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이나 반항아 캐릭터를 맡았다. 드라마 데뷔작인 KBS2 '드라마 스페셜-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강미르, SBS '신사의 품격' 김동협, KBS2 '학교 2013' 박흥수, SBS '상속자들' 최영도. 그런데 네 명에게서 한 번도 비슷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흥수는 시간이 지나며 우정을 진하게 보여줬고, 영도는 시간이 지나며 사랑을 진하게 보여줬다.
"뭘 또 이렇게 받아쳐, 완전 신나게", "눈 그렇게 뜨지 마, 떨려" 등 김우빈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김은숙 작가의 말맛과 패러디까지 된 '학교 2013'의 흥수의 대사들은 여전히 귀에 남아있다. 김우빈은 캐릭터의 맛을 살리는 비결로 "인물이 살아가면서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대본 표면뿐만 아니라, 내면 깊숙이 파고드는 것은 배우 김우빈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김우빈이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중의 곁을 떠나야 했다. 비인두암 판정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과거 인터뷰에서 김우빈은 데뷔 전 힘들었던 시절,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자에게만 시련을 준다"는 말로 이겨낼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렇게 단단해진 덕분일까. 김우빈이 완치 판정을 받고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김우빈은 '제40회 청룡영화상'에 시상자로 올랐고, 팬 미팅으로 다음 행보를 이어갔다. 팬과 만날 때면 "동네 오빠 같은 느낌"을 전하고 싶다던 김우빈의 바람이 이뤄진 날이었다.
김우빈은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가제)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김우빈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보며, 돌아올 그의 캐릭터를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