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권이나, 인권 침해와 같은 말을 많이 듣지만 뉴스 같은 것을 봐도 사건의 겉모습만 보고 속에 있는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깊이 관심을 갖지 못했다. 저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인권'에 대해 좀 더 알게된 것이 많다. 인권이란 무엇인지 알리는 것이 드라마의 목표인 것 같다."
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OCN 새 수목드라마 '달리는 조사관'(극본 백정철, 연출 김용수)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용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요원, 최귀화, 장현성, 오미희, 김주영, 이주우가 참석했다.
'다같이' 사랍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하는 '달리는 조사관'은 평범한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싸워나가는 사람공감통쾌극으로, 송시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기본적인 권리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무관심과 사회적인 관습 등에 의해 쉽게 외면했던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나 경험했을 에피소드로 보다 쉽게 풀어내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 자극을 예고한다.
'달리는 조사관'의 배경이 되는 곳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모티브로 한 가상의 조직 '인권증진위원회'로, 김용수 감독은 "원작 소설과 그대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가상의 단체를 내세우게 됐다"라며 "결국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하는 일과 비슷한 일을 한다. 법의 판결이 났지만, 미흡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정상적인 법 절차를 밟기 어려운 분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그게 국가인권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인데, 극 중 '인권 조사관'들 역시 그런 역할을 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원작에서 나오는 에피소드가 6개 정도 나오는 것 같다. 촬영을 했거나 예정된 것 중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것도 있고, 경찰의 인권에 대해서도 다룬다. 또, 군대에서의 의문사나 일반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라며 "생활 밀착형 소재들이 드라마와 조화를 잘 이룰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개혁적인 인권증진위원회 위원장 '안경숙'을 맡은 오미희는 "인권증진위원회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많이 배웠다"라며 "사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어려운 일들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해서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도 있다.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안 가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고소, 고발 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이요원은 팩트가 우선인 원칙주의 조사관 '한윤서'를 연기한다. 철저하게 드러난 사실만을 가지고 조사하며, 냉철하게 중립을 지키려고 한다. 이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그녀만의 확고한 방식으로, 때로는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오해도 사지만, 누구보다 진정성 깊은 인물이다. 이요원은 "제가 맡은 역할은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는 취지 보다는, 정말 있는 사실만을 토대로 조사를 하는 인물"이라며 "기소권이나, 수사권도 없고 결정을 하는 입장이 아니기에 뭔가를 크게 바꾸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냉정함을 유지하는 '한윤서'에게는 말하지 못한 과거의 상처, 비밀이 있다고 전해져, 과연 무슨 사연을 품고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침없이 직진하는 성격 탓에 '비인권 검사'로 낙인 찍혀, 인권증진위원회에 강제 파견되는 검사 출신 조사관 '배홍태'는 최귀화가 연기한다. 늘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사람 냄새 나는 인물로 법도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정의감의 소유자. 최귀화는 "영화에서 유독 악역이 부각됐는데, 이번에 선한 역할을 맡아 내심 기대가 된다"라며 "외모나 말투는 다소 거칠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인간애가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간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해 온 최귀화를 브라운관에서 주요 배역으로 만나게 된 만큼, 많은 기대가 모인다. 최귀화는 "영화 같은 경우, 좀 익숙함이 있어서 큰 역할을 맡아도 부담감이 적은데, 드라마는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16부작의 주요 배역으로 작품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라며 "대본을 미리 받고 인물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역시 쉽지는 않고, 이요원 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동료 배우들이 잘 챙겨준 덕분에 즐겁고,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장현성은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과장 '김현석'을 연기한다. 뼛속까지 조직 생활이 몸에 밴, '중립외길' 처세술의 소유자로, 한윤서와 배홍태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감각을 발휘하며 총괄 조사과를 이끌어간다고. 장현성은 "열혈 조사관이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지금은 중간관리자가 된 인물"이라며 "어떤 모습도 있을 수 있는 중간관리자라고 생각하면서 연기 중이다.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전해 이요원, 최귀화 사이에서 어떤 케미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어 장현성은 "개인적으로 사회면에 관심 있는 시민이지만, 인권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이 많다"라며 "실제 우리나라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권이나 기소권은 없지만, 정말 갈 곳 없는 분들이 찾아와 이 곳에서 탄원을 하고, 조사관은 여론을 통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을 한다. 그 곳까지 찾아가는 시민들의 사연이 구구절절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가상의 단체지만, 실제 기관을 모티브로 만든 '인권증진위원회', 그리고 '인권조사관'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여기에 인권증진위원회의 각종 정책과 법률 자문을 제공하며, 조사관들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하는 '부지훈'을 연기하는 김주영, 뼈 때리게 솔직한 새내기 조사관 '이달숙'을 맡은 이주우 등이 출연,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반면, 배홍태의 연수원 동기이지만, 법은 기득권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대형 로펌 변호사 '오태문'은 심지호가 맡아 조사관들과 부딪히는 욕망과 야심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극에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라고.
이처럼 인권을 침해당한 억울한 사람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들의 쉽게 외면당할 수 있는 사연을 수사권도, 기소권도 없는 평범한 조사관들이 해결해가는 과정 속 통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OCN 새 수목드라마 '달리는 조사관'은 오는 18일(수) 밤 11시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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