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無자극 無악인"…'검사내전' 이선균X정려원, '소소X확실한 공감'으로 안방극장 정조준
기사입력 : 2019.12.16 오후 5:46
JTBC '검사내전'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JTBC '검사내전'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뉴스와 드라마에서 보던 카리스마 넘치는 전문직 검사가 아닌, 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검사들의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가 시청자의 공감 저격에 나선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공감'으로, 우리네와 다를 바 없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펼쳐낼 '검사내전'이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쏠린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극본 서자연·이현, 연출 이태곤) 제작발표회가 열려 이태곤 감독을 비롯해 이선균, 정려원, 이성재, 김광규, 이상희, 전성우가 참석했다.

남해안의 조용하고 한적한 소도시 진영을 배경으로 하는 '검사내전'은 미디어 속 화려한 법조인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고향 진영에서 평화로운 검사생활을 하고 있던 '이선웅'의 앞에 역대급 앨리트 '차명주'가 오면서 벌어지는 소리없는 전쟁을 담았다. 특히, 거대한 음모도, 악명 높은 살인마도 없는 곳에서 일에 쫓기며 사는 검사들의 리얼한 오피스 드라마로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검사내전'은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김웅 검사가 겪은 에피소드와 자전적인 이야기를 드라마로 재각해 현실 검사들의 생활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이 감독은 원작 에세이를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이 새로 만들어졌지만, 책 속이 들어있는 진수를 담아내는 게 저에게는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많은 에피소드들이 새롭게 재탄생되고, 어떤 것은 비극으로, 어떤 것은 코미디로 재탄생했다"며 "드라마화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웅 검사님의 태도나 기발한 에피소드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드라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주인공에 대해 "극 중 이선웅과 차명주는 대학 시절부터 있었던 유쾌하지 않은 기억에서 시작되는 인연"이라며 "굉장히 앙숙인데, 현실에서는 둘이 너무 친해서 캐릭터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될 정도였다"고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극 중 이선균은 10년차 검사 '이선웅'을 연기한다. 욕심이 없는 이선웅은 한적한 소도시 진영에서의 검사 생활에 만족하며 사는 인물로, '내일도 오늘만 같아라'라는 모토를 가진 '생활형 검사'다.

이선균은 작품 선택의 이유로 캐릭터의 이름을 꼽았다. 그는 "극 중 '선웅'이라는 이름이 제 이름 '선'균에 김'웅' 검사님 이름을 섞은 건가  싶어서 운명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웅 검사님을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유튜브로 강연하시는 거나 TV에서 인터뷰하는 걸 참고해서 배역을 준비했다"며 "기본적으로 김웅 검사님처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대본 속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정려원은 대학 4년 내내 수석, 사법시험도 수석, 연수원도 수석으로 졸업한 앨리트 '차명주'로 분한다. 검사 생활 11년 내내 화려한 이력을 쌓으며 탄탄대로를 걸어온 차명주는 '검사들의 유배지' 진영지청에 발령받으며 파란을 예고한다.

"또다시 검사 역을 맡게 됐지만 임하는 분위기가 다르다"라고 운을 뗀 정려원은 "현장 분위기도 전작보다 일상적인 소재를 다뤄서 연기하기가 참 재밌고 기대된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원작 에세이에는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을 연기하는 정려원은 "원작에 차명주 캐릭터가 없어서 다가가기 더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매회 당 주인공이 따로 있어서 몰입해서 연기하기가 쉬웠다"며 "평상시에는 말하면서 몸짓을 많이 하는 편인데, 차명주는 그런 잔가지들을 빼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목소리 톤을 정하는 데 노력했고, 의상도 화려하지 않게, 머리는 단정히 묶은 모습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성재와 김광규는 각각 진영지청 형사2부 부장검사 '조민호'와 수석검사 '홍종학' 역을 맡았다. 조민호는 입만 열면 잔소리에 욱하는 성격을 가졌지만, 어떻게든 2부 검사들을 이끌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또한, 홍종학은 능력도 평범, 인생관도 평범한 14년차 검사로, 카리스마가 없어도 천성이 착해 선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이성재는 작품선택의 이유로 "우리가 아는 검사의 딱딱한 이미지를 파괴하고 그들의 실제 생활을 리얼하게 볼 수 있었다"며 "작품을 하면서 제 편견이 많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항상 '조민호'의 옆에서 형사2부를 이끄는 홍종학 역의 김광규는 "제 캐릭터는 어리버리한 게 매력"이라며 "일반적으로 나왔던 검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다. 일반적인 회사원의 느낌을 가장 많이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영화 '검사외전'을 봤는데 거기서와는 달리 우리 작품은 권력을 찾아볼 수 없다"며 "찌질한 회사', 군대로 치면 '소대장과 소대원들의 이야기'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이상희는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관사에 살고 있는 워킹맘이자 6년차 검사 '오윤진'을 연기한다. 전성우는 진영지청 신임으로 이선웅 검사실에서 지도를 받고 있는 '김정우'를 맡아 요즘 젊은이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상희는 오윤진 역에 대해 "검사이자 엄마라서 아기를 가지기 전만큼 일을 못하고 있다는 열등감이 있은 인물"이라며 "그래서 어디에나 끼려고 노력하고, 직장 내 기류 같은 걸 포착하려고 하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검사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매체에서 보는 모습으로 편견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오디션을 보기 전에 책을 읽었는데 제가 가진 편견들이 깨졌다. 인간적인 모습들이 담겨있었다. 저희 작품도 직업이 검사인, 직장이 검찰청인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평범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전성우는 "김정우 역은 초임검사인데도 불구하고 잘 몰라서 용감한 열정을 가진 친구"라며 "사전에 캐릭터 준비를 하면서 초임검사는 이등병 같은 모습이라고 들었는데, 정우는 발령받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사회생활에 이런 애가 있어도 되나' 싶은 행동을 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사회 초년생 캐릭터를 맡은 만큼, 전성우는 "연기적 변화에 주안점을 두기보다 말이나 행동에 집중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우는 나름대로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자신만의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연기하면서 (대본에 있는) 텍스트적인 부분이나 행동적인 부분에 집중, 사회 초년생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배우들 모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강조하며 '검사내전'의 신선한 시각에 기대감을 더했다. 제작발표회 말미, "자극적이지 않지만 당기는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 정려원의 말처럼, '검사내전'은 거대한 음모도, 악인도, 미스터리도 없는 소박한 우리네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에 스며들 준비를 마쳤다.

한편,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은 오늘(16일) 밤 9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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