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모티브 No"…'양자물리학', 역대급 싱크로율로 '현실 뼈 때리기'(종합)
기사입력 : 2019.08.13 오후 4:20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어쩌다 보니 파동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장악한 검은 손에 맞선다. 말만 들어도 생소한 '양자물리학'적 시각을 담은 범죄오락극 '양자물리학'이 신선한 캐릭터와 전개로 올가을 개봉작에 출사표를 던졌다.

13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 제작보고회가 열려 이성태 감독을 비롯해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이창훈이 참석했다.

'양자물리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을 타파하는 대리만족 범죄오락극이다.

작품은 유흥계의 화타, 업계 에이스, 그리고 구속된 형사가 직접 마약 수사에 나선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기존 영화에서는 조연 역할에 머물던 캐릭터들이 '양자물리학'에서는 주인공으로 활약해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성태 감독은 '양자물리학'이라는 생소한 제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양자물리학을 해석하면 '세상은 뭔가 고정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생각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해석하는 철학적 범주가 있다"며 "순수과학인 양자물리학을 해석하는 철학과 신념을 모토로 가지면서 떠버리 처럼 말하는 캐릭터의 이야기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개를 이끌어간다"고 설명했다.

박해수는 죽어가는 업소도 살린다는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 역을 맡았다. 이찬우는 거침없는 입담과 능글맞은 매력으로 똘똘 뭉친 인물.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갖고 사는 그는 지인의 클럽에서 우연히 유명 연예인
프렉탈'의 마약파티 사건을 눈치채고, 이를 발설했다는 이유로 권력의 희생양이 된다.

작품 속 박해수는 '이빨액션'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액션신을 펼친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이찬우 역할이 자기 주문을 많이 외운다. 그런 점에서 거의 이빨로 양자물리학적 세계를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화타'는 삼국지에 나오는 못 고치는 병이 없는 명의인데, 이찬우 역시 죽어가는 업소도 여러 아이디어와 신념으로 심폐소생을 해 살려내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유흥계 화타'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서예지는 황금인맥을 자랑하는 업계 퀸 '성은영'을 연기한다. 성은영은 사법고시 1차까지 합격한 수재지만, 아버지의 빚 때문에 법조인의 길을 포기한 인물. 뛰어난 두뇌와 팜므파탈 매력으로 업계 최고의 매니저 자리에 오른다. 이찬우의 클럽 매니저로 합류한 그는 연예인 마약 사건이 불거지자 이찬우와 함께 위기를 맞는다.

뇌섹녀이자 팜므파탈 매력을 발산할 서예지는 이찬우(박해수)를 도와 권력을 타파하는 '히든카드'로 활약한다. 서예지는 "성은영은 사법고시를 패스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라며, "언변도 뛰어나고 굉장한 카리스마가 있는 캐릭터라, 찬우가 생각하기에는 히든카드인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김상호는 청렴 경찰 '박기헌'으로 분해 극을 이끈다. 한때는 모범 경찰 표창까지 받았던 그는 정권 교체와 함께 눈 밖에 난 형사다. 아끼는 동생 이찬우에게 연예인 마약 파티 사건 제보를 받고 조사하던 중 대한민국 검은 손의 대부가 연루된 것을 알게 되고, 정재계 인사들의 외압 때문에 구속 위기에 처한다.

그냥 '청렴 경찰'도 아니고 '쓸데없이 청렴한' 캐릭터를 연기할 김상호는 "박기헌이 소속된 곳이 '범죄 정보과'라고 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곳인데, 거기서 일하다 보면 힘 있는 사람들의 약점 같은 것을 알게 된다"며 "그런 사람들이 뒤통수를 치고 들어와도 제가 꼬투리 잡히는 게 없는 캐릭터라 '쓸데없이 청렴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상호는 극 중 액션신을 언급하며 "모든 신에 목숨을 걸고 때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김응수는 "추운 겨울 새벽에 김상호 씨에게 맞는 신을 촬영했는데, 김상호 씨가 실제로 복싱을 해서 잘못 맞으면 죽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무서웠다"고 거들어 코믹한 케미를 선보였다.

여기에 김응수와 이창훈은 악역을 도맡는다. 김응수는 이찬우의 클럽 개업을 도운 주요 투자자이자 강남 일대 큰손인 조폭 '정갑택' 역을 맡았다. 정갑택은 약자에겐 강하게, 강자에겐 약한 기회주의자로, 이찬우가 마약 사건에 연루돼 위기에 빠지자 그를 배신하고 이득을 취하려 한다.

극 중 'LTE급 태세 전환'을 선보일 김응수는 "조폭이 움직이는 기본 원리가 '태세 전환'"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오직 돈 때문에 물불 안 가리고 살아남는 게 조폭이다. 돈의 냄새를 맡으면 기가 막히게 태세를 바꾼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마피아 조직의 인물을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동영상으로 많이 접하려고 했다"며 "묘하게 '오늘 현장에서 잘 집중이 안 된다'고 생각이 될 때, (영상에서 본) 그분들을 떠올리면 집중이 된다. 그분들을 보고 싶으면 저를 보시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창훈은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야망에 불타는 검사 '양윤식' 역을 맡았다. 양윤식은 강남 일대 마약 사건을 조사하던 중 실제 백영감(변희봉)의 아들이 연루된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빌미로 백영감을 압박한다.

이창훈은 "검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검사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하기 위한 말투가 있는데, 조곤조곤하게 깐족대는 제 평소 말투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입체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저를 보고) '진짜 검사의 일상을 사는 사람'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라며 검사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캐스팅이 된 후, 양자물리학적으로 파동과 에너지들의 만나 거대한 에너지장이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성태 감독은 '양자물리학'의 '믿고 보는 배우'들의 향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부패한 사회에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할 '양자물리학'이 '연기맛집'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또 한국의 현실에 지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9월 19일 개봉.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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