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군 장병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로 대중을 찾는다.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주제로 한 육군창작 뮤지컬 '귀환-그날의 약속' 제작발표회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렸다.
'귀환'은 '마지막 한 분을 모시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유해발굴 사업의 소명을 무대로 펼쳐낸 뮤지컬이다. 작품은 과거 전쟁의 한 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청년 '승호'와 그의 전우들, 그리고 전쟁에서 살아남아 친구들의 유해를 평생 찾아 헤매는 노년의 '승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08년 건군 60주년을 기념사업으로 최초의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 육군본부는 '귀환'까지 총 다섯 개의 뮤지컬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육군본부는 '연예병사'가 폐지된 이후에도 연예인 출신 스타들과 함께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국방엔터'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이에 대해 심성율 대령은 "육군에 연예 병사는 없다. 연예인 출신 병사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연예인 출신 병사들을 개별적으로 섭외를 해서 뮤지컬을 제작한 것은 아니다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문화 콘텐츠로 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현역 장병들 중 지원자를 받았다"며 "여기 있는 병사들은 (뮤지컬에) 지원해 테스트를 거쳐 선발됐고, 해당 부대 지휘관의 허가 하에 의미 있는 작품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회에서 활동했던 것을 살려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방에 있는 병사들 못지않게 아침, 밤낮 정말 고생스럽게 연습하고 있다. '너희가 편한 것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시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을 이끄는 청년 '김승현' 역은 이진기(샤이니 온유), 김민석(엑소 시우민)이 연기한다. 집이 가난했던 승호는 부잣집 아들 진구(배우 김민석·이성열)의 숙제를 해주는 대가로 용돈 벌이를 한다. 이를 본 전학생 해일(이재균·차학연)은 승호를 도발하고, 이를 계기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진구의 생일날 터진 전쟁으로 세 사람은 잔혹한 혈전에 내몰린다.
가요계 선후배이자 같은 소속사 식구인 두 사람은 '귀환' 속 '김승현'에 더블 캐스팅되며 남다른 인연을 자랑했다. 김민석은 "나이도 그렇고 가수 활동이나 군 생활이나 저에게는 다 선배인 진기 형님이 하나하나 다 알려주시고 가르쳐주신다"며 "제가 많이 의지할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편히 연습하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가요계 활동을 했던 출연진 역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해일' 역을 맡은 차학연(빅스 엔)은 "연습하는 순간순간이 매번 즐겁다"며 "함께 활동하던 선배들, 친구들과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즐거운 일이 많다. 다들 말주변이 너무 좋아서 앙상블 친구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웃으면서 연습한다"고 말했다.
부농의 아들이자 승호의 가장 편하면서도 불편한 친구 '오진구' 역은 배우 김민석과 인피니트의 이성열이 더블 캐스팅됐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대뷔하는 두 사람은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김민석은 "배우 생활을 했을 때는 늘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만 했는데, 무대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이 동경스러워서 지원하게 됐다"며 "오디션에서 노래와 춤을 열심히 했는데 합격시켜주셨다. 지금도 늘 생각하지만 실수 없이 뮤지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성열은 "군 생활을 하던 중, (육군 본부에서) 의미 있는 작품을 한다고 들어서 꼭 참여하고 싶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춤 연습을 했다"며 "김성규 상병과 사회에서도 동고동락했는데 군에서도 그럴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노인이 된 후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헤매는 김승호의 손자 '김현민' 역은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 조권과 고은성이 맡았다. 군악대로 복무 중인 조권은 "발굴된 유해 안장식에서 군악대로서 참여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다. 저도 '귀환'을 통해 임무완수를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해발굴감식단으로 현민을 이끄는 '최우주' 역에는 인피니트 김성규와 워너원 출신 윤지성이 낙점됐다. 뮤지컬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지만, '귀환'처럼 뜻깊은 작품에 임하는 것은 처음일 터. 윤지성은 "입대 전까지 '그날들' 뮤지컬을 했는데, 두 번째 작품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을 하게 됐다. 잊지 않아야 할 시간에 대해 알려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에서 스스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군 복무 중 의미 있는 무대에 오르게 된 만큼 선배 뮤지컬 배우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현재의 김승호를 연기하는 이정열은 "나이가 많은 역을 맡았지만 17세, 20세 친구들의 삶을 간직한 역이다"라며 "군 복무 중인 배우들의 모습을 닮아가려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 중인 병사들과 함께 하는 연극이라 답답하거나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습 첫 회부터 매우 프로페셔널하게 해줘서 놀라고 있다"며 "군 장병들이 무대 위에서 매일 성장하는 모습을 기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해일 역의 이재균은 "아침에 일어나서 함께 하고 같이 씻고, 자는 사이다"라며 "연습 끝나고 생활관 들어가면 자기 전까지 그날 한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희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작품을 하는 게 오랜만이라 정말 즐겁고 재밌게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귀환'에 참여하는 청춘 장병 스타들은 전쟁의 아픔,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를 더 늠름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날의 약속'이라는 부제처럼, 휴전 66년을 맞은 지금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이야기. '귀환'은 오는 10월 22일(화)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개막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