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포토그래퍼 홍주표 / 크레딧라인스튜디오 creditline.co.kr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 결코 아냐
'블랙스완'의 나탈리 포트만처럼...
가냘픈 체구에 인형같은 미소, 여성스러우면서도 새침떼기 같은 순수한 열정의 소유자 남규리를 만났다. 똘망똘망한 큰 두 눈망울을 바라보며 반갑다며 웃으며 인사하기도 전에 잠시 무표정한 그녀를 보고 있노라니 내심 분위기가 묘했다.
"제 표정이 늘 차갑냐구요? 그런 오해 종종 들어요. 어려운 자리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얼굴이 경직되곤 해요, 후훗!"
지난해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 김수현, 연출 : 정을영)의 '초롱이'로 본격 연기에 도전한 배우 남규리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아가씨 '신지현'으로 분한다. 드라마 <49일>은 남규리가 안방극장 주연을 꿰찬 야심작으로 극중 송이경(이요원 분)에 빙의되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세 사람의 눈물 방울을 찾아 나선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초롱이 역을 하기까지,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專業)하는 과도기였던 터라 보이지 않게 눈물나는 노력을 했어요. <49일>을 집필하신 소현경 작가님도 그 작품 속 초롱이를 보시고 신지현으로 낙점해주신 것 같아요”
닳도록 찢겨진 이 두 작품의 대본과 쪽잠에 든 그녀의 사진이 최근 온라인을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던 게 사실. 그녀는 “다른 직업은 생각할 수 조차 없어요. 어릴 적부터 가수 아니면 배우가 되겠다는 굳은 의지로 버텼죠. '배우를 선택했다' 라기보단 그냥 이거밖에 없었어요. 내가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다보니 지금의 내가 된 거죠”
과거 그룹 ‘씨야’로 데뷔(2006), 인기절정의 가수로도 활동했었던 남규리는 연기자로 새롭게 시작하는 문턱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보다. “전혀 없다곤 할 수 없어요. 무대에 서면 늘 팬들과 호흡할 수 있었기에 때론 그립기도 했어요. 이젠 연기를 하면서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이루고 싶어요. 가수가 아니라면 OST로 활동 폭을 넓히고 싶어요(웃음)”
남규리의 또 다른 도전은 바로 뮤지컬. '발레'가 주를 이룬다면 도전해 볼 만 하다고 자신한 그가 좋아하는 女배우는 영화 <블랙스완>의 히로인 '나탈리 포트만' 이었더라. “(그 작품을 본 순간) 내 가슴에 뭔가 퍽! 하고 와 닿았어요. 짬짬이 시간내서 두 번이나 봤는데 발레를 소재로 온몸으로 모든 걸 다 표현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유명스타보단 진정 배우를 선택하겠다는 남규리는 나이가 들어도 늘 한결같은 백조(白鳥)를 닮고자 했다. "이제 막 연기의 맛을 느끼고 있는 지금, 감정연기의 깊은 맛은 아직 음미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 고민에 부딪치는 순간 ‘과연 이 일에 재능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그럴수록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싶죠. 현재 내 유일한 직업이니까요"
글 글 : 장은경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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