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부터 가족애, 서스펜스, 코믹까지 담은 수사물로 안방극장을 다채롭게 채우고 있는 '웰컴2라이프'가 월화극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막을 앞둔 오늘(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좇던 악질 변호사가 의문의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 / 사진: MBC 제공
연출을 맡은 김근호 감독은 2막에 접어든 '웰컴2라이프'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그는 "후반부에서는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보통 '시간 이동'을 다룬 경우에는 '여긴 어디지'라는 물음이 나오는데, 저희 드라마는 '공간 이동'이 소재다. 공간이 이동하면 '나는 누구지'라는 물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문제 제기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느라 좀 어려울 수 있지만, 후반부에 가면서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의 정체성이 나온다. 우리가 '법파라치가 검사가 되어 개과천선하는 내용'을 표방하고 시작했는데, 후반부부터는 인물의 회복, 정체성의 회복이 시작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극 중 현실 세계의 '썅변' 이재상과 평행 세계의 강직한 검사이자 남편 이재상을 연기하는 정지훈. 그는 평행 세계에서 달달한 부부로 연기 합을 맞추고 있는 임지연과의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캐릭터 자체가 다각화되어 있어서 악한 모습과 선한 모습, 때로는 한 가족의 가장인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굉장히 연구를 많이 했다"며 "임지연 씨가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부부의 감정을 연기할 때 남편 입장에서 합이 잘 맞더라"라고 말했다. "첫 촬영 때부터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이 나와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한 정지훈은 극 중 딸 보나 역의 이수아에게도 '현실 아빠' 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정지훈은 "수아가 현장에서 굉장히 말괄량이다. 주의가 산만해서 제가 가끔은 혼도 내보고, 가끔은 다정한 아빠처럼 해주면서 진짜 아빠답게 해주니까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더라. 같이하는 임지연 배우가 아니었다면, 수아와의 연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고 세 가족의 케미를 설명했다.
이를 들은 김 감독은 "정지훈은 서정적인 연기가 강한 배우"라며 "멜로나 로코가 강점"이라고 평했다. 특히, "처음에도 인물의 서사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기를 요청했는데, 정지훈 배우가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연습을 하더라. 정지훈이라는 배우를 만나서 행복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지연 역시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의 간극이 큰 인물을 맡았다. 그가 연기하는 라시온은 현실에서는 과격한 강력계 형사임과 동시에, 평행 세계에서는 형사 겸 사랑스러운 아내, 엄마까지 더 많은 역할을 소화한다.
이에 임지연은 "엄마 역을 처음 해봐서 걱정이 많았다. 현장에서 정지훈 선배의 도움을 받아 자연스러운 현실 부부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며 "수아한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니 서로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모성애 연기가 필요할 때는 부담스럽기도 했다"던 임지연은 "친언니 딸이 수아만 한 또래여서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정지훈과 감독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새 캐릭터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곽시양은 라시온(임지연)이 믿고 따르는 선배이자 파트너 형사 '구동택'을 연기한다. 불같은 성격을 가진 그는 알고 보면 정이 넘치는 인물. 라시온을 사이에 두고 이재상(정지훈)과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최근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는 곽시양에 대해 김근홍 감독은 아낌없는 호평을 전했다. 그는 "곽시양 배우에게 서정성을 많이 강조했다. 서사와 관련된 인물이라 본인이 잘 가지고 있어야 하는 서정성이 작품 후반부에 드러난다"며 "구동택이 1막에서는 '키다리 아저씨' 였다면, 후반부에서는 키다리 아저씨에서 벗어난다. 임지연과의 러브 라인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행 세계에서는 아군으로, 현실에서는 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정지훈은 구동택 캐릭터를 "순애보가 있고 순종적이면서 마초적인 터프한 캐릭터"라며 "2막부터는 시청자분들께 멋짐을 어필하는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웰컴2라이프'의 후반부를 이끌 '윤필우' 역의 신재하가 자리했다. 극 중 윤필우는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오 제약 회사의 대표로, 지난 방송에서는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그가 사실 흑막의 주축 장도식(손병호)와 부자관계임이 드러나며 반전을 선사했다.
신재하는 "지금까지 제가 했던 캐릭터들과 많이 달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길을 못 잡았는데,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함께 고민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필우 역을 연기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은 '완전한 흑백이 아닌 회색빛을 내는 것'이었다"며 "필우라는 캐릭터는 주변 상황이 굉장히 어렵게 흘러가게 되면서 영향을 받는 인물이다. 왜 필우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것들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조금 더 감정을 섞거나 과하게 연기를 하게 되면 보시는 분들이 불편할 정도로 무거워질 수 있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감독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재하는 "지난 방송에서 손병호 선배님이 아버지라는 사실이 나왔는데, 그 뒤에 필우와 장도식이 어떤 관계로 흘러가는지 중점적으로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덧붙였다.
기자간담회 내내 김근홍 감독과 정지훈은 끈끈한 동료애와 신뢰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정지훈이 80여 명의 조단역 배우분들까지 편하게 대해주셔서 배려로 호흡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고 평했고, 정지훈 역시 "김근홍 감독님은 보통의 감독님과 다르다"며 "모든 스태프들이 있는 자리에서 저를 혼내주셔서 충격을 받았다. 그 때 내가 잘하는 것보다 감독님이 좋아하는 걸 하면 시청자분들이 좀 다르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해 순종적인 태도로 감독님을 신뢰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근홍 감독은 "경쟁력보다는 차별성과 변별력을 추구했다"며 작품이 나아갈 길에 자신감을 내비친바, MBC 월화극 마지막 주자로서 책임감을 떠안은 '웰컴2라이프'가 2막에서는 어떤 색다른 재미로 안방극장을 매료할지 기대가 쏠린다.
한편, 극의 반환점을 돈 '웰컴2라이프'는 오늘(2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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