버리고 싶지 않은 욕심도 생겼고요"
대중들이 늘 원했던 상큼발랄한 캐릭터만을 소화했던 건 아니었다. 그는 배우 장혁과 호흡한 장편독립영화 <토끼와 리저드>에 출연한 경험이 가장 소중했었다고 했다. "차분하고 아픔이 있는 캐릭터였죠. 대중성이 없어도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그런 부분까지 매력적으로 표현한 절 사랑했어요"
지금껏 여러 작품을 소화하며 어느 덧 서른 살이 된 배우 성유리. 배우로서의 성장통을 거쳐 30이란 숫자가 현재 그녀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배우로서 연기의 폭이 넓어진거죠. (식모 연기를 한지라) 이젠 아주머니 역할도 가능하고 또, 여고생 역할도... (웃음) 결론적으로 20대 시절 누리지 못한 자유를 얻은 기분이에요"
그 자유를 잠시나마 느끼고 싶다는 지금, 성유리에겐 온 세상 여성들이 부러워하는 '완벽한 남자' 보단 "절 많이 사랑해주는 남자? 그런 사랑 하고 싶어요..."라고 밝게 웃음 지었다.
글 글 : 성진희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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