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직한 후보'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총선을 앞두고 역대급 정치 코미디가 스크린을 찾는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언론시사회가 열려 장유정 감독을 비롯해 라미란, 김무열, 윤경호, 장동주가 참석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작품은 2014년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원치 않게 갖게 된 '진실의 주둥이' 때문에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는 주상숙의 모습을 통해 웃음뿐 아니라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이날 장유정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그는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하다 보니 이 영화가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 생겼다"며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인 코드가 비슷해야 코미디가 통하는데 브라질과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달라서 한국 현실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속 중요한 첫 사건이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됐다는 판타지적 사건인데, 그 안에서만큼을 리얼리티를 그리고 싶었다"며 "주상숙과 연루된 재단 비리 등 정치적 풍자도 브라질과 한국의 도덕적 잣대가 달라서 우리 실정에 맞춰 변형 시킨 것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장 감독은 작품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취재에 공을 들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국회의원, 보좌관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했다"며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다 담을 수 없었다. 다행히 보궐 선거 기간이 있어서 여러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하는 걸 팔로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취재를 통해 리얼리티를 녹여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라미란은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된 뻥쟁이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았다. 주상숙은 '서민의 일꾼', '국민 사이다'라는 수식어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만, 사실은 4선을 넘어 대선을 꿈꾸며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할머니의 기도로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되면서 강제로 정직한 삶을 살게 된다.
'정직한 후보'에 대해 "정치 영화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 라미란은 "감독님께서는 풍자를 생각해서 넣으셨겠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점 보다도 모든 분들이 갖고 있는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업 자체가 갖고 이는 딜레마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주상숙'이라는 인물이 처한 상황에 (제가) 놓여 있기를 바랐다. (정치색 등)선입견이나 편견을 갖고 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무열은 주상숙의 열정부자 보좌관 '박희철'로 분해 첫 코미디에 도전한다. 희철은 선거를 앞둔 어느날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자 평화롭던 일상이 전쟁터로 변하게 된다.
연기 인생 첫 본격 코미디에 나서게 된 김무열은 "(제가) 웃기려하기 보다는 라미란 선배님이 웃기시는 걸 받아내려고 했다. 진지하게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총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감도 전했다.김무열은 "한창 정치에 관심이 많으실 때다 보니 그런 (정치적인) 방식으로 저희 영화에 접근하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다"며 "우리 영화는 주상숙이라는 사람에게 벌어지는 상황들에 웃음이 나는 이야기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라미란의 미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충무로 대세' 윤경호가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 역을, 신예 장동주는 주상욱과 봉만식의 아들이자 자유로운 영혼의 버클리 음대생 '봉은호' 역을 맡았다.
두 배우는 코미디 장르와는 상반된 현장 분위기를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윤경호는 "우리는 진지하게 했다"며 "촬영이 딱 들어가면 살벌한 전쟁터 같은 분위기 속에 연기했다. 재미가 없으면 감독님께 호출을 받아서 불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혼나면 혼날수록 더 진지해서 웃긴, 묘한 분위기가 생겼다. 촬영 현장이 사뭇 진지해서 우리 영화가 코미디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장동주 역시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화목하고 즐거운데 카메라가 돌아가면 좀 진지해진다"며 "장르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하는 데 있어서 스태프분들과 배우들이 각자 갖고 있는 사명감이 뚜렷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르는 코미디지만 현장만큼은 치열했던 '정직한 후보' 팀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라미란은 "다른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감독님과 배우분들과 밥, 술을 많이 먹은 건 처음이었다"며 "그래서 자꾸 그런 친분이 화면에 나오는 것 같다. 그만큼 저희들의 관계가 편해지고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역대급 케미만큼 역대급 웃음과 사이다를 선사할 '정직한 후보'는 오는 2월 12일(수)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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