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백두산' 이병헌X하정우, '스케일 甲' 재난 영화 속 완벽한 연기 시너지
기사입력 : 2019.12.18 오후 8:20
영화 '백두산'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백두산'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천 년간 잠들어 있던 백두산의 폭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초토화된 남북한의 모습과 리얼한 CG로 연말 극장가를 사로잡을 '백두산'의 언론시사회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로 시작하는 영화 '백두산'은 한반도를 초토화할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북한 요원과 남한 대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뿐만 아니라 최대 폭발을 막으려는 민정수석, 지질학 교수에 이어 반드시 살아남아야만 하는 예비 엄마까지. 재난 앞에 놓인 다채로운 인물들의 사투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이해준 감독은 긴장과 웃음을 오가는 강약 조절에 대해 "관객의 리듬감 있는 호흡을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이라고 해서 24시간 하드하게 있을 수가 없다"며 "인간이라면 용변도 봐야 하고, 웃을 일이 있으면 '피식'이라도 웃게 되는 건데, 영화 상영 내내 긴박감과 닥친 상황에 대한 표현들로만 가득했다면 보시는 분들이 어떠실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연출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극 중 이병헌은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이자 첩자 '리준평'으로 분한다. 리준평은 첩보 활동이 발각돼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중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한 남측의 비밀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리준평을 구출해 백두산 최대 폭발을 저지해야 하는 특전사 EOD(폭발물 처리반) 대위 '조인청' 역은 하정우가 연기한다. 전역일에 벌어진 갑작스러운 백두산 폭발로 특수 임무를 맡게 된 조인창은 미사일 해체를 담당하는 기술조로,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는 작전에 투입돼 얼떨결에 작전의 총 책임자가 된다.

그간 다양한 액션 영화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던 두 사람은 '백두산'에서도 노련한 총격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병서 감독은 "이병헌 선배님은 워낙 경험이 많아서 따로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고, 하정우 배우님은 캐릭터 자체가 전투병이 아니기 때문에 임무 과정 속에서 이전의 훈련 본능이 깨어나는 디테일을 연기해주셨다"고 두 배우의 차별화된 매력을 전했다.

두 사람 역시 스케일이 큰 액션신과 리얼한 총격신을 소화하느라 많이 긴장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영화상에서는 총기를 쓰는 것에 거침이 없이 보이지만, 곳곳에 심어 놓은 화약 때문에 속으로는 겁도 났다"고 전했고, 하정우는 "탄두가 없는 공포탄임에도 쏘면 2~3미터까지는 나가기 때문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굉장히 긴장감 속에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헌과 하정우는 서로의 명장면을 추켜세우며 연기 시너지에 기대를 더했다. 하정우는 "후반부에 보천(지역명)부터 마지막 신까지 병헌 형의 그 감성적인 샷들, 표현들이 인상 깊었다"며 "20년 전쯤에 병헌이 형이 나온 'To Heaven' 뮤직비디오가 생각날 정도로 문득 병헌 형의 감성적인 연기를 보며 놀랍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병헌은 "영화를 보면서 하정우 씨의 재치와 유머에 새삼 많이 웃었다"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인창을 납치한 후 용변을 보면서 '다모' 이야기를 한 부분을 꼽았다. 해당 신이 거의 애드리브로 진행됐다고 전한 이병헌은 "그런 장면을 애드리브로 완성하며 정말 많이 웃었다"고 회상했다.


전혜진과 배수지는 위기 속에서도 인간미 넘치고 단단한 여성 캐릭터로 등장한다. 전혜진은 남과 북 모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강봉래의 논문을 토대로 작전을 계획하는 민정수석 '전유경' 역을 맡았다. 전유경은 결단력 있는 카리스마뿐 아니라 강봉래와 인간적 교류를 나누며 리더십을 펼친다.

'전유경'을 "워낙에 대의를 생각하고, 옳고 그름이 선명한 직업을 가진, 현실에서 우리가 바라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전혜진은 극 중 마동석이 연기하는 지질학자 '강봉래'와 인간적 교류를 나눈다. 이에 대해 그는 "마동석 선배님과 리딩을 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제시한 의견이) 감독님들과의 동의하에 현장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둘만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마동석에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연기 호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수지는 조인창의 아내이자 남편이 북한에서 벌어지는 작전에 투입된 사실을 모른 채 홀로 서울에 남게 된 '최지영' 역을 맡았다.

극 중 '인창'(하정우)과 나이 차이가 많은 부부로 등장하는 배수지는 "나이 차이 때문에 생겨나는 부부관계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창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영 캐릭터가 비중이 적기도 하지만, 그 점은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 크게 주안점을 둔 부분은 아니었다"며 "매력적인 작품과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얼리티가 관건인 재난 영화의 특성상 '백두산'은 CG 작업에 큰 공을 기울였다. 김병서 감독은 "화산재로 뒤덮인 안개의 도시, 미스터리한 세계 같은 실루엣과 달리, 그 안을 들여다보면 보이는 생활감들을 중점적으로 콘셉트화 시켰다"고 말했고, 이해준 감독 역시 "세트로 진행할 수 없어서 온전히 풀 CG로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덱스터와 작품 하기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백두산 폭발'이라는 남과 북 공통의 문제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우리의 이야기 '백두산'은 압도적 스케일로 예비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내일(1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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