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에 이어 '비상선언에서 만나는 배우 이병헌과 송강호 / 사진 :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스틸컷
송강호와 이병헌이 영화 '비상선언'에서 만난다. 말 그대로 믿고보는 배우 두 사람이 믿고보는 만남을 가진다.
배우 송강호와 이병헌이 대중에게 심어준 기대 때문이다. 두 배우는 이미 각자의 작품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신뢰감을 높였다.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 '광해', '남산의 부장들', 그리고 tvN드라마 '미스터 선샤인'까지 이미 연기력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우다.
송강호는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의 영광과 함께 'SAG(미국배우조합상)'에서 앙상블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배우로 한 걸음 올라섰다. '비상선언'은 그 이후 선택한 작품이라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각자의 길 위에서 단단해진 두 사람이다. 하지만 함께했을 때, 두려운 것이 없는 시너지가 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였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 초소병(신하균 분)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당시 이병헌은 남한의 이수혁 병장 역을, 송강호는 북한의 오경필 중사 역을 맡았다. 남북한의 이질적인 환경 속에서 휴머니즘이 살아있었던 것은 두 사람이 작품 속에서 진하게 보여준 인간미 덕분이었다.
이후 송강호와 이병헌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만난다. 1930년대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의 축소판인 제국 열차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세 남자의 만남을 담은 작품이다. 제목과 연결 지어 말하자면, 이병헌은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이자 '나쁜 놈'인 박창이 역을, 송강호는 잡초같은 생명력의 열차털이범이자 '이상한 놈'인 윤태구 역을 맡았다. 당시 한국영화에서 낯선 웨스턴 풍의 영화는 두 사람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두 사람이 만난 그다음 작품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밀정'이다. '밀정'(2016)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의열단을 잡으려는 일본과 속내를 감춘 채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의 모습을 담았다. 극 중 송강호는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 역을, 이병헌은 특별출연으로 의열단 단장 정채산 역을 맡았다. 조국을 위하는 뜨거운 가슴과 차갑게 움직여야 하는 두 조직을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5월 촬영에 돌입하는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재난영화다. 송강호는 작품 속 전대미문의 항공 재난 뒤를 쫓는 형사 역을, 이병헌은 비행기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나 딸을 위해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역을 맡았다. 현대극에서 두 사람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영화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과 함께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함께한다. 메가폰은 '관상', '더킹'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