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치지않아'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동물관에 가짜 동물이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력에서 시작, '웃픈' 동물 생존기를 다룬 코믹 영화가 세대불문 웃음보를 자극한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 제작보고회가 열려 손재곤 감독을 비롯해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전여빈, 김성오가 참석했다.
극 중 안재홍은 대형로펌의 수습 변호사로 온갖 무시를 당해도 꿋꿋이 버텨내는 '태수'로 분한다. 극한의 추위를 버티는 북극곰처럼 뛰어난 생존력을 가진 그는 '동물 없는 동물원'의 원장을 떠맡는다.
안재홍은 "태수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라며 "갈증을 느끼고 불안감을 느끼는 와중에 첫 미션을 받게 되는데, 그 미션이 망해가는 폐장 직전의 동물원을 정상 운영을 시키는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북극곰을 맡았는데, 곰 탈이 덥고 무겁고 힘들어서 갈증을 느낀 나머지 관람객이 없는 와중에 콜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어떤 관람객에게 발각되고 소문이 나면서 하루아침에 전국적인 스타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재홍은 북극곰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종종 북극곰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생긴 것도 그렇고 제가 추위를 안 타는 편이고, 겨울을 좋아하고, 찬 음식과 콜라를 좋아한다"며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북극곰을 맡게 돼 신기하고 재밌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강소라는 외길인생 수의사 '소원'으로 분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산파크의 마스코트 북극곰 '까만코'와 함께 사는 게 꿈이었던 그는 동산파크의 부활을 위해 기꺼이 사자탈을 쓴다.
"어릴 적부터 동산파크의 북극곰을 보면서 수의자의 꿈을 꾼 인물"이라고 소원을 설명한 강소라는 "태수가 들어와서 황당한 제안을 할 때 누구보다 화내고 어이없어하는 인물인데, 태수의 진정성과 변해가는 태수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제안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간 당찬 여성 캐릭터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강소라는 '해치지않아'를 통해 연기적 도전에 나선다.
손재곤 감독은 "영화 속 '소원'이라는 캐릭터가 똑 부러지고 당찬 캐릭터인데, 강소라 씨의 큰 매력 중 하나가 '써니'나 '미생'에서 봤듯이 당당한 매력을 가진 점"이라며 "이런 부분이 사자와도 닮아서 캐스팅했다"고 강소라의 매력을 꼽았다.
박영규와 김성오, 전여빈은 각각 전 원장 '서원장', 사육사 '건욱', '해경'을 연기한다. 박영규는 "동물원이 잘 나가다가 세월이 흘러서 동물원이 없어져야 할 위기에 처한 동물원장"이라며 "동물원을 정리하려고 온 태수와 갈등하면서도 그의 의견에 따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극 중 고릴라이자 사육사로 나서는 김성오는 "말도 안 되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 '건욱'인데, 나무늘보 때문에 이 일을 선택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또한, "이 선택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모습에 스스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혹시나 나의 짝사랑이 성공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고릴라가 사랑하는 나무늘보 '해경' 역은 전여빈이 연기한다. 전여빈은 해경에 대해 "동산파크의 무념무상 사육사"라며 "동산파크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새 원장이 와서 동물 위장 근무를 제안했을 때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원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오와 전여빈은 동물을 연기하는 고충을 토로했다. 김성오는 "처음 촬영장 가서 탈을 입었는데 추운 날 촬영했음에도 조금만 지나면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며 "촬영이 끝나고 탈을 벗을 때는 몸과 탈이 땀으로 흡착돼서 잘 안 벗겨져 고생했다"고 회상했고, 전여빈은 나무늘보의 특성을 몸에 익히느라 고생했다고. 그는 "나무늘보 영상을 봤는데 정말 움직임이 없더라"라며 "움직이고 싶어도 참는 것, 행동을 빨리하고 싶더라도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노고를 전했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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